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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개뼈다귀' 첫방, 50세 인생2막 준비…박명수, 마가스님에 "수면제 복용, 외롭다" 토로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0-11-09 08:54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채널A의 인생 중간점검 프로젝트 '개뼈다귀'가 '일과 행복'을 둘러싼 50살 개띠 동갑내기 멤버 4인의 고민에 따뜻한 접근을 선보이며 첫 방송부터 묵직한 공감을 선사했다.

8일 첫 방송된 채널A '개뼈다귀'에서는 장호원에 있는 멤버 이성재의 자택에서 마침내 첫 만남을 가진 김구라 박명수 이성재 지상렬의 모습이 공개됐다. '예능계 상극'인 김구라, 박명수가 둘만 있을 때는 다소 어색했지만, "설레네. 나이 50 먹고 이런 만남이 있을 수 있구나"라며 즐거워하는 '인간 DMZ' 지상렬과 친구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찬 이성재가 합류하자 순식간에 대화는 깊어졌다.

특히 이성재는 "이 나이에 동갑 친구를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같이 뭔가 한다는 것이 기대됐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한 20일 전에 '건강하시면 뭘 하고 싶으신지' 물었더니, '친구들이랑 여행 가고 싶다'고 하셨다"고 마지막 멤버가 된 이유를 밝혔다.

같은 듯 전혀 다른 인생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네 사람은 '일'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지상렬은 "이제는 나이값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또 웃음을 주기 위해선 철들지 말아야 하나 싶다"며 "나이 80까지 일하려면 어떤 총알을 준비해야 할까"라고 물었다.

이에 김구라는 "사실 연예계 일은 즐기는 게 아니라 버티면서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60세 정도까지만 치열하게 일하고 그 뒤에는 잘 하는 일만 하면서 살고 싶어"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박명수는 "일이 많건 적건, 데뷔 후 27년 동안 일주일도 쉰 적이 없다"며 "나는 90대에 무대에서 쓰러져 죽고 싶어. 그 꿈을 위해 작곡도, 피아노도 열심히 배우고 있어"라고 김구라와는 전혀 다른 꿈을 드러냈다.

한편, 캐나다에 모든 가족들이 가 있는 이성재는 "할 줄 아는 게 연기뿐인데, 다 접고 캐나다에 갈까 생각해 봐도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어서 막막하더라"라며 "기술 하나만 있어도 살 순 있다는데, 자동차 정비 같은 걸 배울까 생각해봤다"고 현실적인 '인생 2막'의 필요를 설명했다.

이처럼 다양한 '일'에 대한 고민을 안은 네 사람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저마다 다른 곳으로 향했다. 박명수는 '힐링 방송'으로 유명한 멘토 마가 스님을 방문했고, 김구라는 최근 좋아하는 바둑을 매개로 열정적인 활동 중인 40년차 개그맨 선배 엄용수를 찾아갔다. 또 이성재는 지상렬과 함께 평소 친분이 있는 장호원의 한 카센터를 찾아, '기술'을 배워 새로운 곳에서 정착할 수 있을지를 시험해보기로 했다.


"장호원 읍내에서 안 형, 동생들과 알고 지내지만 늘 가족이 그립다"고 밝힌 이성재는 "캐나다에 가서 경정비 정도라도 하면 어떨까?"라며 설레어 했다. 지상렬 역시 "장인정신을 갖고 배워보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그러나 정비 초보 이성재에게는 본인의 차 보닛 열기부터 순탄치 않았고 워셔액 보충, 엔진오일 교환 등 기초적인 업무 하나조차 쉬운 것이 없었다. 지상렬은 "진짜 모르네...이래서 캐나다 가겠어?"라며 혀를 찼고, 카센터 사장 역시 지상렬에게 "안 돼요. 뭔 얘긴지 아시죠? 복장부터 아니에요"라고 속삭여 이성재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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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67살 나이에도 "아직 일도, 사랑도 배고프다"는 엄용수와 김구라는 일에 대한 다른 생각을 놓고 치열한 '흑백 공방전'을 벌였다. 김구라는 "돈과 상관없이 일하신다는 입장인가요? 아니면 경제적으로 충분하다면 여유롭게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여생을 보내실 건가요?"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건방진 얘기일지 모르지만, 60살 정도에는 적당히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여유를 찾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엄용수는 김구라의 말에 "그럼 일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계획해서 일이 없는 건가? 다들 그런 꿈을 꿨겠지만, 일이란 게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야"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김구라는 "항상 허덕이며 굴곡진 인생을 살았는데, 60살쯤에는 여유롭게 살고 싶다는 희망사항이 잘못된 생각인가요?"라고 말했다. 이에 엄용수는 "희망사항이 꼭 이뤄지는 건 아니지만, 있다는 건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일 중독자인 나처럼 일이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는 것도 나름의 철학이고 인정해 줘야지"라고 말했다. 또 "일이 없다는 건 죽은 사람이야. 내가 누군지를 하는 일을 보면 아는 거야"라며 "그래서 죽을 때까지 난 코미디를 할 것"이라고 삶의 자세를 확실히 밝혔다.

김구라는 웃으며 "저를 다들 건방지게 볼 수도 있지만, 그건 내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말했고, 엄용수는 "어느 입장이 맞는지는 먼 훗날 세월이 증명할 일이야. 다 일리 있고, 그렇게 되길 바라"라며 김구라를 격려했다.

또, 마가 스님을 찾은 박명수는 "앞에 있는 뭔가를 갖게 되면 행복하지만, 그 뒤엔 공허하고 행복이 뭔지 모르겠다"며 "수면제를 복용하지만, 누구에게도 고민조차 얘기할 수 없고 외롭다"고 어디에도 드러내지 못했던 속내를 밝혀 또다른 '인생 공감 문답'을 예고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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