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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명당' 박충선 "조승우X지성, 인성 갖춘 진짜 어른 배우"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10-02 08:11


영화 '명당'에서 지관 '정만인'을 연기한 배우 박충선이 1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박충선은 극중에서 특유의 아우라로 등장인물 간의 갈등을 형성하며 천재지관 박재상(조승우)과 대척점을 이루는 지관 정만인 역을 맡았다.
한편,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삼청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0.01/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박충선(54)이 함께 호흡을 맞춘 후배 지성(41), 조승우(38)에 대해 "때론 나보다 더 선배 같은 내공을 지녔다"고 말했다.

사극 영화 '명당'(박희곤 감독, 주피터필름 제작)에서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과 같이 땅의 기운을 읽는 지관 정만인을 연기한 박충선. 그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명당'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영화 '관상'(13, 한재림 감독) '궁합'(18, 홍창표 감독)에 이어 선보이는 역학 3부작의 마지막 시리즈로 대미를 장식하게 된 '명당'. '관상'과 '궁합'이 개인에게 정해진 운명과 연관된 역학을 다뤘다면, '명당'은 땅의 기운을 통해 나라의 운명, 더 나아가 세대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는 역학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전 작품들보다 한층 더 큰 스케일과 드라마틱한 전개를 선보이는 블록버스터 사극으로 추석 스크린을 달궜다.

무엇보다 '명당'은 기획부터 시나리오 개발, 제작과 촬영에 이르기까지 12년에 걸쳐 탄탄한 연출력을 자랑하는 것은 물론 '연기 신(神)'으로 불리는 명배우들이 총출동해 관객의 기대치를 높였다. 특히 배역마다 자신의 개성을 담아내며 눈에 띄는 존재감을 발휘한 '신 스틸러' 박충선에 대한 관심이 높다.

1995년 데뷔 후 '대립군'(17, 정윤철 감독),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SBS 드라마 '신의 저울' 등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한 박충선은 '명당'에서도 탄탄한 연기력과 흡인력 있는 표정, 감정 연기로 몰입을 높여 호평을 받는 중. 박충선이 연기한 정만인은 등장하자마자 강렬한 인상을 선사하는 동시에 인물들간의 갈등을 형성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 정만인은 상황에 따라 태세를 전환하는 비열한 면모를 가진 인물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박충선은 특유의 어두운 아우라와 섬뜩한 연기로 캐릭터를 한층 더 깊이있게 만들었다.


박충선은 "'명당'은 사극인 데다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또 그 캐릭터들 간의 충돌이 상당히 강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나는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주요 인물과 모두 만나는 캐릭터인데 이 과정에서 비슷한 색깔의 캐릭터도 있고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진 캐릭터들도 있다. 그래서 나를 비롯해 '명당'의 많은 배우는 각자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디테일한 준비를 많이 했다. 나 또한 내 캐릭터가 엇나가거나 겉돌지 않도록 방향을 잡으려고 노력했고 캐릭터를 만들수록 연기하는 맛을 느끼게 됐다. 예를 들어 김좌근(백윤식)이 능구렁이라면 나는 그의 앞에서 독사로 표현하려고 했고 김병기(김성균)가 식칼 같은 느낌을 준다면 나는 회칼 같은 느낌을 주려고 했다. 이런 식으로 캐릭터들을 만날 때마다 변주를 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정말 재주 없는 연기자 중 하나인데 요즘 젊은 배우들을 보면 끼가 정말 많다는 걸 느끼고 더 분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명당'은 특히 나에겐 정말 잡기 힘들었던 기회로 어설프게 연기했다가 큰일 날 것 같았다. 배우로서 부끄럽지 않고 싶었다. 다행히 백윤식 선배와도 좋은 긴장감을 주고받으며 연기 에너지를 느꼈고 지성, 조승우의 열정을 느끼면서 연기하는 맛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충선은 지성과 조승우에 대해 "기본적으로 사람이 된 친구들이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은 것. 그는 "'명당'을 함께하면서 가장 얻은 것은 지성과 조승우를 만났고 그들이 나이도 많은 날 친구로 맞아줬다는 것이다. 나도 한참 부족한 배우라 연기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옆에서 지켜본 조승우는 세련되고 안정적으로 연기한다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다. 지성은 너무 열정적이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배우였다. 또 김성균은 평소에 살갑고 친절한, 재미있는 친구인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슛이 들어가면 날 것의 느낌이 나는 매력적인 배우더라"고 칭찬을 보탰다.


박충선은 "지성과 조승우 모두 현장에서 어울릴 줄 아는, 어른이 된 친구들이었다. 작품의 앙상블을 생각하고 캐릭터에 대한 노력,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 등 완벽히 갖춘 후배들이다. 다른 현장에서 어린 배우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늘 혼자 돋보이려고 애쓰는 지점이 보이기도 했고 상대 배우와 불필요한 기 싸움을 하는 배우들도 많았다. 그런 후배들을 볼땐 안타까웠는데 지성과 조승우는 달랐다. 자신의 이익을 넘어 현장 전체를 아우르는 진짜 어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작품 수는 나이가 많은 내가 더 많지만 오히려 두 사람이 더 선배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두 사람을 보면 여러 감정이 들고 존경심이 들기도 한다"고 평했다.


한편,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조승우, 지성, 김성균, 문채원, 유재명 그리고 백윤식이 가세했고 '퍼펙트 게임' '인사동 스캔들'을 연출한 박희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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