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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응칠' 갇혔다는 자책, ♥김지철로 극복"…신소율, 결혼으로 연 인생 2막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8-13 14:1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스스로 2012년에 머물러있다는 자책에 슬럼프도 있었지만 남편 김지철의 응원과 격려로 많은 힘을 얻고 있어요."

코믹 액션 영화 '태백권'(최상훈 감독, 그노스·꿀잼컴퍼니 제작)에서 지압원의 사장이자 태백권 전승자 성준(오지호)의 아내 보미를 연기한 배우 신소율(35). 그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태백권'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지난 7월 열린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부문 경쟁작에 공식 초청되며 화제를 모은 '태백권'. 태백권의 유일한 계승자이자 사형을 찾으러 왔다 졸지에 지압원 원장이 되어버린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정통 무술 코미디 영화로 늦여름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태백권'에서 코믹 연기를 시도한 신소율은 위험한 상황 속에서 자신을 구해준 성준에게 첫눈에 반해 결혼, 행복한 가정을 꾸린 내조의 여왕 보미로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압원의 실질적 운영자로 폐업 위기의 지압원을 살려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 것. 친근한 캐릭터를 소화한 신소율은 특유의 통통 튀는 밝은 에너지와 사랑스러운 일상 코미디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3세 연하 뮤지컬 배우 김지철과 2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한 신소율은 '태백권'으로 결혼 후에도 열일을 예고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소율은 "'태백권'은 결혼하고 첫 작품인데 유부녀 역할은 내가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나는 다른 배우들보다 이름이 늦게 알려진 편이다. 20대 후반에 고등학생 역할을 했고 30대 초반에 신입 직장인 역할을 해왔다. 어느 순간 내 실제 나이를 잃어버린 느낌이더라. '나는 좀 더 어려야 해'라는 강박이 생겼다. 일일드라마에서 아기 엄마 역할을 해보기도 했지만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태백권'도 그렇고 지금 방송 중인 OCN 드라마 '트레인'도 그렇고 감독들이 화면 보정을 많이 해줘서 실제 모습보다 더 젊게 나오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주름이 생기고 있는데 그런 부분이 숨겨지는 것 같아 때로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동안이 아닌데 동안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민망하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신소율은 결혼 후 변화에 대해 "사실 남편과 연애할 때는 꽁냥꽁냥 좋다가 결혼하고 나서는 잔소리할 게 많아지더라. 처음에는 웃으면서 잔소리를 하다가 그게 계속 반복되고 여러 번 이야기하다 보니까 점점 표정이 드러나더라. 지금까지 나는 남편에게 애교 섞인 잔소리를 한 줄 알았는데 남편은 서운해하더라. 이번 영화를 보면서 실제 내 모습이 많이 투영돼 놀랐다. 아직 남편이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남편이 실제로도 그렇다고 하면 정말 바꿔야 할 것 같다. 결혼 후 남자친구가 남편으로 되면 달라지는 게 있다는 걸 많이 느꼈다. 확실하게 남자친구가 미웠을 때와 남편이 꼴 보기 싫은 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더라. 결혼하니까 상대의 단점과 나쁜 점을 죽을 때까지 평생 봐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단점을 무조건 고쳐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여자친구일 때보다 더 강하게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져 장내를 파안대소하게 했다.


결혼 만족도가 높다는 신소율은 "결혼 전에 나는 생활력이 정말 강했는데 결혼 후 생활력이 떨어졌다. 외동딸이라 부모님 부양에 대한 생각이 커서 나에 대해 투자를 많이 하지 않고 악착같이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래도 남편도 같이 일을 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여유가 생긴 것 같았다. 남편도 연애 때는 내가 돈을 잘 쓰는 줄 알았는데 무조건 아끼려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하더라. 요즘에는 나를 위해 투자를 하게 됐다. 영어도 학원에 다니면서 배우게 됐고 그림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남편과 연애 초반에 믿을 만한 모습을 보고 얼마 만나지도 않고 결혼까지 생각하게 됐다. 나의 고민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믿음을 주는 모습에 신뢰가 갔다. 실제로 남편은 나를 애지중지 하면서도 잔소리하는 편이었고 그래서 믿고 나를 맡겨도 되겠다 싶었다"고 애정을 과시했다.


다만 배우로서 결혼을 결심하기까지 고민도 컸다는 신소율은 "남편도 여배우가 결혼이 한편으로는 큰 장애물이 될 수 있고 들어오는 역할에 대해 선이 그어질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우려했다. 그래서 결혼을 앞두고 고민하고 남편과 대화를 많이 했다. 그런데 오히려 남편이 먼저 '지금 발전이 없다고 느낀다면 인생에서 결혼이 새로운 인생의 2막이라고 생각하자'며 '결혼을 계기로 다양한 이미지가 생겨 오히려 연기 폭이 넓혀질 수 있다'고 설득했다. 그래서 걱정 없이 결혼하게 됐다. 반대로 나도 걱정한 부분이 남편이 뮤지컬 배우라서 여성 팬이 많다. 그래서 결혼 이슈가 안 좋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남편의 팬들이 결혼 축하를 많이 해주더라. 지금은 결혼 8개월 차에 신혼이라 그런지 결혼 만족도가 높다. 물론 2, 3년 뒤에는 이 발언을 후회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2007년 영화 '궁녀'(김미정 감독)로 데뷔해 13년 차 경력을 가진 신소율은 "결혼 전 혼자 생활할 때는 스스로를 많이 못 돌아봤다. 확실히 조급한 게 있었다. 성격상 그런 부분도 있다. 늦게 이름이 알려졌고 많은 작품을 했는데 나는 그럼에도 2012년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었다. 사실 연기를 시작하면서 연예인의 삶을 살고 싶었던 게 아니라 연기가 다양한 배우로 남고 싶었는데 2012년 방송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와 영화 '나의 PS 파트너'(12, 변성현 감독)가 내 생갭다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그 역할에 머물러 있는 것 같더라.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아직도 그 작품, 캐릭터에 머물러있는 것 같아서 조급했다. 그런데 남편이 조급해하지 말라며 연기의 길을 길게 보자고 계속 다독여줘 편안해진 것도 있다"고 울먹였다.

이어 슬럼프에 대해 "나는 이 생활과 조급함이 안 힘들다고 생각했다. 쉬지 않고 뭔가를 꾸준히 했으니까. 그런데 댓글을 보면 반성을 많이 하게 된다. 댓글을 정말 잘 보는데 악플은 무시하지만 그럼에도 반성이 됐다. 댓글이 아직도 '응답하라1997'과 '나의 PS 파트너'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 대중의 반응을 보면서 '내가 지금 맞게 하고 있나?' '스스로 발전하고 있나?'라며 묻게 됐다. 돌아보면 발전은 한 것 같은데 내가 아무리 생각해봤자 대중이 그렇게 안 보면 소용없지 않나? 그래서 자기반성을 위해 댓글을 찾아보려고 한다"며 "귀엽다고 말해줄 때 좀 더 귀엽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을 볼 때 반성하게 된다. 스스로에게 혹독하지 않은 줄 알았다. 좋은 것만 들으려고 했고 주변에서도 격려와 응원을 많이 해줘서 반성을 안 하게 됐다. 그런데 남편은 좀 더 직설적으로 나에게 이야기해 주는 편이라 많은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태백권'은 태백권의 계승자가 사라진 사형을 찾기 위해 속세로 내려왔다가 지압원을 차리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오지호, 신소율, 정의욱 등이 출연하며 '속닥속닥'의 최상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그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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