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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인터뷰①] '멜로가 체질' 만장일치 합격..윤지온 "이병헌 감독님, 뒤에서 칭찬"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10-11 16:27


배우 윤지온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10.07/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윤지온(29)이 '멜로가 체질'을 잘 마친 소감을 밝혔다.

윤지온은 뮤지컬로 먼저 데뷔한 '뮤지컬계 신성'이다. 영화 '악질경찰'과 '신과함께' 등을 통해 활약했고, 드라마 '은주의 방'과 '미스터 션샤인', '최고의 한방' 등 다수 드라마에서도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보여줬다. 최근 종영한 JTBC '멜로가 체질'(이병헌 김영영 극본, 이병헌 김혜영 연출)에는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극에서 중도하차한 오승윤을 대신해 대체투입됐으나 남다른 연기력과 존재감으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효봉 그 자체'라는 호평을 받은 인물이다. 특히 윤지온은 이미 '멜로가 체질' 합류 전 제작진 논의 단계에서 만장일치로 '픽'됐다는 후문. 그에 대한 믿음을 시청자들 앞에서 보답한 셈이 됐다.

윤지온이 출연했던 '멜로가 체질'은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과 연애, 그리고 일상을 이병헌 감독표 '수다 블록버스터'로 담아낸 작품이다. 시작부터 종영까지 1%대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을 유지했으나 결코 화제성이 떨어지지 않았던 작품으로, 천우희와 전여빈, 한지은을 포함해 안재홍, 공명 등의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윤지온도 '갖고 싶은 남동생' 효봉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윤지온이 연기한 효봉은 다정다감한 성격의 프로듀서로, '누나들'의 연애 관련 고민을 잘 들어주고 여자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잘 녹아드는 훈훈한 남동생이며 누나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인물. 여기에 성소수자라는 설정이 더해지며 깊은 공감을 얻어냈다.

윤지온은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멜로가 체질'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지온은 '멜로가 체질'을 마무리하며 '시원섭섭' 중 '섭섭'한 마음만 들었다고 했다. 뒤늦게 합류한 탓에 5주 안에 모든 촬영을 마무리 해야 해 아쉬움이 남았다는 것. 윤지온은 "시원하지 않고 섭섭했다.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는 배우는 사실 없지 않을까. 저는 더 상황이 그랬다. 후반부에 들어갔기 때문에, 제가 조금 더 여유롭게 할 수 있는 여건이나 심리적인 상태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몰입도가 중요했던 현장이기 때문에 배우들이나 스태프들이나 유대가 쌓여야 할 수 있는데, 그러기엔 상황적으로 빠듯하게 진행된 것이 있어서 그 부분들이 방송을 볼 때 아쉽게 느껴졌다"며 울컥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시작도 갑작스러웠는데, 마무리도 갑작스러운 것 같아서 촬영이 끝나고 집에 가서 울었다. 집에 갔는데 주마등처럼 스쳐서 지나가더라. 하나하나 기억이 떠오르니 울컥했고, 7월 마지막주에 촬영에 합류해 5주밖에 촬영을 못해 열기가 아직 안 식은 느낌으로 마무리가 됐다. 장작에 불이 덜 꺼졌는데 그게 남은 느낌이었다"고 그 시기에 느낀 감정을 표현했다.

윤지온은 '멜로가 체질'의 구원투수이자 '만장일치'로 선택받은 소중한 배우였다. 윤지온은 "미팅 때 감독님을 만나서 결정이 되고 촬영에 들어가게 됐는데, 효봉이가 뮤지션이라는 사실을 제가 뒤늦게 알아서 급히 연습해서 기타를 치게 됐다. 제가 듣기로는 감독님이 기타를 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신다고 하셔서 미팅 자리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왜 기타는 들고 계세요. 기타 좀 내려놓고 얘기하시죠'라고 해서 바로 내려놨다. 알고보니 감독님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으시다면서 '영상으로 이미 봤고, 음악팀에게 이 친구는 잘 할 수 있겠다고 얘기했는데, 굳이 기타를 또 봐서 뭐하느냐'고 하시더라. 출연 논의를 위한 미팅이 아니라, 이미 출연 전 사전미팅이었고 사람을 추리는 단계가 아니라 이미 저로 결정하신 단계였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병헌 감독을 실제로 만나기도 전에, 이미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셈이었다.

앞에서 칭찬은 안해도 뒤에서는 칭찬한다는 이병헌 감독의 칭찬도 받아냈다. 그는 "감독님이 앞에서는 표현을 잘 안 하시고 뒤에서 얘기하신다더라. FD나 주변에 이병헌 감독님과 같이 작품을 했던 분들이 저에게 말해줬다. '부담이 많았을 텐데 잘하고 있고 잘했다'고 해주셨다는데, 저에게 직접 해주시는 것보다 그 말을 다른 사람을 통해 들으니 더 와 닿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저에 대한 칭찬을 하고 다니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멜로가 체질'은 방송 내내 출연진들의 칭찬으로 가득했다. 여기에 효봉 역을 맡았던 윤지온에 대한 칭찬들도 빠질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윤지온은 "쑥스러워서 보지도 못했다"고 했지만, 입은 이미 귀에 걸려있었다. 그는 "제가 일부러 피하지는 않아도 쑥스러워서 못 보기는 한다. 부끄러워하는 편이다. 저에게 호평을 써주시더라도, '친구들이 쓰지 않았나' 싶고, 저는 스스로 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좋게 봐주시니 감사하기도 하지만 저는 어쨌든 저에게 채찍질을 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배우 윤지온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10.07/

경기대학교 선배인 천우희부터 이미 절친한 사이였던 한지은, 그리고 처음 만난 전여빈까지. 모두 윤지온을 돌봐준 고마운 '누나들'이다. 현장에서도 효봉이 같았다는 그는 누나들의 챙김 덕에 현장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윤지온은 "미팅 후부터 잠을 잘 못 잤다. 누나들이랑 친해지기도 해야 하고 연기도 해야 하고, 기타도 쳐야 하고, 노래도 녹음을 해야 하다 보니 대본은 대본대로 보고 음악은 음악대로 챙겨야 해서 촬영 준비에 매진했다. 모두가 다 자신의 고충이 있는데, 제가 거기에 피해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을 해서 잠을 매일 설쳤다. 하루에 두 시간 자고 촬영장에 갔고, 나중에는 정상궤도로 돌아가며 부어있던 얼굴도 정리가 됐다. 주변에서는 '카메라 마사지 받은 것이냐'고 하시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 부담감을 해결해준 이들이 바로 '누나들'이다. 윤지온은 "누나들이 많이 챙겨줬다. (한)지은 누나는 처음에 저를 데리고 다니면서 인사를 시켜줬고, 우희 누나도 제가 처음에 '선배님 안녕하십니까'라고 하니, 말 편히 하라고 배려해줬다. 학교에서 만난 선후배였기 때문에 제가 어려워할 것을 걱정했던 것 같다. 말을 놓지 못하고 편히 못할까봐. 그래서 우희 누나도 저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해줬다. 여빈 누나도 바로 저를 동생 효봉이로 대해줬고 '대사 맞춰볼까' 하면서 주도해줬다. 제가 다 업혀간 것 같다"며 누나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배우 윤지온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10.07/
윤지온은 효봉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표현이 서툴지만 말을 예쁘게 하려고 노력하는 친구고, 힘든 일이 있어도 티 안 내고 혼자 끙끙거리고, 그래서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방송을 보는 시청자로서는 마음이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숙한 태도를 보일 때는 많이 배웠다. 저와는 표현이 서툴다는 점이 닮은 것 같다. 효봉이도 저도 겉으로는 강해보이지만 속으로는 여리고 상처도 많이 받는다. 사실 인간관계가 제일 힘든데 그 속에서 상처를 많이 받는 편이다. 기대하면 안되는데 막연하게 이 사람에게 괜히 기대하고 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괜히 상처를 받고 그랬다"고 말하며 효봉에게 특히 공감했다.

'멜로가 체질'은 윤지온에게 위로가 되어준 작품이자 자신감을 준 작품이다. 윤지온은 "드라마를 보면서 저도 위로를 받았고, 힐링을 했다. 극중 여자 주인공들과 현재의 저는 같은 서른, 동갑이다 보니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되게 많이 미소를 지은 것 같다. 물론 박장대소도 하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런 것들을 다 떠나서 친구들과의 관계나 그 친구들이 서른을 대하는 태도를 보며 많은 위로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지온은 '멜로가 체질'로 주목을 받은 뒤 현재는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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