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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내가 '이 영화를 할 것이다'라며 생각하고 본 게 아니라 마냥 들뜨고 신기한 마음에 시나리오를 읽었다. 그런데 막상 시나리오를 보면 가볍게 그렸지만 주제가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소파에 앉아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몇 분 정도 그냥 앉아 있었다. 많은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나를 생각해준 부분이 굉장히 많이 감사했다. 김선생이란 인물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많은데 나를 생각해줘서 감사했다"고 곱씹었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고민 끝에 '돌멩이를 선택한 송윤아는 "누구라도 상황이 다를 뿐이지 내 자산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우리 영화가 대중에게 익숙한 성격의 영화는 아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 안에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시작은 작은 영화였고 노개런티로 참여하게 됐지만 그런 이유가 중요한 작품이 아니었다. 나도 겪을 수 있고 내 가족, 내 이웃도 겪을 수 있는 문제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영화가 나에게 위로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김선생의 역할이 위로를 주지 않지만 영화가 전체적으로 나를 씻겨주는 느낌이었다. 감사함이 있었다. 김대명, 김의성과도 이야기를 해봤지만 실제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우리 모두에게 주는 영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란 작은 희망이 있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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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연기에 "영화를 보고 나서 역시나 김선생은 내가 하면 안 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이 모든 배우들이 고민하는 부분 중에 하나지만 캐릭터를 보면서 배우가 보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그게 보이고 느껴진 것 같다. 김선생을 봤을 때 자꾸 송윤아가 보여서 굉장히 아쉬웠다. 너무 속상하고 김선생에 누가된 것 같아 미안했다"며 "내가 연기하면서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단점이 될 수 있다. '김선생이 좀 더 악역처럼 보이면 드라마틱하지 않을까?'란 아쉬움도 남는다"고 솔직하게 평가했다.
1995년 KBS 슈퍼 탤런트 선발대회를 통해 KBS 공채 17기로 데뷔한 송윤아. 올해 데뷔 25년 차를 맞은 그는 "지금까지 연기에 만족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근래에 드라마로 복귀한 5~6년 사이 '내가 연기를 좀 하나?'라는 생각이 든 작품이 있다. 그 당시 너무 많은 분이 온라인 상에서 칭찬을 많이 해줘서 그때 잠시 나도 모르게 자아도취 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 작품이 tvN 드라마 'K2'였다"며 "'K2' 이후 다음 작품을 했는데 내가 또 헤매고 있더라. 역시 내가 잘한 게 아니었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됐다.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입혀줘서 조금 칭찬을 받았을 뿐이구나 싶었다"고 반성했다.
이어 "'돌멩이'는 의미 있는 작품에 함께했다는 것이 크다.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했지만 건방지게도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 작품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보고 싶고 생각이 나는 작품이 있는 반면에 어쩌다가 민망한 작품도 생기더라. 그랬을 때 이 '돌멩이'는 계속 생각이 나는 작품인 것 같다. 어쩌면 많은 관객이, 특히 이런 코로나19 시기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것마저도 힘들다. 우리 영화가 많은 관객이 찾아주는 상업 영화가 아니라는 걸 안다. 그럼에도 단 한 명의 관객이라도 '돌멩이'를 봐주는 것만으로 너무 소중할 것 같다. 그게 가장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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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활동에 대해서는 "늘 앞뒤가 안 맞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영화도 정말 욕심이 나고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막상 내게 어떤 기회가 오면 나를 둘러싼 현재의 상황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어려움이 생기더라. 이 또한 내 인생이 돼버렸다. 차기작 역시 이런 내 상황에서 어떻게든 가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돌멩이'는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는 8살 지능을 가진 어른아이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범죄자로 몰리면서 그의 세상이 송두리째 무너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대명, 송윤아, 김의성, 전채은이 가세했고 김정식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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