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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가수 이적이 데뷔 이래 최초로 아내와 두 딸을 공개한 것은 물론 남다른 음악 소신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적은 아내를 위해 만든 '다행이다'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그는 "다른 곡들은 다른 분들이 불렀을 때 음원으로 내겠다고 하면 거의 다 내라고 하는데 '다행이다'만큼은 음원이 내 음원만 있으면 좋겠다. 너무 개인적인 곡이라 이적 버전만 있으면 좋겠다"며 "같이 살고 있는 사람에게 바친 곡이고, 내 결혼식에서도 부른 노래라서 그렇게만 간직하고 싶다"고 애정을 전했다.
또한 '다행이다'를 처음으로 아내에게 들려줬을 때의 반응을 묻자 "연애 시절 전화로 들려줬는데 아내가 '좋네'라고만 했다. 무슨 AI랑 통화하는 느낌이었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이어 "결혼식 때도 축가로 다시 불렀다. 이날 부르려고 만든 노래여서 난 진짜 울컥했다. 그때 신부랑 눈이 마주쳤는데 눈만 끔뻑거리고 있어서 나도 훅 내려놓으면서 그다음부터 음을 정확하게 녹음실처럼 불렀다"고 덧붙였다.
유니버설 발레단 경력의 발레리나이자 강단에도 서는 무용학 연구가인 이적 아내. 단아하면서도 우아한 미모를 과시한 이적의 아내를 향해 양세찬은 '다행이다'의 가사인 "'그대의 머릿결의' 그 머릿결 아니냐"며 물었고 이적 아내는 "뻣뻣하다"고 답해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무뚝뚝했지만 남편 이적의 마음을 모두 간직하고 있던 아내 정옥희는 "지금까지 안 했으니까 앞으로도 안 했으면 한다"고 뒤늦게 노래에 대한 애착을 전했다.
세인, 세아 양은 아빠의 노래 중에 제일 좋아하는 노래로 '나침반'을 꼽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적은 "내가 딸들을 생각하면서 쓴 노래라는 걸 안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좋아했다"고 말했다.
평소 두 딸과 침대에 누워서 이야기를 나누며 논다는 이적은 "어렸을 때 어머니랑 얘기를 되게 많이 했다. 어머니는 날 애들을 대하듯이 안 대하고 일단은 어떻게든 대답을 해주셨다. 난 알아듣지 못해도 엄마가 날 큰 애 취급해주는 게 속으로 뿌듯했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또한 두 딸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놀기도 한다는 그는 이날 막내 딸의 유치원 졸업을 기념해 직접 만든 노래를 즉석에서 두 딸과 함께 불렀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양세형은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가족의 모습 같다"고 말했고, 이승기는 "보건복지부 광고 같았다"며 놀라워했다.
또한 이적은 1995년 독창적인 음악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패닉 멤버 활동에 대한 이야기도 털어놨다. 특히 패닉 1집과 2집은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적은 사회를 향한 비판이 강했던 2집에 대해 "모든 사람의 기대를 배반한 앨범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연히 '달팽이' 같은 발라드를 들고나올 줄 알았는데 당시 신문 사회면에도 기사가 많이 났다. 진표가 쓴 가사는 과격한 게 많았고, 당연히 1집보다 판매가 저조했다. 근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까 그 앨범이 우리 색깔을 가장 강하게 남긴 앨범이 됐다"고 말했다.
이적은 "패닉이 올해 데뷔 25주년이다. 내가 어떤 곡을 썼는데 완전 패닉 감성이라고 하더라. '왼손잡이'의 25년 뒤 버전 같아서 진표에게 바로 전화해서 랩 좀 같이하자고 했다. 진표가 랩을 하도 안 해서 못하겠다는 걸 설득해서 랩을 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 됐다"며 15년 만에 패닉으로 재결성한 사실을 밝혀 반가움을 자아냈다. 이를 듣고 있던 97년생인 차은우는 "'쇼미더머니' 그분이랑 멤버셨냐"며 화들짝 놀란 모습을 보여 폭소케 했다.
이날 이적은 패닉의 신곡 '돌팔매'를 방송 최초로 공개했다. 그는 "요즘은 자기랑 의견이 다르면 돌팔매질하면서 다 없애 버리려고 하지 않냐. 그래서 난 돌팔매질하면 그를 위해 싸우고 서로 같이 가자는 이야기를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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