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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이 상황 몰카같아"→"다음엔 같은 작품"…위트와 감동의 大잔치(말말말)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1-02-15 08:06


제4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9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유아인.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2.09/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제41회 청룡영화상 역시 예상 밖의 수상자들이 대거 트로피를 거머쥐면 반전과 환희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무대를 내려온 수상자들은 기쁨과 감동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스테이지에서도 흥분을 감추지 못해 보는 이들을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감동시킨 말말말을 전한다.

○…"20년 후쯤 다시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유아인은 이날 인기스타상과 남우주연상 2관왕을 차지했다. 인기스타상을 받고는 함께 수상한 정유미를 에스코트하며 경쾌하게 무대 계단을 내려왔다. 그는 인터뷰에서도 "너무 받고 싶었다"며 시종일관 개구쟁이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후에는 사뭇 진지했다. 그는 "사실 몇 년 전 남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20년쯤 후에 다시 이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간이 너무 빨리 온 것 같아서 송구한 마음"이라며 "오늘은 기분이 좋겠지만, 내일부터는 부담이 될 것 같다. 그 부담을 계속 가져가면서 또 한편으론 떨쳐내면서 성장하는 배우의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제4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9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인기스타상을 수상한 유아인, 정유미가 함께 손을 잡고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02.09/
○…"다음에는 같은 작품으로 꼭 찾아뵙겠다." 유아인과 함께 인기스타상을 수상한 정유미는 무대에서 내려온 후에도 얼떨떨한 기분을 유지했다. 그는 "유아인씨가 수상자로 호명이 됐을 때 '받을 사람이 받는구나'했는데 저까지 불리니 너무 놀랐다"며 수줍게 미소지었다. 이들은 영화계 절친으로 유명하다. 손을 잡고 공식석상에 나타나도 스캔들이 나지 않는 절친으로도 유명하다. 그런 정유미가 '다음 작품 발언'으로 벌써부터 영화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제41회 청룡영화상이 9일 오후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있는 라미란.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2.09/
○…"지금 이 상황이 몰래카메라인 것 같다." 여우주연상 수상자 라미란은 수상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수상후 무대를 내려와서도 "'이게 '머선' 일이고'를 연발했다. 그는 수상 직후 느낌에 대해 "설마 설마 했다. 지금도 사실 '뻥' 치시는 것 같다. ('정직한 후보'에서) 제가 하두 뻥을 치다보니까, 이 상황이 몰래카메라 인 것 같다"고 믿기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영화 속 주상숙의 버전의 수상 소감을 부탁하자 "당연한 수상 아닌가"라고 너스레를 떨어 감탄사를 자아내기도 했다.


제41회 청룡영화상이 9일 오후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있는 이솜.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2.09/
○…"(박)혜수가 그렁그렁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이솜은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건네받고 무대에서 내려와서도 믿기지 않는듯한 표정이었다. 그는 놀라움과 긴장감에 몸을 떨며 "무대 위에서 어떻게 이야기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혜수가 무대 바로 밑에서 그렁그렁한 눈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어서 더 긴장이 많이 됐던 것 같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함께 해준 (고)아성이와 혜수 덕분에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 속 유나 캐릭터 버전의 수상 소감을 부탁하자 "제가 상을 받아서 기분이 조크든여"라고 말해 천생 배우임을 인증했다.


제4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9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유태오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2.09/
○…"파트너(아내)가 언급 안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유태오는 평생 한 번 밖에 기회가 없는 신인남우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수상 소감에서 가장 먼저 생각날법한 아내 니키 리에 대해 말하지 않아 보는 이들을 의아하게 했다. 무대를 내려온 후 인터뷰에서 아내를 말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자 "하고 싶었는데, 제 파트너(아내)가 언급 안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서 그 약속을 지켜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모(팬클럽 애칭) 여러분들 덕분에 후보에 올랐고 이렇게 됐는데 너무 신기하고 감사하다. 너무 감사하다"고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제4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9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02.09/
○…"괜찮냐고 물어봐주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싶어." 박정민은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무대에 올라 절친햇던 개그맨 고 박지선을 떠올렸다. 그는 "지금 이 순간 딱 한 분이 떠오른다"며 "이 영화를 촬영할 때 '괜찮냐'고 물어봐 준 친구가 작년에 하늘나라로 갔다. 내가 아직 그 친구를 보내지 못했다. 만약 상을 탄다면 괜찮냐고 물어봐주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하늘에서 보고 있는 그 누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더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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