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큰 의미부여"…'액션 여제' 이시영, 대역없이 '언니'에 뛰어든 이유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無대역, 無CG, 리얼액션', 여배우를 원톱으로 내세운 액션 영화 '언니'가 완성될 수 있었던 이유의 중심에는 이시영이 있다.

사라진 동생의 흔적을 찾아갈수록 점점 폭발하는 전직 경호원, 언니의 복수를 그린 새로운 분노 액션 영화 '언니'(임경택 감독, 필름에이픽쳐스 제작). 주인공 인애 역의 이시영이 21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액션부터 로맨스까지 장르 불문 활발한 연기 활동은 물론, 복싱 국가대표와 예능까지 접수한 만능 엔터테이너 이시영. 지난해 방송된 MBC 드라마 '파수꾼'을 통해 뛰어난 액션 연기를 선보였던 그가 영화 '언니'로 액션 연기에 대한 열망을 200% 분출하며 '액션 여제'임을 입증했다.

극중 이시영이 연기한 인애는 특공 무술까지 가능한 실력파 경호원. 그러나 임무수행 중 과잉 경호 논란에 휘말리며 교도소에 수감되고 출소 후 동생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꿈꾼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동생이 사라지고 학교, 경찰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자 직접 동생을 찾아 나서고, 동생의 흔적이 가까워질수록 몰랐던 비밀을 알게 되고 마침내 분노가 폭발한다. 이시영은 복싱 액션부터 카체이싱, 도구를 이용한 액션까지 대역없이 실제로 소화하며 인애의 강인함을 완벽히 표현한다.

영화 '언니' 스틸컬

이날 이시영은 "영화는 주어진 현실적인 환경 안에서 좋은 결과로 나온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결과물로 보고 나서는 아쉬운 부분들도 있다. 그동안 관객들의 눈은 높아져 있고, 우리 영화의 결이나 액션이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저희는 다른 부분을 부각해서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제게 큰 의미나 상징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완성된 '언니'를 본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극중 선보인 난이도 높은 액션신에 대해 "처음에 제 입장에서는 멋있는 액션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국내외 멋진 액션을 많이 봐와서 제가 그려본 액션의 그림이 있었다. 빠른 컷 전환이나 화려한 카메라 앵글을 생각했고, 여성이 액션하는데 그런 것들이 도움을 줄 것 같았다. 그런데 감독님이 대역 없이 100% 액션을 소화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하셨다. 화려한 스킬 보다는 풀샷을 통해 사실감 넘치는 액션을 보여주고 싶다고 하셨다. 물론 저는 할 수 있지만, 저보다는 액션을 전문으로 하는 대역이 해야 훨씬 화려하고 완성도가 있어보일 거라 생각해 우려도 컸다. 하지만 생각을 해보면 감독님 말씀처럼 저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더 열심히 연습해서 촬영에 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시영은 가장 힘들었던 액션신을 김원해와의 격투신으로 꼽았다. "보통 액션 영화에서는 배우가 액션을 하기 힘든 장면에서 대역 도움을 주신다, 하지만 저는 제가 못하는 액션은 아예 뺐어야 했다. 목을 감아쳐서 암바를 거는 장면이었는데, 거의 28시간 정도 촬영을 했다. 나중에는 정말 힘이 없어서 아무리 연습을 해도 힘있게 나오지 않더라. 하지만 그날 그 장면을 끝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힘든 촬영에도 '언니'는 자신에게 남다른 작품이었다는 이시영. 그는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액션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 부여가 있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저만의 호흡을 가져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캐릭터가 된다고 생각했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액션 준비 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3개월 정도 준비기간이 있었다"는 이시영은 "지나 카라노라는 배우의 액션을 많이 참고했다. 실제로 격투기 선수이면서 배우이신 분인데, 많이 참고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또한 극중 복싱 동작을 연상시키는 액션신에 대해 "제가 복싱을 했기 때문에 감독님이 먼저 제안하고 저를 설득해 해주셨다. 마지막에 인애가 손에 붕대 감는, 복싱을 연상시키는 장면에 대해서는 제가 다른 의견을 제안했지만 감독님께서 이 장면에 대해 끝까지 힘을 주셨다"며 "영화를 위해 새로 배웠던 건 주짓수이다. 극중 인애가 다른 영화들처럼 살인병기로 나오거나 무기를 장착한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거의 맨몸으로 싸우는게 많았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주짓수를 제안하셨고 3개월 정도로 배웠다"고 설명했다.

이시영은 액션 연기를 위해 체중까지 증량했다고 전했다. "제 나름 대로 살을 많이 찌우긴 했지만 우락부락 덩치가 커보이진 않아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래서 액션 합이나 동작을 신경을 많이 썼다"는 그는 "체중은 4kg 정도 늘렸다. 제가 복싱 실업팀에 있으면서 배웠던 증량 방법이 있다. 일단을 살을 막 찌운다. 52kg에서 56kg까지 체중을 증량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일단 58kg, 60kg까지 살을 찌운다. 일단 살을 찌운 뒤에 근육을 남겨두고 지방만 빼기 시작하는 거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살을 목표보다 더 찌워놓고 최대한 지방만 빼는 운동을 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영화 시작하기전에는 52kg 정도였는데 56kg로 찌웠고 두달 정도 걸렸다. 대역분이 안계시니까 정말 시합때하는 마인드로 근육을 키워야 겠다는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카체이싱 연기까지 직접 소화한 이시영. "준비가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저는 굉장히 재미있었다. 드리프트도 직접했다"며 밝게 웃었다. 그러면서 "운전하는 걸 워낙 좋아했다. 평소에도 배워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배울 기회가 많지 않았다. 액션 감독님이 큰 공터에서 알려주셔서 그때 배웠다"고 설명했다.

복싱 선수 경력, 드라마에서 선보였던 훌륭한 액션 연기 등으로 인해서 이시영의 액션 연기에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는 대중. 그런 기대가 부담스럽진 않냐는 질문에는 "제가 오히려 그 영화를 하기 전에는 왠지 누구보다 잘 해야될 것 같고 부담도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사실 제가 드라마에서는 액션을 했지만 영화에서 액션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 전에 액션영화 제안이 의외로 없었다"며 "액션 영화에 배고픈 상태였는데, 이 영화의 제안이 들어와서 오히려 반가웠다. 그래서 앞으로 좀 더 진화된 액션, 다른 종류의 액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이 영화를 하면서 정말 배운점이 많아서 앞으로 더 응용해서 좋은 액션 연기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격한 액션연기를 선보일 때마다 남편의 걱정이 크지 않냐는 질문에 이시영은 "저희 부모님 빼고는 걱정을 안하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제가 힘들다고 하면 오히려 왜 힘이드냐고 묻더라. 그래서 촬영장에서도 안힘든가보다 하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액션 배우'라는 타이틀을 만족하냐는 질문에는 "저는 만족한다. 사실 제가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 않냐. 저는 계속 뭔가를 시도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만족스럽다"고 웃어보였다.

영화 '언니' 스틸컬

이시영은 영화를 본 이들에게 가장 많은 호불호가 갈리는 극중 의상에 대해 이야기 했다. 거친 액션을 펼치면서도 짧은 원피스와 하이힐을 착용하는 극중 은애. 이시영은 "사실 그 부분은 정말 스태프들도 배우들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서로 싸우기도 많이 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리고 "액션 감독님들도 현실적으로 하이힐과 원피스를 입고 액션을 하는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품이 있는 옷을 입으면 액션 동작이 더 멋있어 보일 수 있다고 하셨다. 사실 액션을 할 때 이렇게 팔다리가 다 드러나는 옷을 입으면 액션이 다 티가 나기 마련이다. 그런 의상으로 인해 단점들을 낱낱이 보여주는 액션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원피스를 고집하는 감독의 의견에 설득됐다는 이시영. 그는 "사실 저는 오프닝 장면에서 하이힐에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해머를 들고 어떤 사람을 내려치는 장면이 가장 좋았다. 이 여자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해지니까"라며 "여자의 다리와 치마와 하이힐이 여자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그림일 수 있지 않나. 여자는 이래야만 하고 예뻐야 하고 그런 모습을 부각시키는 건데, 우리는 그런 상징들을 액션을 통해 극복해 나가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우리가 일단 그런 의상을 최종 결정했기 때문에 끝까지 믿고 지켜나가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시영은 동생으로 함께한 박세완에 대해 "일단은 세완이가 너무너무 잘해줘서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세완이가 아니었으면 영화의 힘이 없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지적 장애가 있는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지 않나. 세완이는 이 작품이 데뷔작이나 마찬가지인데 현장에서 너무나 연기를 잘해서 깜짝 놀랐다. 영화를 봤을 때 영화 속 배우가 정말 그 영화 속에 사는 사람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지 않나. 세완이를 보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출산 50일 만에 예능 '선을 넘는 녀석들'로 복귀했을 때의 이야기도 전했다. 출산 이후 곧바로 복귀하는 게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오히려 저는 오히려 출산 후에 몸이 조금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출산 이후 마라톤도 있었고 회복은 한달도 안걸렸던 것 같다. 저는 산후조리도 아예 하지 않았다. 그냥 집에서 따뜻하게 하는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언니'는 이시영, 박세완, 이준혁, 최진호, 이형철 등이 가세했고 '이브의 유혹' 시리즈를 연출한 임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월 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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