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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홍보만했다고?"…아이유도 뿔난 '그알' 음원 사재기 의혹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20-01-05 09:48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가 음원사재기 의혹을 집중조명했다.

4일 방송된 '그알'은 '조작된 세계-음원 사재기인가? 바이럴 마케팅인가?' 편을 방송했다.

지난해 닐로 전상근 송하예 등 아무도 알지 못하는 가수들이 대형 기획사 아이돌이나 정통의 음원강자들을 꺾고 차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에 사재기 의혹이 불거졌고, '그알'은 이 기현상에 주목했다.

전문가들의 의견 또한 '불가능한 일'이라는 쪽으로 모아졌다. 닐로 '지나오다'가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대형 가수들의 컴백 속에서도 차트 상위권에 랭크된 것에 대해 교수들은 "(음원순위가) 올라올 수 있는 계기가 보이지 않았다. 방송출연을 안한 것은 물론 공연을 통해 팬덤을 단단히 굳힌 상태도 아니었다", "굉장히 순위가 빨리 올라온 케이스였다. 30위 안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1위까지 치고 올라오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노래방 인기 순위를 매일 확인한다는 제보자도 "일반적인 역주행곡은 노래방에서 많이 가창이 된 뒤 차트 등에서 결과가 나오는 형태인데 '지나오다'가 노래방에서 인기를 끈 건 차트 1위를 하고 한달 지난 5월이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그렇게 인기가 많으면 공연해보라고 하는데 텅빈 좌석 배치도 봤나. 이 정도 실력과 인기면 단독공연은 엄청 성황리에 해야 하는데 자리배치도가 텅텅 비어서 취소했다더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닐로 측은 바이럴 마케팅 효과라는 입장이다. 한 교수는 "바이럴 마케팅, 입소문 마케팅은 유튜브 기업 브랜드 채널 등을 보고 대중이 '정말 볼 만하다'는 가치를 인정해 자발적으로 구전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재기 의혹 진상조사를 요청했지만 "사재기 행위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지난해 말에는 블락비 박경의 소신발언으로 바이브 송하예 황인욱 장덕철 임재현 등의 사재기 의혹이 불거졌다. 박경이 언급한 이들은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같은 답을 내놨다. 바이럴 마케팅을 했을 뿐 사재기를 하지 않았다며 박경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특히 임재현 측은 '그알'에 "광고업체에게 맡겨 광고단가를 주고 광고를 하는 것이다. 거기서 사재기 해주겠다고 한적도 없고 사재기 한다고 이야기 안 했다"고 발끈했다.

그렇다면 단순 '광고'만으로 순위를 만들 수 있는 걸까.

임재현 측은 "6시에 음원이 발매되면 7시, 한 시간동안 급 몰리게 광고를 몇 백만원~몇 천만원을 할 수 있다. 그럼 왜 못 올라가냐. 노래가 좋으면 올라가지"라고, 송하예 측은 "유튜브에 우리 만큼 영상 콘텐츠 많은 곳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좋아요' 숫자가 몇 십만 혹은 몇 백만 정도 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갖고 있고, 여기에 올리면 사람들이 굉장히 빠르게 반응한다. 그걸 통해 음원 검색량이 늘어나 순위가 올라간다는 게 그들의 논리"라고 설명했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 JJ 핫산은 "온라인 홍보를 10년 했는데 이 페이지에 올리면 화제가 된다고 한다. 광고를 안 하면 안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새벽 1시에 광고로 영상을 접했다고 사람들이 득달같이 음원 사이트에 같이 가서 그 노래를 재생하며 잠이 드는가? 합리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도 "유튜브 구독자 수가 100만이 넘는 유튜버가 있다. 그럼 벌써 1위를 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홍보해도 음원 1위를 할 수는 없다. 전혀 순위와 상관없는 음원 홍보를 해봤더니 댓글이 늘어나는 등의 반응은 있지만 순위는 한 두계단 정도 차이가 날까 말까"라고 거들었다.


'그알'은 SNS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은 명분일 뿐, 여러 사람의 아이디로 접속한 뒤 해당 음원을 자동재생하게 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가짜 인기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는 "업체로부터 포털사이트에 자료도 깔고 500명 밖에 없는 팬클럽 수를 2000명으로 맞추라고 하더라. 영상도 너무 없으니 커버곡을 넣어 유튜브에 뿌리라고 했다. 페이스북 홍보를 하고 2~3일 뒤 음원 사이트 작업에 들어간다. 컴퓨터 한 대에 유심을 쭉 끼워놓고 프로그램으로 돌리는 거다. 그쪽 공장에서 평균적으로 음원사이트 ID 몇만개씩은 항상 갖고 있더라. ID 비밀번호 생성기를 사용해 만든다"고 설명했다.

ID와 비밀번호가 거래되기도 한다. 도용 피해자는 "한두달 만에 메일에 들어갔는데 한 음원 사이트에서 한 그룹의 곡을 구매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메일이 한 페이지를 가득 메울 만큼 와있었다. 누군가 메일로 음원 사이트에 가입해 40개가 넘는 ID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찜찜했다"고, "전혀 듣지 않는 노래가 3600회 재생돼 있더라"라고 토로했다.


'광고'가 아닌 음원 사재기는 실재했고, 그로 인한 피해도 심각했다. 열심히 앨범을 만들고 정정당당하게 대중에게 결과물을 내놓은 이들이 제대로 메시지를 전할 기회조차 박탈당했다.

타이거JK는 "사재기 제안은 오래 전부터 받아왔기 때문에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런 건가요' 노래에 '이런 건가요. 그대 정말 1억인건가요'라는 가사로 후렴구에 대놓고 힌트를 준 적 있다. 그때 가격이 1억 정도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와 윤미래가 30대 1위라더라.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30대는 소비가치가 전혀 없는 쓰레기다. 10대 20대 선호도를 올려야 한다고 하더라. 윤미래가 라이벌이라고 한다면 윤미래 힘을 빼는 작업을 미리 한다. 윤미래의 싱글이 나오는 날 윤미래와 비슷한 유형의 세 곡의 발라드를 밀어주는거다. 밀어내기가 제일 충격적이었다"고 털어놨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여름 정도에 앨범을 냈는데 바이럴 마케팅을 해주겠다는 제안이 왔다 차트 30위가 목표라고 하더라. 그쪽에서 수익을 7대 3으로 나누자고 하더라. 가격은 1년~1년 반 정도라고 했다"고 전했다.

말보는 "나한테 어떤 분이 차트 순위 상승시킬 수 있는 것도 있고 노래가 더 알려지고 많이 부르게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 업체가 3개 정도 있는데 밑바닥을 깔아놓고 정정당당하게 진입하는 걸로 보이게 하기 때문에 걸릴 일이 없다고 하더라. 미디움 템포, 발라드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장소, 취해야 되고 그리워해야 되고 사람들이 이별을 해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가사여야 한다"고 고백했다.


사재기 의혹에 아이유도 뿔 났다.

아이유는 5일 SNS를 통해 세 장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지난 3일 방송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너의 이름을 3' 경연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하고 기뻐하는 최예근밴드 최예근, 정석훈, 양경아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아이유는 여기에 "스케치북 1등" "잘한다 최예근밴드"라며 박수치는 이모티콘으로 축하를 전했다.

또 '그알' 캡처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 가요 관계자가 "왜 사재기를 하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었고, 아이유는 "그래도 하지 맙시다 제발"이라고 밝혔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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