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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류승룡 "'좀비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 공감"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1-31 11:57


사진=넷플릭스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킹덤'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류승룡을 만났다.

류승룡은 영화 '아는 여자'(2004, 장진 감독)을 시작으로 스크린에 데뷔해 15년차가 된 베테랑 배우다. SBS '바람의 화원'(2008), KBS2 '아이리스'(2009), MBC '개인의 취향'(2010)에 출연했으며 영화 '최종병기 활'(2011, 김한민 감독),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민규동 감독),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주창민), '7번방의 선물'(2013, 이환경), '명량'(2014, 김한민 감독), '도리화가'(2015, 이종필 감독)에 출연했다.

최근 개봉한 '극한직업'(2019, 이병헌 감독)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김은희 극본, 김성훈 연출)을 통해 극과극의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고 있다.

류승룡이 연기한 조학주는 일인지하 만인지상 영의정이자 혜원 조씨의 수장이다. 여기에 왕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조선의 실질적인 지배자로 병상에 누운 왕의 생사를 감춘 채 왕세자 이창(주지훈)과 대립하는 권력자다. 류승룡은 '킹덤'을 통해 묵직한 악역의 모습을 보여주며 화제를 불러오고 있다.

조학주는 흔한 악역은 아니다. 류승룡이 그렇게 만들어냈기 때문. 류승룡은 "작가님,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잘못된 신념으로 인해서 그것들이 권력을 가진자가 점점 변하는 모습. 광해 때 허균이 그런 왕을 꿈꿨는데 그렇게 되지않고 점점 폭군과 잘못된 치정으로 인해 망해가는 나라를 보면서 자기가 잘못된 방향으로 세우려고 하니까 점점 자기 늪에 빠지는 거다. 그래서 그냥 막 피치를 올리거나 무섭게 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 신념 자체가 무서운 사람이다. 그래서 거대한 괴물로 변하는 모습이다. 권력으로 어떤 것도, 무엇이든 다 무마시킬 수 있고 말을 못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류승룡은 그럼, 어디에 가장 큰 허기를 느낄까. 그는 "공복이다. 지금 아침을 못 먹고 왔다"고 농담을 한 후 "계속 그런 것 같다. 보시는 분들이 '주'니까, 그분들이 어떤 것이 공감하고 어떤 것을 보고싶어 하시는지, 이런 것들에 대한 탐구, 그리고 그런 작품을 만나게 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고 창작자들은 그런 고민이 다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조학주를 연기한 류승룡은 "조학주는 우리나라 특유의 당쟁이 있지 않나, 그것들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힘으로 그것들을 다 통일해서 권력으로, 자기가 원하는 바 대로 응집을 하려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킹덤'을 찍은 류승룡이지만, 출연을 해도 보는 것은 무서워한다는 반응. 그는 "'미스트' 같은 영화가 엄청 무섭다. 보고 나면 한동안 찝찝하고 되게 오래 간다. 근데 그 영화도 인간 군상에 대한 무서움을 얘기했는데 '킹덤'이 딱 그 지점에 맞닿은 거 같다. 그래서 진짜 그냥 영혼 없는, 신체만 살아 있는 괴물 같은 모습이 아니라 그들에게도 캐릭터를 부여했고, 그들에 대한 이해가 있기 때문에 차별화가 돼 있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어 류승룡은 "좀비들을 보면 서로를 뜯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런 계급과 여러가지를 통해 서로를 무는 것들이 무섭다. 딸도 권력을 위해 이용하는 매정한 아빠의 모습"이라며 "저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해외여행가들도 그렇고 다들 그런 생각을 하지 않나. 길에서 사람을 만났을 때가 더 무섭다고 하더라. 협심증이 있나 보다. 깜짝깜짝 놀란다.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은데 놀라더라"고 밝혔다.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로 지난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6편이 동시 공개됐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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