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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만 20세 최연소 7급 공무원→신문사 국장출신 9급 막내…'특별한 공무원'[종합]

김수현 기자

기사입력 2020-10-14 22:24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공무원 자기님들이 탄탄한 입담을 자랑했다.

1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연출 김민석)' 76회에서는 '공무원' 특집이 진행됐다. 기상청 예보관, 무인도 등대지기, 부산본부세관 조사관, 최연소 7급 공무원, 늦깎이 9급 공무원 자기님이 유퀴저로 출연해 공무원의 일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재석은 "오늘이 녹화는 추석 연휴 첫 날이다. 스태프들의 입이 많이 나와있다"며 "올해 저도 연휴에 계속 촬영을 하게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세호는 유재석에게 좋은 소식이 있다며 2020 브랜드 대상에서 4개 부문 수상을 축하했다. 유재석은 "'유퀴즈' 안에 성장 스토리가 있다. 무작정 돌아다닐 때부터 주변의 의구심을 뿌리치고 성장했다"며 '유퀴즈'의 성장을 자축했다.

이날 첫 번째 자기님은 기상청 예보관 박정민 씨였다. 박정민은 "저한테는 감사한 일이다. 예보관 경력만 약 30년 정도다"며 "9급으로 입사해서 지금은 6급이다. 저는 기초를 탄탄하게 다졌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예보관이 하는 일은 말 그내로 '날씨를 예보하는 일'. 박정민 예보관은 "보통 그렇게만 아시는데 조금 복잡하게 나뉘어져 있다. 육상도 거리별로 나뉘어 있듯 초단기, 단기, 중기, 장기로 나뉘어져 있다"며 "저는 초단기 예보관이다. 지금 혀재부터 앞으로 여섯 시간까지 벌어지는 기상 현상을 예보하는데, 10분 간격으로 예보한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위성, 레이더 관측 자료들의 수치 모델을 이용해 자동으로 데이터가 생성되고 이것을 관측해 대중에게 알리는 역할.

올여름 폭염이 예고됐지만 폭우가 계속 됐던 이야기가 나오자 박정민 예보관은 "어떻게 말씀드릴까요"라며 난감해하다 "그건 마라톤 선수의 몫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일기예보의 정확도가 몇퍼센트라고 알고 계시냐"며 "국민 체감은 60%라고 한다. 저희 쪽에서는 90%가 좀 넘는다"고 밝혔다.

박정민 예보관은 "올해 분위기는 정말 침통했다"라면서도 "'유퀴즈'에 나간다고 했더니 '사인 받아와라'라고 했다"고 농담했다.

'기상청 체육대회에 비가 왔다'는 인터넷발 이야기에 대해 "예전에는 정말 그런 일이 있어서 '현수막 가려'라고 한 적도 있다. 비가 오는 날 기상청이 체육대회를 해야 날씨 좋은 날 국민 분들이 체육대회를 하지 않겠냐"고 설명하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쓴소리'에 대해 박정민 예보관은 "제가 개인적으로도 싫어하는 말이고 잘못된 말이기도 한데 '오보청' '구라청'이라고들 한다. 기상청에서 날씨 예보를 잘 맞히면 기사화가 안 된다. 그런데 열 번 중에 한 번 틀리면 '쟤네들 맨날 틀려' 인식이 박히게 된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기상청으로 찾아오겠다고 하시면서 한 시간, 두 시간도 욕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 덕분에 발전할 수 있었다. 유럽은 점진적으로 발전했는데 저희는 급격하게 발전해서 지금은 기상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정민 예보관은 "야간 근무를 들어가면 13시간, 주간 근무는 11시간 근무다. 오늘도 방송을 마치고 나서 저녁 7시부터 내일 아침 8시까지 근무를 들어간다. 퇴근해서는 차례를 지내고 잠깐 잤다가 다음 날부터 주간 근무에 들어간다"며 빡빡한 근무 스케줄을 밝혔다.

그는 "연휴에 일하면 휴일 근무 수당이 있다. 야간 근무 수당도 따로 책정된다. 그래서 힘을 내서 근무할 수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저 쪽에 아내가 나와있는데 수당 이야기가 나오면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딸은 "학교 갈 때 아버지가 도움이 된 적 있냐"는 질문에 "아버지가 안 챙겨주셔서 비 오는 날 우산을 못 챙겨간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박정민 예보관은 "제가 예보해놓고 비를 맞을 수도 있겠지만 제 가방에는 1년 365일 우산이 있다. 언론 소통하는 인터뷰 담당을 했었는데 방송 뉴스에 많이 나왔었다. 그 뒤로는 혹시 제가 비 맞고 다니면 얼굴을 아시는 분이 있을까봐 우산을 챙기게 됐다"고 말했다.

'원래 꿈'에 대해서는 "어릴 때 꿈은 과학자였다. 하지만 실제로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기상을 전공하기 시작했다. 공군 항공 과학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대기과학을 전공하게 됐다"며 "공군에 있으면서 기상청으로 입사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기상청 공무원들이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파견을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2006년 2009년 1년씩 남극세종기지에 두 차례 근무를 했다. 그때는 생명이 달린 일이기 때문에 그 부담감은 말로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거기에는 '블리자드'라고 눈 앞이 보이지 않고 사람이 전진할 수 없는 눈폭풍이 있다. 체감 기온은 영하 70도다. 바깥에서 활동 자체가 불가능한 그런 날씨가 많다"고 덧붙였다.

박정민은 "기상청 예보관은 일도 하지만 공부를 멈출 수가 없다. 공부를 싫어하는 예보관들은 버티기가 힘들다"며 근무에 대한 설명도 더했다.

'예보관의 인생을 예보한다면?'이란 질문에는 "어릴 때부터는 다이내믹한 날씨였다면 앞으로 늦은 오후부터 밤 정도까지의 제 인생은 맑개 개고 무지개가 뜨는 아름다운 날씨가 되기를 예상해본다"고 답했다.

'공무원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대해 박정민 예보관은 "자신이 예보한 날씨가 틀렸을 때 예보관들은 반성하고 계속해서 공부해나간다"고 해명했다.




두 번째 자기님은 대한민국 최서단 무인도 등대지기 이제길 등대원이었다. 이제길 등대원은 특이한 이름에 대한 농담에 웃음으로 넘겼다. 그는 "흔히들 등대지기로 아시는데 항로표지관리원이 정식 명층이다. 등대를 지키고 관리하고, 바다에 보면 항해 선박 안전을 위한 항로 표지를 점검, 관리하고 있다"며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셔야 하실 수 있다"고 밝혔다.

'수당 근무'에 대해서는 "섬에서 근무를 하면 '도서 벽지 가산금'이라고 해서 한 달에 6만 원 정도 나온다"며 "제가 근무하는 격렬비열도는 대한민국 최서단으로 영해 기점이다. 육지로 나오는 데만 2시간 정도 된다"고 전했다.

서울에 온 것은 거의 처음이라고. 이제길 등대원은 "격렬비열도는 무인도다. 일반인들은 출입이 안된다. 주간, 야간에 한 명이 12시간씩 근무를 하고 있다. 보름씩 교대근무를 한다. 섬에서는 휴일이 있어도 갈 데도 없다. 저희도 인터넷이 된다. 넷플릭스도 된다. 음식은 냉동식품 위주로 먹는다. 계속 혼자 있기 때문에 물품은 각자 준비한다. 보금선도 오지 않는다. 처음에 넉넉하게 가져가거나 부족하면 같이 근무하는 분에게 얻는다"며 "한 번은 김치를 안가져가서 라면 먹는데 김치가 없었다. 제 필수품은 머리가 곱슬이어서 롤빗을 가져가야한다"라고 고충을 전했다.

한 번은 통신이 두절됐던 사연도 있었다. 이제길 등대원은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었다. 3일 정도 그게 지속되다보니까 자연인이 된 것 같았다"며 "비상사태도 있었다. 한 번은 비바람과 천둥이 치는 상황에 순찰을 돌다보니 등대 위로 번개가 치는 걸 봤다. 섬의 모든 전기가 끊겼다. 선박들의 안전을 위해 등댓불을 밝혀야 하는데 안돼서 예비 전력을 이용했던 적이 있다"고 아찔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섬에는 '격렬이'라는 강아지도 있다고. 이제길 등대원은 "원래 비열이도 있었는데 말썽을 많이 부려서 섬에서 쫓겨났다"라고 함께 하는 동료견에 대한 에피소드도 전했다.

그는 "무인도의 매력도 있다. 사방이 전부 바다다. 등대 위에 올라갔을 때 자세히 보면 저 멀리까지 보인다. 누구나 볼 수 없는 풍경이다"라면서도 "누구한테 얘기해도 공감을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이제길 등대원은 '혼자 뭐하냐'는 질문에 "노래를 부른다"고 말해 유재석의 관심을 끌었다. 유재석은 곧장 "한 곡 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제길은 즉석에서 노래를 열창해 박수를 받았다.

'연애가 가능하냐'는 말에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결혼도 안했고 여자친구도 없다. 거리도 멀다보니까 만날 시간이 없다"며 "연상 연하 상관없다. 저는 자만추를 원하는데 쉽지가 않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제길 등대원은 "제 일은 어떻게 보면 목숨과도 연결돼 있다. 이 먼곳까지 조업을 하러 오시는 분들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항해를 도울 수 있는 일이다. 무사한 것만으로도 기쁘다. 그러다보니까 항상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모든 공무원들은 그런 생각을 가지셨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게 '공무원스럽다'가 아닐까"라고 생각을 전했다.




세 번째 자기님은 바로 부산본부세관 조사관 김철민 팀장이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최민식 역할 그대로였다. 김철민 팀장은 "세관 안에 있는 경찰이다. 수사의 범위 자체가 수출입 통관에 관련된 법령으로 제한돼있다"고 설명했다.

'수당'에 대해 김철민 팀장은 "조사 열심히 하라고 조사 수당을 받는 게 있다. 정확하게 액수를 밝히기는 힘들다"고 쑥쓰러워했다.

'나도 모르게 자주하는 말'에 대해 그는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다. '정통파 아이가~' 한다. '난 너와 달라' 라고 하는 말이다. 더는 없는데 '범죄와의 전쟁' 성대모사도 많이 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철민 팀장은 "작년 적발된 밀수 금액은 1조 8천 억원 정도 된다"라며 "통관 정도는 DB를 이용하고 정보 요원도 따로 있다. 곳곳에 정보원도 있고, 밀수 신고 제보도 있다.

이어 "신입 시절, 관세직 공무원으로 들어왔는데 수사 업무를 한다고는 생각을 못해봤다. 그때 소금 포대갈이 중국산이 국대산으로 둔갑하는 일이 있었다. 그때 똑같이 생긴 두 대의 트럭이 등장했다. 어떤 건지 모르겠더라. 수석 반장이 현장 노하우로 범인을 검거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밀수 방법에 대한 다양한 용어 들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직업병'에 대해서는 한참을 고민하다 "밀수입 짝퉁 사건을 많이 맡았다. 인터넷에서 신발이나 의류는 절대 구입을 안한다. 짝퉁이 워낙 많으니까 믿을 수가 없다"며 진품과 가품의 구별방법 꿀팁도 전했다.

이어 "회식을 하면 세관 주변 택시를 타고 들어갈 때가 있다. 그러면 기사분이 '뇌물 많이 먹겠네'라고 한다.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손사레를 쳤다.




만 20세에 7급 공무원 최연소 합격한 김규현 주무관이었다. 학교 생활과 수험 공부를 병행한 브레인이었다. 김규현은 "당시 경쟁률은 90대 1이었다. 작년 5월에 합격해서 10월에 발령을 받았다. 공무원이라면 '민원인을 상대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많은데 저는 감사 자료 제출과 부서 내부 행정 업무 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다. 과는 연극영화과를 다녔다. 그러다 공무원 준비를 하게 됐다"며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다 9월에 개강을 하니까 교재를 사서 강의를 들으러 가는데 그날 날씨가 너무 좋았다. 갑자기 학교가 가기 싫었다. 그래서 중도 휴학 신청서를 인터넷으로 제출하고 교재도 환불하고 집에 돌아왔다"고 밝혔다.

김규현은 "저는 9급은 다 떨어졌었다. 시험이 1년에 3번 있는데 다 떨어졌었다"고 말해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그러면서 "다음 9급을 치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지 않냐. 그래서 시간 남는 김에 7급 시험을 준비해볼까 해서 하게 됐다. 그런데 아버지가 '네가 7급에 붙으면 차를 사주겠다'고 하셨다. 안그래도 하려고 했는데 그런 말을 하셔서 옆에 차 사진을 붙여놓고 공부를 했다. '미니쿠퍼'였다"고 말했다.

7급 준비 100일 동안 인생에서 가장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그는 "한 학기만 휴학하고 다시 복학을 해서 잘 시간이 별로 없었다. 아침에 잠깐 쪽잠자고 학교로 갔다. 새벽에 공부를 하는데 너무 졸렸다. 공부할 때 커피를 많이 마시지 않냐. 카페에 가서 원두를 가루로 분쇄해달라 하고 그걸 한 숟가락씩 퍼먹었다. 그게 효과가 되게 찍빵이다. 각성을 한다. 그런데 배가 너무 아파서 응급실에 갔다. 위에 구멍 뚫리기 직전이라더라"라며 "또 필기 합격하고 술을 마셨는데 눈을 떠보니까 학교 열람실이더라. 기억이 안나는데 무의식으로 열람실에 갈 정도였다. 이번을 마지막으로 시험을 끝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김규현 주무관은 "저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고3때 모의고사 영어는 6등급, 수능도 수학이 6등급이었다"라며 "제가 살아왔던 시간 중에 그 100일이 모든 걸 불태운 시간이었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안했던 게 후회로 남을 것 같아서 한 번 열심히 살아보자라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공부를 하는 꿀팁도 전했다. '시험이 코앞일때 멘탈 관리법'에 대해서는 "시험이 앞에 오면 2회독 정도는 해야한다. 일주일 동안 2회독하고 마지막 전날에 한 번 더 한다"고 덧붙였다.

주무관은 "전날에 잠을 잘 못잤는데 새벽에 기사가 떴더라. '최연소 합격자 나이가 20살이고 일반직 행정직이다' 라는 걸 보고 '이게 난가?' 싶었다"라며 "거의 확신이 들어서 아빠한테 전화를 걸어서 '차만 고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너무 잘했다. 축하한다'라고 하시는데 차가 남아있지 않냐. 동생이 전화와서 '요즘 아빠가 잠을 잘 못주무신다'고 하더라. 그렇게 빠르게 합격할 줄 모르셨던 거다. 외제차는 아니고 국산차로 사주셨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규현 주무관은 "저는 대학을 자퇴하고 들어갔는데 회사 생활은 완전히 달랐다. 일단은 제 또래가 없다. 첫 발령받은 부서는 저 혼자 여자였고 다 아버지 연령대였다. 그래서 적응이 힘들었다"라고 입사 당시를 추억했다.

그는 "월급은 1일, 10일, 20일 세 번 들어온다. 업무 추진금, 초과근무수당, 월급 이렇게 받는 거다. 공무원 월급표를 보시면 그 금액에서 세금을 떼고 들어온다. 정말 얼마 안된다. 적금을 들어놨는데 깼다. 적금을 들기에는 월급이 너무 적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공무원에 대한 편견'에 대해 "공무원은 워라밸이 좋다는 편견이 있는데 야근을 많이 한다"면서도 "제 생각은 아니고 아는 분의 생각인데 장점은 '내가 안 잘린다'고 단점은 '저 사람도 안 잘린다'인 거다"라고 말해 모두를 소름돋게 했다.




40년 간 언론계에서 일했다던 김진석 씨는 신문사 정년 퇴임할 때 느낌에 대해 "지금도 제가 신문사에서 나왔다는 게 안믿긴다. 제가 아직도 칼럼을 쓰던 책상에서 일을 할 것만 같다"며 "저는 원래 사회복지시설에서 일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았다. 60군데를 떨어졌다. 그러다 오기가 생겼다. 9급 공무원이 되면 나이가 많다고 떨어질 일이 없지 않을까 싶었다. 저는 연금을 떠나 하고 싶은 일이어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발령받고 '40년 간 돌고 돌아 이제 여기 이렇게 앉게 됐구나' 싶었다. 연수원에서 연락이 왔다. 대표로 선서를 해달라고. 제일 처음이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공무원이다'라는 거였다. 거기 목이 메었다"고 첫 발령을 회상했다.

나이 많은 신입이 와서 사상구청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김진석 씨는 "너무 바빠서 환영회도 없었다. 3개월 일을 했는데 적응이 어려웠다"며 "엑셀은 적응이 됐다고 해도 본업무가 너무 어려워서 제가 사표를 냈다. 조직의 일원으로서 내 몫을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료들에게도 미안했지만 제 자신에게 화가나고 실망했다. 무슨 일을 해야할지 몰라서 앉아있는 것보다는 '그냥 포기하자. 다른 일을 찾아보자'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심장이 벌렁벌렁했다. 사무실에 가한다는 생각에"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사표를 냈더니 사방에서 난리가 났다. 총무나 인사과장님이 한 번 만류하시고 저희 과에 주무라는 분들이 계신다. 저한테 차 한 잔 하자고 하더니 '늦은 나이에 힘들게 시험쳐서 들어왔는데 3개월 만에 포기하고 돌아가는 게 아깝지 않느냐. 구청은 어렵지만 센터로 가면 좀 나을 거다'라며 보내주셨다. 제 생명의 은인같은 분들이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는데 엑셀은 여전히 더 편하다"고 밝혔다.

김진석 씨는 "보통 메신저로 소통을 하는데 저는 그냥 직접 간다. '왜 직접 오냐'고 물으면 '원래 취재 활동도 얼굴을 보고 해야 알수 있는데~'라고 한다"고 말했다.

'보람을 느낄 때'에 대해서는 "제 업무 하나하나가 보람인데 아파트 경사 길로 방문을 다니다보면 어르신들을 많이 만난다. 그러면 그냥 가서 무조건 '불편하신 곳이 없냐'고 묻는다"며 "아침에 그분들 만나면 정말 행복하다"고 '찐행복 미소'를 지었다.

김진석 씨는 "'스럽다'라는 말 자체에 부정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사랑스럽다'라는 말도 있지 않냐. 본래의 의미를 되찾아 '믿음직스럽다'라는 의미가 되길 바란다"라고 입담을 뽐냈다.

김진석 씨는 "저 오늘 100만 원 못받으면 큰일난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저만 기다리고 있다"라고 농담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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