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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정영주 "비정한 엄마 전문? 실제로는 아들과 친구"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10-27 12:52


MBC 주말드라마 '황금정원'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정영주. 정영주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10.22/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정영주(49)가 '엄마'로서 자신의 실제 모습을 공개했다.

정영주는 1994년부터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며 관객들을 만나온 관록의 배우. '명성황후'(1995, 1998)와 '맘마미아'(2006, 2007, 2008, 2009) 등 굵직한 뮤지컬 무대에 오르며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다. 또한 '넌센세이션'(2011, 2012), '프랑켄슈타인'(2014),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15), '모차르트!'(2016), '팬텀'(2017), '레베카'(2017) 등 대형 뮤지컬 무대에 수없이 올랐고, '뱃보이'로 2005년 한국뮤지컬대상 여자배우 조연상을, '빌리 엘리어트'로 2010년 한국뮤지컬대상 여자배우조연상, 2011년 더뮤지컬어워즈 여자배우 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런 그가 TV 드라마에 발을 들인 해는 2016년. tvN '시그널'의 껍데기집 주인 '오므라이스 아줌마'로 등장하며 신스틸러로서 자리매김을 확실히 했고, tvN '부암동 복수자들'(2017)에서도 진상엄마 '주길연'으로 분해 웃음과 분노를 동시에 선사했다. 이뿐만 아니라 KBS2 '저글러스'(2017)에서도 신스틸러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고, tvN '계룡선녀전'(2018)에서도 신스틸러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무엇보다도 그가 주목을 받은 작품은 SBS '열혈사제'(2019). 그는 구담구의 구청장인 정동자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시선에 오래 남았다. 최근에는 JTBC '열여덟의 순간'과 MBC '황금정원'에서 상반된 엄마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며 연기력을 또다시 증명했다.

정영주가 출연한 '황금정원'은 인생을 뿌리째 도둑맞은 여자 은동주가 자신의 진짜 삶을 찾아내기 위한 과정을 담은 미스터리 휴먼 멜로 드라마. 정영주는 극중 사비나(오지은)이 친모이자 28년 전 동주를 버린 장본인인 신난숙 역을 맡아 극 속에서 끝을 모르는 악행을 보여줬다. 그러나 최종회에서는 자신의 모든 죄를 반성하고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죗값을 치르는 결말을 맞았다.


MBC 주말드라마 '황금정원'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정영주. 정영주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10.22/
정영주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황금정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황금정원'에서 정영주는 자신의 욕심을 위해 딸을 이용하는 비정한 엄마를 연기했던 바. 그의 실제 모습에도 관심이 쏠렸다. 실제 정영주는 후배들에게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였고, 아들에게는 친구 같은 엄마였다. 이는 '황금정원' 촬영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던 바. 후배 배우인 한지혜, 오지은과의 환상적인 호흡은 정영주의 넓은 마음에서 나왔단다.

정영주는 "한지혜와 오지은은 너무 잘 하는 친구들이다. 드라마의 패턴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 신에서는 뭘 목적으로 가야 하는지를 잘 안다. 가끔 제가 물어볼 정도였다. '이건 이렇게 가는게 좋겠지'라고 확인도 하는데 너무 대답을 잘 해준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녹아들 수 없는데, '이 그림이 맞는 것 같으냐'고 감독님께도 질문하고 친구들에게도 많이 물어봤다"고 고백했다.

이어 정영주는 "대본에 나와있는 대로 찍는 날도 있지만, 그대로 찍지 않는 날들도 있었다. 리듬과 에너지가 맞지 않으면 '이거 바꿔야겠지'라고 상의해서 바꿔갔다. 생각지도 못하고 화면에 잘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시간이 모자라서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 신이 잘리거나 짧게 편집되는 것도 있었지만, 지혜나 지은이는 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지은이는 첫 촬영 전에 수다를 여섯시간이나 떨면서 속얘기를 하게 됐는데 서로 마음이 더 편안해졌다. 저도 제 얘기를 하고, 본인도 자신의 얘기를 하니 저와 지은이는 어떤 관계가 생긴 거다. 연기하는 좋은 언니이자 동생이 됐다. 너무 좋았다. 지금도 끝나고 밥 같이 먹자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웃었다.

후배들의 고민상담을 자처하기도 한다는 정영주는 특히 남자 후배들이 기대는 좋은 누나다. 그는 "남자 후배들이 연애 상담도 하고 캐릭터적인 고민들을 털어놓기도 한다. 또 여자 후배들도 뮤지컬 무대에서 주인공으로 가고 싶은 친구들에게 많은 상담을 해주기도 했다. 여자 배우들에게는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남자 배우들에게는 술도 많이 사주고 생활고에 대한 상담도 많이 해주고 있다. 제가 있든 없든, 애들 밥 사주고 술 사주는 것을 좋아하며 얘기를 들어주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걸 하니 애들이 들러붙는 거다"고 말했다.


특히 예뻐하는 후배는 장기용이라고 했다. 그는 "장기용을 특히 예뻐하기도 하고, 기용이도 저에게 잘한다. 저는 '나의 아저씨' 촬영장에 첫 날과 마지막 날에만 갔는데 이선균을 필두로 자주 모이기도 했다. 성북동의 한 카페에서 자주 모이는데 거기에 있으면 '나의 아저씨' 배우들도 오고 '배가본드' 배우들도 온다. 다양한 드라마의 배우들이 와서 술을 마시고 친해지고 그러는데 특히 기용이는 '이리와 안아줘'를 하면서 본인이 많이 부딪혔던 것 같다. 자신이 선한 역할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는데 기용이는 어린 나이에 고민을 하게 된 케이스였다. 그런 고민들이 기특하고 귀여웠다. 또 송새벽 씨도 예뻐한다"고 마음을 고백했다.


MBC 주말드라마 '황금정원'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정영주. 정영주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10.22/
후배들이 '좋은 누나'로 생각하는 만큼 정영주는 푸근한 실제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저는 얼굴이 많고 가끔 돌아이 짓을 하는 사람이다. 푸근하고 의리가 있다는 말도 듣는데 좋게 평가하는 분들도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저는 사실 금사빠다. 남자 후배들은 가끔 저에게 '형'이라고 할 정도"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극중에서는 '헬리콥터맘'으로 존재하는 정영주이지만, 실제 아들과는 친구 같은 사이다. 정영주는 "극의 저는 실제의 저와는 다르다. 극에서는 애착이 강해서 집착으로 가는데, 저는 애착은 있어도 집착은 않으려고 한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를 말하기 싫은 엄마 중 하나고, '네 인생은 내거'라고 말하기 싫은 엄마다. 저는 '스무살 넘으면 나가 살라'고 한다. 아들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처럼 본다. 혼낼 때는 아들이지만 평소에는 친구다. 서로 얘기를 많이 하기도 한다. 아들이 최근 늦은 사춘기가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열일곱살인데 다른 아이들이 다 겪은 사춘기가 왜 이제 오는지"라며 "'엄마 나는 왜 살아. 나 왜 태어났어'이랬는데 처음에는 암담하더라. 그런데 저도 그 나이대에 고민했던 것 같다. 저는 당시 엄마에게 말하지 못하고 성당의 수녀님꼐 얘기하며 버텼는데, 그 얘기를 들으니 제가 아들에게 성당의 수녀님 정도가 돼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감사하게도 우리 아들은 저에게 그런 얘기를 해주니 고맙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정영주는 "저는 이 아이가 해야 하는, 나이에 맞는 규칙이 있음에도 거길 벗어나는 행동을 하더라도 저는 봐줄 것 같다"며 "아들이 해주는 피드백 중에 제일 좋은 것은 '고생했어'라고 하면서 뽀뽀를 해주는 거다. 등도 채주고 머리도 쓰담해주는데, 저희 아들은 먼저 볼에도 입에도 뽀뽀를 해주고 '안아줘'라고 하면 꽉 안아주기도 한다.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저에게 집중해줘서 좋고, 하루종일 여자친구와 있다가 힘들다고 여자친구 집에 데려다 달라고 하면 제가 데려다 주는데, 미안하기는 한가 보다. 그럼 '미안해'라고 한다"고 말하며 흐뭇하게 웃었다.

정영주가 출연한 '황금정원'은 7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정영주는 '황금정원'의 종영 후 영화 '보스턴1947' 촬영에 열중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ro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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