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2019 LCK, 변화에 대한 기대감은?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9-01-13 18:24



지난해 10월 LoL파크 내 LoL아레나에서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4강 예선전이 펼쳐지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지난 11일 LoL파크에서 열린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 미디어데이에서 구기향 라이엇게임즈 홍보 총괄, 오상헌 e스포츠 총괄, 이민호 방송 총괄,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사무총장이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오는 16일 개막하는 '2019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은 여러가지 면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무엇보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개발과 서비스를 맡고 있는 라이엇게임즈가 처음으로 직접 진행하는 LCK인데다, 직접 구축한 e스포츠 전용경기장인 LoL파크 내 LoL아레나에서 오픈 부스 형태로 열리고 주로 인터넷으로만 중계가 되는 등 기대감과 우려감도 교차하고 있다. 또 공동 주최자인 한국e스포츠협회가 LCK 처음으로 공식 심판을 파견, 판정에 대한 시비를 줄이기 위해 나서는 등 여러가지 변화가 있다. 이번 LCK의 메인 스폰서로 우리은행이 참여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2000년대 중후반 '스타크래프트'의 전성기 시절, 신한은행이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이래 상당히 보수적인 조직으로 여겨지는 금융권에서 다시 e스포츠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이다. LCK 스프링 시즌 개막을 앞두고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 위치한 LoL파크에서 박준규 한국대표, 오상헌 e스포츠 사업총괄, 이민호 e스포츠 방송총괄,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LCK의 진행과 운영 방안에 대해 설명하는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맞춤형 경기장과 연출

라이엇게임즈는 지난해 한국 4개 도시에서 열린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의 24강 예선전을 LoL아레나에서 치렀지만, LCK를 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말 그대로 LoL에 특화된 경기장이기에 경기 진행에 걸맞는 연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CK는 그동안 OGN과 SPOTV게임즈가 자사의 경기장 겸 스튜디오로 쓰고 있는 OGN e스타디움과 넥슨아레나에서 치러졌다. 이 가운데 OGN e스타디움은 800석에 이르는 e스포츠 전용경기장으로 잘 갖춰져 있지만, LoL을 비롯해 다른 e스포츠 종목들이 한꺼번에 열리기에 범용성이 훨씬 컸다.

공중파에서 스포츠 PD로 활동하기도 했던 이민호 방송총괄은 "LCK의 역사를 발전적으로 계승하면서 동시에 스포츠적인 연출을 시도할 생각이다. IP를 보유한 개발사라는 특징을 살려 게임과 방송, 중계현장이 통합된 종합적인 연출을 지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예를 들자면 LoL 경기에서 바론 사냥 등 주요 오브젝트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래픽과 조명, 음향 등이 통합적으로 제어되면서 현장 관람객들을 위한 몰입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LoL아레나에는 로보틱캠과 무인 카메라를 포함해 총 30대의 카메라가 운용될 예정이다.

또 경기장 내 코치 박스가 마련돼 각 팀 코칭스태프의 실시간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며, 기존 스포츠 경기장의 공동 취재구역인 믹스트존도 마련되고 중계 화면을 통해 롤드컵 수준의 수치 및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등 본격 스포츠적 요소들도 반영된다고 라이엇게임즈는 강조했다.

경기 후 분석 데스크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게임 해설가 '빛돌' 하광석을 비롯해 '매드라이프' 홍민기와 '캡틴잭' 강형우 등 전직 LoL 프로게이머가 참여하며 실제 LoL을 즐기기도 하는 김민아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는다. 이민호 총괄은 "4K 방송도 기술적으로 완비된 상태이다. 분석 프로그램과 함께 앞으로도 다양한 부가 콘텐츠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함을 지향

올해 LCK부터는 한국e스포츠협회와 라이엇게임즈가 공동 심판위원회를 구성, 프로세스를 일원화시킨 심판 판정을 진행한다.

기존에는 각 방송사별 경기에서 부스에 배치된 인력이 있었지만, 진행 요원 정도의 역할만 담당할뿐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빠른 대처가 힘든 경우가 많았다. 공정성을 제고시키기 위해 협회는 6명의 심판을 선발, 다양한 이론 교육과 현장실습을 통해 LCK 공식 심판으로 활동하게 된다. 예전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로 치른 스타리그와 프로리그 등에선 협회의 공인 심판이 경기를 관장했지만, LCK에선 이뤄지지 못했는데 올해부터 이 제도가 다시 시행되는 것이다.

심판들은 선수 엔트리와 경기 부스, PC 점검 및 세팅, 클라이언트 관리 등 경기 전 역할뿐 아니라 경기 판정과 돌발 상황에 대한 판단, 그리고 경기 결과 보고 및 데이터 수집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협회는 지난해 말 열린 LoL KeSPA컵을 통해 이들 인력들을 시험 운영했는데, 스프링 시즌부터 본격 가동하게 된다.

기대와 우려

LoL이 롤드컵부터 시작해 기존 스포츠 종목과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기에, 마치 축구가 축구 전용경기장에서 좀 더 생생한 연출과 관람이 가능하듯 이번 LCK부터 스포츠적인 요소가 더욱 흥미를 줄 가능성은 높다.

다만 현장 관람객보다는 시청자수가 훨씬 많기에 중계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현재까지 확정된 곳은 SBS 아프리카 TV 채널 및 네이버, 아프리카TV, 페이스북 게이밍 등 온라인 플랫폼이 대부분이다. 기존에 대회를 개최하고 중계했던 케이블TV인 OGN과 SPOTV게임즈는 계약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방송 여부가 불확정적이다. 물론 e스포츠의 중계의 대세가 온라인과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통적으로 e스포츠를 만들고 키워온 케이블TV 시청에 대한 팬들의 충성도는 상당하기에 이번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또 라이엇게임즈 방송 스태프가 지난해 롤드컵부터 본격 경기 중계에 참가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e스포츠 콘텐츠를 만들어온 기존 플레이어들에 비해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높아진 팬들의 관람 수준을 맞춰나갈 수 있을지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LoL파크의 경우 LoL아레나를 비롯해 일반인들도 즐길 수 있는 PC방과 카페 등이 구비돼 있지만, LoL아레나에선 1년에 LCK만 120여일 진행될뿐 다른 경기가 진행될 예정이 없어, 한 해 수십억원에 가까운 운영 비용 충당은 라이엇게임즈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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