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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이렇게 다같이 만나게 된게 운명이다" 유아인 전종서에게 '버닝'은 운명이었다.
원래 '버닝' 오픈토크는 이날 오후 3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잠정 취소 됐다. 하지만 팬들과 만나고 싶다는 유아인과 전종서의 바람에 따라 시간을 변경해 오후 7시에 진행되게 됐다.
이창동 감독의 6번째 작품으로 제71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바 있는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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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은 '버닝'이라는 작품에 대해 "영화 한편을 소개하고 나면 그 열기가 빨리 식는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버닝'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온도가 올라간다. 많은 분들이 영화에 대한 의견을 주시고 계속 영화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영화의 힘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가, 이게 바로 영화성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전종서는 '버닝'의 촬영을 떠올리며 "영화를 찍었을 때는 제가 첫 촬영이니까 정신없이 지나가더라.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립기만 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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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전종서는 "그는 "같이 연기를 할 수 있었던 배우분들과 정말 좋았다. 그리고 연기를 할 때에도 모든 장면에서 감독님이 제가 하고싶은 대로 하라고 하셨다. 모든 것들이 다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더레이터가 이창동 감독님의 현장은 힘들지 않냐고 묻자 유아인은 "감독님의 현장은 전혀 힘들지 않았다. 감독님의 현장은 축복같은 현장이었다"고 강조했다.
모더레이터가 '이창동 감독님이 해준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뭐냐'고 묻자 유아인은 "이창동 감독님은 진짜 말씀을 잘 안하시는데 팔을 만지신다. 꾹 누를때가 있고 쓱 만지실때가 있다. 그런데 무언과 꾹 딥하게 누르실 때도 있다. 맞았다 틀렸다 잘했어 잘못했어의 의미가 아니고 힘을 주는 느낌을 준다. 그때 우리가 연결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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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아인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 "고수하려는 연기스타일은 없다. 제몸에 고착돼 있는 형태라는 게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현장의 요구에 따라갈 뿐이다. 보다 효과적인 연기를 해내려고 애쓴다. '버닝'에서의 연기는 '버닝'이 요구하는 연기였다. 절망하고 좌절할 때는 그 지점에 근접하지 못할 때, '버닝'의 요구에 근접하지 못할 때 괴롭다"고 말했다.
또한 유아인은 전종서에 대해 "저의 처음을 생각하게 하는 배우였다. 처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러프할 때도 있지만 그런 모습이 사람답고 인간적이었다. 그런 모습이 제가 감히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이 친구를 돕고 싶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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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 영화의전당·CGV센텀시티·롯데시네마센텀시티·메가박스 해운대 등 부산 일대 극장에서 개최된다. 개막작은 이나영의 6년만 스크린 복귀작으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윤재호 감독의 '뷰티풀 데이즈'(페퍼민트앤컴퍼니 제작)가, 폐막작으로는 홍콩 원화평 감독의 '엽문 외전'이 선정됐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