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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임수향 "이런 女캐릭터 처음..그래서 어려웠던 연기"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10-31 08:00


사진=에프엔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임수향(29)이 '우아한 가'의 신종 캐릭터 모석희를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임수향은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었던 '신기생뎐'의 주인공으로 2011년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시청자들을 만낫다. '아이리스2'(2013)에서는 킬러 역을 맡았고,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2014)에서는 조선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일본 혼혈아를 연기했으며 '불어라 미풍아'(201)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탈북 여성으로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 출연, 시청자들이 손에 꼽던 워너비 가상캐스팅을 실현해준 주인공이 됐으며, 트렌디한 배우로 자리잡은 바 있다.

임수향은 이에 힘입어 최근 종영한 MBN '우아한 가(家)'(권민수 극본, 한철수 육정용 연출)을 선택하며 반전을 보여줬다. 임수향이 택했던 '우아한 가'는 대한민국 상위 1% 재벌가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과 거대한 기업의 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물밑의 킹메이커 오너리스크 팀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그는 주인공인 모석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모석희는 일반적인 '재벌 상속녀'와는 다른 이미지를 가진 인물로, 속 시원한 사이다와 예측이 불가능한 행동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통쾌함을 선사했다.

임수향과 더불어 이장우, 배종옥 등의 열연으로 인해 '우아한 가'는 MBN 사상 최고 시청률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우아한 가' 최종회는 MBN 기준 8.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드라맥스 1.6%를 기록하며 총합 10.1%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종영했다.

임수향은 최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우아한 가'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종의 미를 거둔 '우아한 가'를 돌아본 임수향은 "믿기지 않는 시청률을 찍고 종영해서 저희도 그래프를 보며 '실화야?'라고 했다. 너무 감사하다.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도 든다. 배우 혼자 잘 한다고 이런 시청률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다같이 합도 맞고 잘 돼야 하는 거다. 각자의 위치에서 잘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것들이 너무 좋았던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에프엔엔터테인먼트 제공
"걱정을 많이 가지고 시작했다"는 임수향은 "일단 드라마를 많이 하지 않았던 채널이었고, 시간대도 늦어서 부담감이 있었다. 또 '강남미인' 이후 제가 뭘 할지 사람들이 많이 물어봤었는데, 아마 의외의 선택이라고 생각하신 분들도 있었을 거다. 그런데 저는 캐릭터가 너무 좋아서 했던 거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모석희라는 분들을 좋아해주셨다. 어떤 분들은 '인생캐'를 만났다고도 해주시니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감사한 일이고 행운인 거 같다"고 시청자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모석희는 특히 임수향이 애정을 가지고 만들었던 캐릭터다. 그는 "전형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할 정도로 너무 화끈했고, 단정할 수 없는 매력들이 있었다. 석희에게는 아픔도 있고 그걸 이기는 에너지도 있고, 또 뭔가 밝은 것 같으면서도 어두운 다양한 색을 가진 친구라 매력적이었다. 또 사건을 주체적으로 끌고가면서 나름 여성 캐릭터로 한제국과 대립하는 모습들도 좋았다"고 했다. 그러나 어려운 점도 분명 존재했다고. 임수향은 "연기적으로는 어려웠다. 전개가 빠른 만큼 '스킵(Skip)' 되는 부분들도 많으니 감정을 풀어낼 수 있는 부분이 적었다. 감정의 연결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어려웠고, 두 번째로는 너무 다양한 면이 있다 보니, 저 사람 앞에서는 이렇고 이 사람 앞에서는 이렇게 해야 하는 것들이 어려웠다. 그래서 감정기복도 심한 캐릭터였다. 그걸 자연스럽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세 번째는 자칫 잘못하면 말과 행동이 세다 보니, 미워보이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한끗 차이로 비호감이 될 수도, 걸크러시가 될 수도 있는 캐릭터였는데 작가님과 감독님이 호감으로 잘 풀어주셔서 마음 놓고 연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에프엔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들과의 연기합도 좋았다. 옆에서 받쳐주는 인물들이 있으니 개개인의 연기도 살았다. 임수향은 "이 사람 저 사람과 대립하고 다니는 캐릭터고, 배우들이 보통 내공의 분들이 아니다 보니 기싸움에서 눌리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워낙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라서 그걸 어떻게 하면 오버스럽지 않게, 편안해보이고 포인트를 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더 어려웠던 거 같다. 말과 행동이 센 데다가 연기까지 오버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고, 발란스를 맞추려 노력했다.

임수향은 '우아한 가'의 모석희를 통해 '주눅들지 않는 아픔'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구하고 사연이 많은 인물이지만, 거기에 대해 1도 주눅들지 않는다. '그게 별 대수야?'라고 하고 처음부터 '우리엄마는 살해당했고'라고 말하는 인물이다. 그걸 이겨내는 힘이 있어서 석희가 좋았고, 그걸 좀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할아버지가 내 아버지라는 것을 알았을 때에도 정말 특이하게 세 네 신 만에 툭툭 털고 일어선다. '그럼 너무 신파지?'라고 하면서. 그리고 '올케'라고 부르고 '고모라고 해'라고 하는 부분들도 너무 재미있었고, 성격과 성향을 잘 표현해내고 싶었다. 여태까지 이런 캐릭터는 없었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연기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모석희는 실제로 '여태까지는 본 적 없는 신종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다. 이 덕에 '인생캐'를 얻은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자 임수향은 "앞으로 만나게 될 인생캐들이 너무 많지 않나"라면서도 "속시원한 것으로는 제가 맡은 캐릭터들 중 역대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임수향은 '우아한 가'를 마친 후 차기작을 검토하며 휴식을 취한다. "일을 안 하면 병이 난다"는 임수향은 빠르면 내년 초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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