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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칸-현장] "봉테일의 진화!"…'기생충' 송강호→최우식, 봉준호 향한 찬가 (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5-2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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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기생충'은 예술가 봉준호의 진화다!"

22일 오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인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 참석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희비극으로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가세했고 봉준호 감독의 '마더'(09) 이후 10년 만의 한국 컴백, '옥자'(17) 이후 2년 만에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이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지난 2006년 열린 제59회 칸영화제에 '괴물'로 감독주간에 초청, 2008년 열린 제61회 칸영화제에 '도쿄!'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 2009년 열린 제62회 칸영화제에 '마더'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 2017년 열린 제70회 칸영화제에 '옥자'로 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등 칸영화제와 꾸준히 인연을 맺은 명실상부 칸이 사랑하는 한국 감독으로, 지난 21일 전 세계 최초 공개된 '기생충'으로 폭발적인 호평을 얻으며 칸영화제 유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은 '장르가 곧 봉준호다'라는 평에 대해 "언제나 나 자신이 장르 영화 감독이라 생각한다. 장르 영화를 만드는데 장르 규칙을 잘 따르지 않는 이상한 장르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다. 이번에 편안한 마음으로 작업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한 배우들 덕분이다. 기이하고 변태적인 이야기도 여기 모인 배우들의 격조있는 연기 덕분에 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기생충' 속 셀프 오마주를 한 것에 대해 "셀프 오마주를 한 지는 모르겠다. 처음 작업하지만 좋아하는 배우들과 촬영하다보니 자연스레 내 방식과 평소의 스타일이 나온 것 같다"며 "한국 장르영화의 발전이 2000년대부터 시작했다. 우리는 헐리우드 방식의 장르 방식을 고스란히 따르지 않았다는 것에 특별한 의미가 잇는 것 같다. 한국적인 장르로 발전을 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전원백수 기택네의 반지하 집을 언급하며 "한국에서만 보이는 반지하가 있다. 한국만의 독특한 뉘앙스를 가진 곳이다. 지상이라 믿고 싶은 지하다. 햇살이 들지만 눅눅하고 곰팡이가 핀다. 자칫 잘못하다간 지하로 꺼지는 느낌이 있다. 묘한 반지하만의 뉘앙스가 있는데 여러 서구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 영화만의 지점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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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에서 전원백수 가족의 가장 기택을 연기한 송강호는 "이 작품이 하고자하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우리의 삶과 사람이라는 게 희노애락이 준비된 게 아니지 않나? 희극과 비극이 공존하는게 우리네 인생이다. 그런걸 구분지어 연기하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해고 자연스럽게 연기했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봉준호 감독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항상 작가로서의 사회를 바라보는 깊은 통찰력이 있는데 그걸 매 작품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만든 것 같다. 그런 모습이 지금의 '기생충'의 영화를 통해 예술가 봉준호의 진화를 보여준 것 같다. 개인적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기생충'은 그런 의미에서 대표적인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가 정교함이다. 다들 '봉테일'이라고 하지 않나? 본인은 싫어하는 수식어지만"이라며 "배우가 시공간을 메꿔야 한다는 강박증이 없어진다. 봉준호의 세계에 모든 것이 계산됐고 정교하게 구축되어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배우 입장에서는 편하게 임할 수 있다. 필요 이상의 안 좋은 연기를 할 필요 없고 딱 좋은 연기만 할 수 있게 현장을 만들어줬다. 무엇보다 밥 때를 너무 정교하게 잘 지켜준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들이 굉장히 행복한 환경해서 임할 수 있었다"고 재치있는 너스레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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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기업의 CEO 박사장 역을 맡은 이선균은 "봉준호의 아름다운 패키지 여행을 다녀온 것 같다. 너무 쉽게 안내를 해주고 가이드를 통해 너무 행복했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현장이라는 생각에 긴장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몇 회가 안 지나 동네 형처럼 편하게 대해줬다.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행복했던 현장이다"고 곱씹었다.

박사장네 순진하고 심플한 사모님 연교 역을 맡은 조여정은 "가장 실제에 가까운 순간들을 봉준호 감독이 찾아갔다. 현장에서도 그런 재미가 있었다. 이 영화 안에 모든 캐릭터가 다 있더라. 봉준호 감독은 때론 기태가 됐다가 연교가 되기도 한다. 배우들은 작품 속에서 아주 진짜같은 순간들을 표현하는게 평생의 숙제다. 그게 막연할 때가 많은데 현장에서 봉준호 감독은 배우와 함께 찾아갔다. 그런 과정이 놀랍고 아주 멋었었다"고 감탄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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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백수 기택네의 장남 기우 역을 맡은 최우식은 "영화에서 움직임이 많은 신이 있었는데 다른 현장에서 해보지 못한 디테일한 동선의 연기가 필요했다. 같이 함께한다는 것만으로 즐거웠다. 봉준호 감독이 동선을 알려주는 방식이 다른 감독보다 더 디테일했다. 도전하는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현장이었다"고 답했다.

기택의 딸이자 기우의 동생 기정 역을 맡은 박소담은 "내 연기를 가지고 현장에서 확신을 가지고 연기하기 쉽지 않은데 봉준호 감독은 내게 확신을 줬다. 내가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자신감이 있었다. 그부분에 있어서 감사했다. 내가 현장에서 이 정도로 즐길 수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재미있게 촬영했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기택의 아내이자 기우·기정 남매의 엄마 충숙 역을 맡은 장혜진은 "봉준호 감독이 원하는대로 자판기 연기를 하고 싶었다. 역시 봉준호는 봉준호였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올해 칸영화제는 1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칸에서 열리며 개막작으로 짐 자무쉬 감독의 '더 데드 돈트 다이'가, 마지막 상영작(올해부터 폐막작 대신 마지막 상영작으로 표기)은 올리비에르 나카체·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더 스페셜스'가 선정됐다. 한국영화 진출작으로는 경쟁 부문에 '기생충',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 부문)에 '악인전', 시네파운데이션(학생 경쟁) 부문에 '령희'(연제광 감독), 감독주간에 단편 애니메이션 '움직임의 사전'(정다희 감독) 등이 칸영화제를 통해 소개된다.

칸(프랑스)=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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