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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오는 "지금까지 내가 노력한 모든 시간이, 그저 낭비하며 살아온 건 아니구나 싶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늘 나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다. 한국에서 활동하기엔 한국어가 자연스럽지 않고 국적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도 있다. 외모도 특출나지 않고 여러모로 단점이 많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유독 나에 대해 가혹했고 심하게 자기비판을 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런데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받고 난 뒤 그동안 했던 나의 반성이 좋은 결과로 작용했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물론 이게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동안 불안했던 내 방향이 지지받고 응원받는다고 생각하니 든든해졌다. 연기 인증의 배지를 받은 셈인데 그만큼 책임감도 더 생기고 실제로 수상 이후 현장에 갔을 때 스태프의 반응도 좀 더 달라진 기분이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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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청룡영화상 심사위원은 유태오에 대해 "정형적인 연기 톤이 아니었다. 평범한 캐릭터를 색다르게 표현하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배우 중 하나다. 신인은 괴물 같은 연기력을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태오는 신인만의 매력과 특유의 섹시함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앞으로의 가능성을 받을 때 무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의 신인으로 선택했다.
유태오는 "배우가 작품을 선택하는 심미안과 작품에 임하는 태도, 미래의 가능성에 주목했다는 점이 너무 감사하다. '버티고'를 선택했을 때도 그랬다. 나는 늘 새로운 작품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작품을 선호한다. 해외 작품에서 성 소수자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있었지만 국내 작품에서 양성애자 캐릭터를 도전한 것은 처음이었다. 정말 어려웠던 캐릭터였고 관객이 자칫 보기엔 단편적으로 나쁜 캐릭터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아 고민이 됐던 지점도 있었다. 우려를 했던 부분이 내 고민과 맞아떨어져 보완이 됐고 그런 노력이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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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수상 이후 가장 인상적인 축하에 대해 유태오는 "쑥스러워서 표현은 잘하지 못했는데 그래도 내 옆에서 지금까지 힘들었던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묵묵히 지지해준 아내 니키 리의 마음이다. 서로 마음을 많이 비우고 간 청룡영화상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수상을 받으면서 얼떨떨했다. 그 상태로 집으로 돌아왔는데 니키 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더라. 니키 리 얼굴을 보자마자 부둥켜 안고 펑펑 울었다. 그 어떤 축하보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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