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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왜그래 풍상씨'를 마친 배우 신동미(43)를 만났다.
신동미는 "팀 분위기도 좋고, 다들 저희 모두 다 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저희 팀에 모난 사람이 없어서 팀 분위기가 이렇게 좋은 것이 거의 10년 만인 것 같다. 고성도 한 번 오간적이 없고 너무 열심히 한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유준상 선배님이 그렇게 만들어주더라. 시청률이 잘 나와줘서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이어 신동미는 초반 캐릭터가 '답답했다'는 지적에 대해 "헌신의 아이콘으로 나왔다. 그럴 수 있다. 초반 식당 이모님이 뛰어나오셔서 저한테 '이혼해!'하더라. 이모님 진정시킨적도 있다. 그게 분실이는 그런 여자인 거 같다. 혼자 살 수 없는 거 같고 풍상이와 가족이 짐일 수 있지만 짐 때문에 살아가는 여자인 거 같다"며 "처음에 제 이름이 간분실이라 가족들이 이렇게 사건 사고를 다 쳐서 제가 간이 배 밖으로 나와서 그런가 했다. 근데 진행이 되면서 '혹시 내가?'하는 생각을 가졌다가 지금은 확실히 알았다. 남편의 분실된 간을 찾아주는 여자였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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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신동미는 공감대를 쌓은 방법에 대해 "제 스스로 분실이를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작가님께 도움을 받았고, 준상 오빠랑 많은 대화를 나눴던 게 저희 부부가 진짜 부부처럼 보인다는 얘기를 듣게끔 해준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었던 거 같다. 제가 놓친 부분을 진형욱 감독님이 많이 잡아주셨다. 그분들 없었으면 큰일날뻔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분실이가 만들어졌다. 준상 선배랑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다. '추운데 무슨 저런 얘기를 하나' 생각했다는데 그런 것들이 다 쌓여서 관계를 만들어주는 거 같다. 그 신은 어땠는지, 그 신은 어떤 게 좋았다는 얘기들인데 촬영 끝나고 나면 늘 그런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게 참 많은 도움이 됐다. 장난으로 오빠랑 제가 네 작품을 했고 이 작품이 다섯 작품이었다. 앞의 두 작품은 부딪히는 신이 있는데 두 작품은 부딪히는 신이 없었다. 그중에 '꿈보다 해몽'이란 작품에서도 끝나고 30분을 얘기를 했다. 그게 재밌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오빠가 '그 작품을 했던 것이 이 작품을 하려고 한 게 아닌가 싶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신동미는 특히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유준상'이 들어있었다고. 그는 "처음엔 못하겠다 했는데 주인공이 준상 오빠라고 해서 '그래?'하면서 바로 하고 싶어졌다. 오빠가 주는 신뢰감이 있고, 저에게도 그런 사람인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준상과 여섯 번째 작품을 함께 하고 싶지는 않다며 "당분간은 좀 쉬고 나중에 좋은 작품으로 만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동미가 생각하는 문영남 작가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내가 하는 대사에서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하면서도 '어떻게 이런 대사를!'하는 지점들이 많아서 역시 문영남 선생님 것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밋빛 인생'을 너무 재밌게 봐서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상황에서 주는 힘도 있지만 대사에서 주는 힘이 어마어마한 거 같다. 대사하면서 울컥하는 힘이 있었는데 대사에서 힘을 받지 않으면 쉽지 않았다. 대사에서 받는 힘이 너무 진정성이 있고 가슴에 꽂히는 대사들이 많았다.
이어 신동미는 진형욱 감독에 대해 "감독님이 저를 왜 고르셨느냐 물으셨더니 '네가 딱이야. 네가 좋았어'라고 하셨다. 저는 저를 격려하려 하신 말씀인 줄 알았는데 '그래 동미야, 난 네가 할 줄 알았다니까. 네 자신을 믿어'라고 해주셔서 너무 좋았다. 그 말이 엄청나게 도움이 됐다. 제가 안 해본 부분이라 제가 저를 못 믿었는데 그걸 다들 알아주신 거다"고 말했다. 신동미는 또 "저는 제가 이렇게 잘 울 줄 몰랐다. 제가 그동안 학력이 좀 있고 가방끈이 길고, 부자인 역할을 많이 했는데 그런 게 아니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입견과 편견을 갖지 말자고 생각했다. 나를 많이 가뒀던 거 같다. 그런 편견과 선입견이 아주 조금은 깨진 거 같다. 제가 해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 큰 산을 넘은 거 같다. 그리고 그 산을 넘은 것이 너무 좋다. 제 스스로에게 친찬하고 싶다. 현장에서 맨날 '어떡해'가 버릇이었다. '감독님, 오빠 저 괜찮아요'를 매번 확인했다. 덜 표현이 됐을까봐 걱정했다. 제가 목소리도 되게 현실감이 있는데 허스키 보이스에 보이스에 가까워서 안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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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미에게 '왜그래 풍상씨'는 '전환점'이다. 그는 "제가 뭔가를 대함에 있어서 선입견 같은 지점을 바꿔준 것이 있고, 연기의 산을 넘게 해준 것도 있고, 최고가 되려면 최선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려줬고 이 작품에 정말 최선을 다했다"며 "제가 사실 대본을 잘 외우고 판단이 빠른 편인데 이 대본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본 거 같다. 수도 없이 읽었다. 대본이 많이 찢어져있을 정도로. 항상 대본과 함께 잤다. 대본을 읽어서 녹음하고 듣고, 녹음하고 듣고 하며 연습했다. 그리고 정말 너무 치열하게 한 거 같다.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한 적 있나, 이렇게까지 두려움에 떨면서 절실하게 한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발을 딛고 올라서려고 하는 거 같다. 이번엔 상황이 그래서 너무 운이 좋게 최선을 다할 수 있던 거 같다"고 회상했다.
20년 가까이 연기한 배우지만, 이 정도로 대본을 열심히 볼 수 밖에 없던 작품은 처음이었다. 신동미는 "이렇게 역할이 큰 작품을 처음 맡은 거다. 주로 주인공에게 어택을 주는 역할을 했지, 저의 감정으로 팔로우 할 수 있는 작품은 처음이었던 거다. 20회를 끌고 가야 하니 더 절실할 수 밖에 없던 작품이다"고 작품으로 인한 감정을 언급했다.
결말은 '만족'이다. 신동미는 "쌍둥이가 화해한 지점이 너무 좋았다. 와해됐던 것이 다시 합쳐지는 느낌이라 좋았고 의미가 있는 거 같았다. 큰고모 작은고모 정말 고맙다. 진심이다"고 말했다. 또 신동미는 "저에게 쏟아지는 사랑과 애정이 감사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래도 되나' 생각이 든다. 제가 최선을 다하고 절실하게 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을 해주시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다음 작품에서 시련들을 이겨내서 앞으로 조금씩 발전해나가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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