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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회 청룡영화상] "연기=짝사랑"…조여정·이정은, '기생충' 5관왕 빛낸 수상 [종합]

이우주 기자

기사입력 2019-11-22 09:14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영화 기생충이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도 최우수작품상, 감독상을 포함해 5관왕을 차지했다.

지난 21일 오후 8시 55분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는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번 시상식은 SBS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청룡의 여신' 김혜수와 2년 연속 파트너로 낙점된 배우 유연석이 공동MC를 맡았다.

가장 주목할 만한 수상은 단연 '기생충'이었다. 이날 '기생충'은 감독상, 최우수작품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미술상을 수상하며 5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기생충'은 올해 열린 제 72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칸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바 있다. 이에 대부분의 배우들과 감독들도 '기생충'의 수상을 예상했던 듯 수상 소감 서두에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다"는 말이 붙기도 했다.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11.21/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은 "영광이다. 같이 후보에 올랐던 소중한 감독님들. 대부분 후배 감독님들이라 제가 민폐 끼치는 거 같아 죄송하다. 근데 저도 '청룡영화상' 감독상은 처음이다. 한국어 영화로 처음 받는 거다. 나름 받고 싶었던 상이다. 너그러이 봐달라"며 재치 있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한국 영화에 가장 창의적인 기생충이 되어 한국 영화 산업에 영원히 기생하는 그런 창작자가 되겠다"는 각오를 남겼다.

배우 대표로 나선 송강호는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저희들에게 작은 선물이 있다면 천만 관객도 너무 감사한 일이고, 황금종려상도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그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면 우리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작은 자부심, 우리도 이런 영화를 자막 없이 볼 수 있다는 큰 자긍심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자부심과 자긍심을 만들어준 대한민국의 위대한 감독 봉준호 감독님, 최고의 스태프, 훌륭한 배우 분들께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며 "이분들이 '기생충'을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관객 여러분들의 따뜻한 시선과 성원이 아니었을까 싶다. 관객 여러분께서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만들어주셨다. 이 영광을 관객 여러분께 바친다"고 밝혔다.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있는 배우 조여정.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11.21/
'기생충'에서 가장 의미심장하고 독특한 캐릭터 연교 역을 맡았던 배우 조여정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조여정은 "여우주연상 부문은 저만 '기생충'이 받을 줄 몰랐던 것 같다. 작품을 했을 때 배우가 개인적으로 캐릭터하고 사랑을 받게 되는 캐릭터는 다른 것 같다. 그런데 '기생충'의 연교는 제가 정말 많이 사랑했다. 훌륭한 영화에 많은 사랑을 받아 비현실적이라 생각했다. 연교를 만나게 해주신 봉준호 감독님 감사하고 '기생충' 가족들 너무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어느 순간 연기를 제가 짝사랑하는 존재라고 받아들였던 것 같다. 언제라도 버림 받을 수 있다는 마음, 그 사랑은 이뤄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짝사랑했다. 어찌 보면 그게 제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이뤄질 수 없으니 더 열심히 사랑하겠다는 마음이었다. 오늘 이 상을 받았다고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하진 않겠다. 묵묵히 걸어가보겠다. 지금처럼 열심히 짝사랑하겠다"며 '기생충' 속 자신의 대사인 "I'm deadly serious(난 더없이 진지해)"로 소감을 마무리했다.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이정은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11.21/
또 '기생충'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이정은은 가장 먼저 영화에서 남편 역으로 호흡을 맞춘 박명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너무 늦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진 것 같다고 말씀해주시는데 스스로는 이만한 얼굴이나 몸매가 될 때까지 그 시간이 분명히 필요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같이 다양한, 재능 있는 후보들과 같이 있다가 상을 받게 돼 더 영광스러운 거 같다"고 말했다.


특히 "'기생충'으로 주목 받게 되니까 약간 겁이 났다"며 눈물을 보인 이정은. 이정은은 "사실은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고 '기생충' 말고 다른 작품에 더 많은 시간을 몰입하려고 노력했다. 더 몰두하면서 서울에서 벗어났다. 마음이 혹시나 자만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이 상 받고 보니까 며칠은 쉬어도 될 거 같다"며 '기생충'을 함께 찍은 배우들, 스태프들에 감사를 표했다.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배우 김우빈이 청정원단편영화상 시상자로 무대에 나섰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11.21/
오랜만에 모습을 보인 배우들도 눈길을 모았다. 특히 비인두암을 투병했던 배우 김우빈은 청정원 단편영화상 시상자로 무대에 서 모두를 반갑게 했다.

건강한 모습으로 무대에 선 김우빈은 "오랜만에 다시 인사 드리는 거라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까 고민 많이 했다. 다른 어떤 말보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며 "몇 년 전에 제가 몸이 좀 안 좋았다. 참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시고 제가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도 많이 해주셔서 그 덕분에 제가 보다 더 빨리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릴 수 있게 됐다"고 인사했다. 그는 "청룡영화상이라는 귀하고 멋진 자리를 빌려서 절 위해 응원해주시고 기도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부터 전한다.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오랜만이라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오늘은 제가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에 이쯤에서 저는 다음 기회를 기약할까 한다"고 미소 지었다.


배우 이영애가 2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11.21/
최우수 작품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이영애 역시 우아하고 고혹적인 모습으로 시선을 모았다. 이영애는 "한국 영화 100주년, 그리고 '청룡영화상'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저는 '제26회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여우주연상을 받고 14년 만에 이렇게 큰 무대에 다시 서게 됐다. 초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이영애의 등장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이영애의 이름이 오르며 이틀째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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