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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흥행보다 중요한 행복"…류준열이 지치지 않는 이유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1-25 14:37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늘 새로운 작품과 캐릭터, 그리고 연기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하는 류준열. 류준열은 지치지 않는다.

통제불능 스피드광 사업가를 쫓는 뺑소니 전담반 뺑반의 고군분투 활약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 '뺑반'(한준희 감독, 호두앤유픽쳐스·쇼박스 제작). 극중 매뉴얼이 아닌 본능으로 뺑소니범을 잡는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순경 서민재 역을 맡은 류준열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 신드롬을 일으켰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천만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지난 해 520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사랑을 받은 영화 '독전'(이해영 감독) 등 또래 배우들 사이에서 가장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류준열. 그는 흥행 뿐 아니라 매 작품 마다 매번 새로운 캐릭터와 연기를 선보이며 충무로의 미래를 책임질 배우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런 그가 영화 '뺑반'에서는 또 다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서민재 순경은 덥수룩한 머리에 안경, 오래된 폴더 폰을 이용하는 등 겉보기엔 어수룩해 보이지만 차에 있어서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천부적인 감각과 지식을 지닌 인물. 류준열은 만화적으로 보일 수 있는 천재와 너드, 그 중간쯤 있는 민재라는 인물의 매력을 가장 사실적이면서도 흥미롭게 담아내며 극중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큰 감정의 낙차를 설득력 있게 연기하면서도 과잉되어 보이지 않는 노련한 완급 조절은 물론 극중 카체이싱 연기까지 직접 소화하며 관객의 마음을 뺐는다.
영화 '뺑반' 스틸
이날 류준열은 '뺑반'을 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가장 먼저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작품을 시작할 때는 시나리오, 그리고 그리고 그 감독님의 전작을 재미있게 봤지 여부를 중요하다. 감독님의 전작 '차이나타운'이 굉장히 좋았고, 또 실제로 감독님을 만나 미팅을 가져보니 감독님이 하고자하는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극중 너드와 천재 그 중간에 있는 민재라는 캐릭터에 대해 그는 "무겁고 진지하지 않은 캐릭터로 표현하려고 했다. 민재라는 인물도 인간 류준열에서 시작했는데 저 또한 진지하다기 보다는 장난기도 있고 좀 밝은 편이다. 민재 역시 캐주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며 "초반에는 관객들이 이 친구가 어떤 친구인지를 모르길 바랬다. 너무 감정적으로 뭔가 보이거나 티가 나게 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민재 만큼이나 최근 무거운 느낌을 내려놓은 듯 보이는 배우 류준열. 그는 계기가 있었냐는 질문에 "쿠바 여행을 통해 얻은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쿠바 여행을 다녀왔다. JTBC '트래블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제가 평소에도 아주 추운 곳부터 아주 더운것까지 정말 많은 곳에 아주 많은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에 대한 감정이 무뎌질때쯤 쿠바를 다녀왔는데 굉장히 신했하다. 기본적으로 그쪽 국민들은 흥이 나있더라. 전 세계 사람들은 쿠바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말이 있는 만큼 칵테일, 노래 등 많은 것들이 쿠바에서 처음 생겨났다고 하더라. 쿠바에서 그런 밝음을 많이 배우고 그 영향이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류준열은 '뺑반'에서 대립각을 세우는 조정석에 대해 "조정석 선배는 정말 연기를 함께 하면서 '천상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그는 "일단 에너지가 다르다. 촬영하기 전부터 드라마도 한 편 끝내고 또 그 사이에 뮤지컬도 한 편을 끝내고 오시더라"며 "주변에서 저도 '소준열'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정석이 형은 정말 일을 즐기는게 느껴진다. 연기 할 때 어떻게 해야 제가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는지 까지 계산하신다. 제 연기까지 생각해주시는 배려에 정말 감동했다. 정말 웬만한 경력으로 할 수 없는 고급 스킬의 연기를 하시더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중 가장 많은 연기 호흡을 맞추는 공효진과의 잊을 수 없는 첫 만남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뺑반'에 앞서 두 사람은 KBS 드라마 '프로듀사'를 통해 만난 바 있다. "효진 선배님과의 만남은 말그대로 드라마틱 했다. 데뷔하기 전부터 '좋아하는 배우가 누구야'라고 누가 물으면 항상 '공효진 선배님'이라고 했었다"고 입을 뗐다. 이어 그는 "'뺑반' 전 드라마를 통해 만났을 때도 참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저런 연기를 할 수 있구나, 정말 저런 연기도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를 공부만하던 연극영화과 학생이 정말 환상적인 연기를 눈앞에서 경험하는 것처럼 환상적이었다. 제가 선배님깨 좋아하는 마음을 많이 표현했는데, 그 마음이 좋은 케미로 표현됐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극중 고난도의 카체이싱 연기까지 직접 소화한 류준열은 "실제로도 운전을 잘하냐"는 질문에 대해 "잘한다기 보다는 즐긴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을 잘한다고 생각하게 되면 위험해지는 거라 생각한다. 잘한다기 보다는 좋아한다. 원래 운전 자체를 즐기고 누구를 데려다 주고 픽업하는 걸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에 "누굴 그렇게 픽업해 준거냐"는 취재진의 농담에 "여동생"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제가 여동생 운전도 직접 가르쳐줬는데 운전할 때는 항상 조심하는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연인과는 잘 만나고 있냐"는 질문에 쑥스럽게 웃으면서도 "잘 만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류준열은 작품과 연기에 임하는 남다른 마음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사실 요즘에 촬영을 하고 시간을 보내면서 가장 많이 듣는 생각은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이다. 좀 추상적일 수 있는 말일 수 있지만, 단순히 결과나 흥행, 물질적인 것을 떠나 일을 하는 그 순간에 함께 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면 행복하더라"고 입을 연 그는 "'뺑반'을 하면서 감동적이었던 순간이 있다. 영화를 끝내고 감독님이 저에게 '고마워'라고 말씀을 건네주시더라. '나에게 이런 시간을 줘서 고맙다'고 말하셨던 순간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배우들의 청춘이나 황금같은 시간을 본인의 작품을 위해 시간을 써줬다며 고맙다고 생각하시더라. 저희는 오히려 그 반대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좋은 영화에 캐스팅 해주셔서 감사하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시니까 정말 행복하더라"고 말했다.


또한 류준열은 "사실 제가 어렸을 때 눈칫밥을 먹고 커서 그런지 현장에서도 배려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 배려는 사실 제가 힘든 것도 그걸로 인해 내가 피해본다는 생각도 안하고 아니고 당연한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린 시절 눈칫밥을 많이 먹고 컸냐는 말의 의미가 뭐냐"는 질문에 "사실 어릴 때부터 눈칫밥을 많이 먹고 컸다. 어린 시절 집안의 분위기가 넉넉지 않았다. 밝은 가정이긴 했지만 넉넉지 않은 집안 분위기에서 오는 눈칫밥이 있었다"며 "아버지가 말씀해주신 가훈이 '분수 대로 살자' 였다. 있는 만큼 쓰고 절약하고 쓰자는 말씀이었다. 어렸을 때는 어린 마음에 그말이 되게 바보 같았다. 욕심이 크게 없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답했다.

'소준열'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만큼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류준열은 이미지 소비에 대한 부담감은 없냐는 질문에 "그걸 부담을 느낄 정도의 스케줄이 아니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사실 올해 '뺑반'에 이어 '전투'(원신연 감독)와 '돈'(박누리 감독)도 나오지만, 모두 다른 매력의 작품이다. 저 또한 새로운 재미를 느끼면서 찍은 작품이라 관객분들도 그렇게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 만큼이나 강력한 팬덤을 가지고 있는 배우로 유명하기도 한 류준열. 그는 '충성도 높은 팬덤을 가진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쑥스럽게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어제 무대인사를 하면서도 느꼈는데, 참 뭉클하더라. 객석이 꽉 찬 것은 둘째 치고 팬분들의 표정이 정말 저를 진심으로 기다리고 기대하신 표정이었다. 저의 새로운 작품이 나오고 즐길 것들이 꾸준히 나와서 더 그런 힘을 받으시는 것 같다"며 "그리고 팬이랑 배우는 비슷한 사람 끼리 만나는 것 같다. 저도 하나를 좋아하면 쉽게 바뀌지 않는다. 뭘 하나 써도 오래 쓰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뺑반'은 공효진, 류준열, 조정석, 염정아, 전혜진, 키(샤이니)가 가세했고 '차이나타운'(2014)을 연출한 한준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월 30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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