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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MBC '선을 넘는 녀석들'(이하 선넘녀)에서 조선시대 성 고정관념을 깨부순 진짜 '센 언니들'이 재발견됐다.
'선녀들'이 가장 먼저 만난 센 언니는 조선을 뒤흔든 희대의 스캔들의 주인공 어우동이었다. 어우동은 바람이 난 남편에 '눈눈이이(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 양반, 노비 가리지 않고 남성들을 만났다. 그러나 결과는 '남자가 하면 로맨스, 여자가 하면 불륜'이었다. 어우동은 홀로 처형당해 생을 마감했다고. 당시 성종은 나라의 기강을 세우려 경국대전을 만들고 있었고, 어우동 사건을 본보기로 삼았던 것이었다. 어우동 사건은 남녀가 평등했던 고려에서 여성의 지위가 낮아지는 조선으로 넘어오는 과도기를 잘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어 '선녀들'은 '현모양처'로 포장된 신사임당의 진짜 모습을 배워갔다. 누군가의 아내, 엄마가 아닌 신사임당은 뛰어난 여류 화가로 존재했었다. 설민석은 "요즘 표현으로 '현모양처' 신사임당은 잘 만들어진 캐릭터다"라고 말하며, 대학자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 유교적 여성상에 맞춰진 신사임당의 이미지를 역사적 배경을 들어 설명했다. "21세기 신사임당은 재평가돼야 한다. 현모양처로 국한된 이미지를 벗고, 능력 있는 여자를 넘어 예술가로서의 신사임당을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허난설헌의 삶은 결혼으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조선시대에 21세기 신 여성의 마음가짐을 가졌던 허난설헌은 남편의 질투와 보수적인 시댁의 가풍 속에서 불행한 결혼 생활을 했다고. 여기에 아이들과 친정 가족들까지 잃고, 허난설헌은 27살에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노사연은 "그 마음이 어땠을까. 난 하루도 못 살 것 같다" 울컥하며 가슴 아파했다.
천재성을 꽃피우지 못하고 떠난 허난설헌은 동생 허균에게 자신의 작품을 모두 태워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허균은 누이의 작품이 사라지는 게 아쉬워, 불태운 글들을 필사해 되살렸고, 허난설헌의 작품은 그후 중국, 일본에 넘어가 베스트셀러가 됐다. 설민석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재평가되어야 하는 인물이다. 허난설헌을 검색해서 그녀의 작품을 읽고 그녀의 삶을 기억해주자"고 했다.
한편 이날 방송은 수도권 가구 시청률은 6.0%(2부, 이하 닐슨 코리아 집계), 순간 최고 시청률은 6.6%까지 올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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