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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이경규가 '라면 전쟁'에서 최종 우승했다.
특히 이번 '편스토랑'에는 히든 편셰프가 함께 했다. 바로 요식업의 대부, 홍석천이었다. 홍석천은 "제 정체를 그렇게 감춰두려고 두 시간 반을 기다렸다. 제가 감춰질 얼굴이냐"라며 "저는 사실 이기고 싶은 마음은 없다. 사실 전 오기가 싫었다. 너무 막강하신 분들이 많다. 그런데 세븐틴이 나온다길래 나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태원에서 18년을 요식업 했던 홍석천은 "저는 장사했던 이유가 이태원을 지키려고 했던 거다"라며 남다른 감상을 전했다. 이태원에서 식당 13개를 차렸었던 홍석천은 '이태원 사랑'의 대표주자였다.
과거 홍석천의 가게였던 장소도 방문했다. 홍석천 식당의 핵심인물인 지인은 홍석천에게 배워 자신의 꿈을 펼치는 중이었다. 그는 "'이태원스럽다'는 '홍석천스럽다'와 같다고 생각한다"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홍석천은 "돈 필요하면 연락해라. 내가 영자 누나에게 빌려서 주겠다"고 장난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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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를 청산할 때도 최종 비용 정리가 필요했다. 마지막 가게를 정리한 그에게 팬들은 메시지로 그를 위로했다. 옛날에 일했었던 직원들도 홍석천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때 누군가 홍석천을 찾았다. 홍석천은 "내가 처음 가게를 오픈했을 때 중고 물품을 찾은 사장님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누나가 내 가게를 오는 때는 내가 망할 때잖아"라고 애써 미소를 지었다.
홍석천은 사장님에게 중고 물품이 얼마나 될 것 같냐 물었지만 사장님은 "얼마 안 될 것 같아"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상태가 A++인 중고 물품들, 사장님들은 매의 눈으로 가게를 둘러보며 "여기서 돈 나갈 게 없다. 값이 안되는 거다"라고 감정했다. 살 때는 수천만 원에 샀지만 거의 값이 되는 것이 없었다. 원가 700만 원인 커피 머신은 20만 원, 총 감정가는 100만 원 남짓이었다.
그때 반가운 손님 홍석천의 딸이 찾아왔다. 누나의 딸과 아들을 입양한 홍석천은 삼촌에서 이제 든든한 아빠가 됐다. 홍석천은 "내가 '편스토랑'에 나가게 됐다"라며 "성격 안좋은 분들이 하는 거다"라고 이경규와 이영자를 가리켰다. 이영자는 '동생은 목숨이 여러 개냐"라며 장난스럽게 농담했다.
홍석천 가게의 시그니처 메뉴 마지막 '호이라이팟'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홍석천은 "이걸로 너 유학 보낸 거야"라며 딸에게 자신의 요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태국식 바지락 마늘찜 '호아라이팟'이 완성됐다.
홍석천은 "제 파업 소식에 직원들이 정말 속상해했다. 그런데 제가 한 번도 직원들에게 끼니를 제대로 만들어준 적이 없어서 쏜다"라며 두 번째 비장의 무기 '랍스타'를 꺼내들었다. 조개 육수에 실하디 실한 랍스타의 만남, 화려한 비주얼에 모두가 눈을 떼지 못했다. 홍석천은 "이거 라면 끓이면 정말 맛있다"며 딸에게 바닷가재살을 발라 입에 넣어줬다. 딸은 "죽는다. 기절한다"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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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리는 전세계 라면을 모두 주문했다. ?c양꿍라면부터 인도네시아 라면 등 다양한 나라의 라면들이 이유리의 집에 모였다.
통이 큰 이유리는 해면기를 꺼내들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홍석천은 "나한테 말하면 공짜로 주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유리는 "내가 한 때 '업체'로 불렸다. 이런거 정말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따라하지는 마세요"라고 말했다. 이유리는 동시에 여러 면을 삶아 맛을 보고 비교해봤다.
새로운 시도, 라면을 또 한 번 튀기는 도전도 시작했다. 튀김 연구 대상에는 밀가루면부터 쌀면 등이 있었다. 이유리는 여러 면들을 맛본 후 함박웃음을 지으며 "이런 면이 나와야 한다" "너무 맛있다"라고 자체 평가했다. 이유리는 "삶느냐, 튀기느냐"라며 고민하다 "결정했다. '라면전'을 만들 거다"라고 누구도 생각 못할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이유리는 "매운 칠리 고추잡채를 만들겠다"라며 거침없이 요리를 재개했다. 이를 본 이경규는 "잘 모르면 가는데 잘 알면 안 가는 수가 있다. 저는 안갈 것 같다"라며 이유리의 라면에 대해 평가했고, 이유리는 "늘 가던 길만 가면 재미없잖아요"라며 여유있게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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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는 "데스매치죠? 저 이유리씨랑 하겠다"고 도발했고, 이유리는 "VCR 봤는데 괜찮을 것 같아요"라며 맞불을 놨다.
1대 1 데스매치의 첫 주자는 오윤아와 홍석천이었다. 오윤아는 '멍텅구리라면' 물메기를 주제료로 라면을 끓인다 말했고, 홍석천은 '사와디캅 바지락 술찜 라면'을 만들겠다 선언했다.
두 사람은 시작부터 남다른 칼질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연복 셰프는 "지금 홍석천은 맛있는 거 다 넣었다. 저건 맛없으면 감옥 가야한다"라고 혀를 찼다. 홍석천은 비장의 무기 '랍스타 파우더'을 이용해 면에 간을 더했다. MC 도경완은 "오윤아 씨가 편스토랑을 하면서 항상 '말 많다' 했는데 이렇게 집중하는 걸 처음 본다"고 웃었다.
이윽고 완성된 오윤아와 홍석천의 라면, 송훈 셰프는 오윤아 라면의 맛을 보자마자 감탄을 자아냈고 다른 셰프들도 "간이 잘 맞는다"라고 칭찬했다. 송훈 셰프는 "오윤아 씨의 라면은 제가 먹어봤던 라면 중에 2번 째로 임팩트가 있던 라면이다. 묵은지 아이디어도 좋다. 셰프들도 감히 생각지 못할만큼 독창적이다"라고 극찬했다.
홍석천의 라면에 대해 이연복 셰프는 "조금 짠것만 아니면 좋다", 송훈 셰프는 "딱 한 젓가락만 먹으면 너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레이먼킴 셰프는 "어디선가 먹어본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평가했다. 홍석천은 "가뜩이나 요즘 힘든데 오늘 더 힘들다"라고 진땀을 흘렸다. 결과는 오윤아의 승리, '멍텅구리라면'이 결승으로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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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영은 침착한 모습으로 요리를 이어가며 보기만 해도 화끈한 '불쇼'까지 선보였다. 레이먼킴 셰프는 "이정도면 요리사라고 해도 될 정도다"라고 놀라워했다. 이요리의 히든카드, '쌀면 취김'은 토핑으로 올라갔다. 송훈 셰프는 "식당에서 팔아도 되겠다"라고 눈을 크게 떴다. 이유리는 "제 요리는 불어도 맛있기 때문에 류수영씨 끝나고 드셔도 된다"라고 여유를 부렸다.
셰프들은 요리를 받아들고 모두 극찬을 연발했다. 오세득 셰프는 류수영에 대해 "짜증난다. 잘생기고 요리까지 잘한다"고 질투하기도 했다. 송훈 셰프는 "이유리 씨는 요리 과정만 놓고 보면 어지간한 셰프보다 훌륭하다. 스카우트 해오고 싶을 정도다"라고 욕심을 드러내 이유리를 설레게 했다. 누가 승리해도 이상하지 않을 두 편셰프의 정면 승부는 '류수영'에게로 돌아갔다.
마지막은 빅매치 중에 빅매치, 이경규와 이영자였다. 이경규는 지나치게 간단한 식탁을 도경완이 지적하자 "관여하지 마세요"라며 까칠하게 답햇다. 이경규는 "요리를 하기 전에 제 성향을 말하겠다. 저는 철저하게 상업주의에 물들어 있다. 제 라면은 가성비 라면이다. 후배들의 라면을 디스하면 안되지만 대결이기 때문에 좀 하겠다. 누구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그건 재현 불가능하다"라고 류수영을 디스했다.
5관왕과 3관왕, 전설과 역사의 대결에 모두가 주목했다. 이경규의 '복돼지라면'과 이영자의 '간장 닭갈비라면'의 맞대결에 이경규는 "굉장히 부담스럽다. 이겨도 본전 아닐까. 나의 업적을 스스로 무너뜨릴까 했다"라고 말했다.
성훈 셰프는 이영자의 라면에 "간장 라면이 성공하기 어려운데 성공 가능한 유일한 라면일 거다", 레이먼킴 셰프는 "짜장 라면을 대체할 유일한 맛"이라 평했다. 이경규의 라면에 셰프들은 아예 그릇까지 들고 먹는 등 '라면 대가'의 클래스를 증명했다. 남은 한 자리의 주인공은 바로 이경규가 올랐다.
최종 출시 메뉴 선정의 시간, 셰프들은 모두 모여 상의를 진행했다. 오세득 셰프는 "저희 지금 의견 충돌해서 싸울 뻔 했다"며 치열했던 우승자 선정에 대해 언급했다. 최종 우승자는 바로 이경규가 됐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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