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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식샤3' 병헌 "솔로라 특별히 외롭지는 않아요"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9-24 08:52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가수에서 배우로 변신한 병헌을 만났다.

병헌은 지난 2010년 그룹 틴탑의 엘조로 데뷔해 2017년 그룹을 나와 홀로서기를 했다. 예명이었던 엘조에서 본명인 이병헌의 '병헌'이란 이름으로 활동명을 바꿨고, 이후 배우로서 자신을 알리고 있다. 연극과 드라마 등을 통해 연기를 배우고 자신을 알려온 병헌은 tvN '식샤를 합시다3'의 김진석 역을 맡아 자신을 모두 내려놓고 연기할 수 있었단다.

병헌은 '식샤3'에서 주인공 구대영(윤두준)의 2004년 대학시절을 함께하는 김진석으로 분했다. 스무살 시절을 함께하며 지질했던 모습, 그리고 눈물나게 공감가던 모습 등을 연출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기도 했다. 특히 병헌이 연기한 김진석은 그 당시 유행하던 울프컷 헤어스타일에 잔뜩 꾸몄지만, 오히려 묘한 촌스러움이 자아났던 인물. 이서연(이주우)을 짝사랑했지만 결국 상처받으며 첫사랑에 실패하게 되는 등 남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병헌에게 '식샤3'는 좋은 사람을 만날 기회를 준 작품이다. 오랜만에 펼치는 드라마 연기에 설레는 마음과 두려움이 공존하던 때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 긴장감을 덜기도 했고, 평생 인연을 얻기도 했다. 병헌은 "'식샤는 진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난 작품이다. 이제 돌이켜 생각해 보면 한 여름밤의 꿈 같으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동네 친구인 벽준이를 만나게 된 것도 좋았고, 내가 처음 긴장을 하고 있을 때 긴장감을 풀어준 두준이 형을 만난 것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병헌이 맡은 김진석은 단무지 친구들 중 가장 많은 말을 하는 가벼운 캐릭터. 그러나 실제로 만난 병헌은 오히려 조용 조용한 성격에 진중한 느낌을 지닌 청년이었다. 병헌은 "'식샤3'에서 맡았던 김진석과 나의 성격이 완전 다르다. 평소에 저는 말이 없고 오히려 들어주는 편"이라며 "연기할 때를 제외하고는 에너지를 아끼려고 하는 편이라 말수가 더 적어지고 또 진지한 얘기하고 인생 얘기를 하는 것을 좋아해서 사람 대 사람으로 얘기를 많이 들여주려고 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올해 스물 여섯. 어린 나이에 그룹으로 데뷔해 솔로로, 또 배우로 홀로서기를 하면서도 병헌은 큰 변화를 느끼기 보다는 적응을 하는 편이었다. 병헌은 "올해로 스물 여섯이다. 이제 20대 후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생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조금 더 신중해진다는 느낌은 생기더라. 10대 때부터 애어른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었고, 또 지금과 똑같은 모습이었기에 더 그런 거 같다"고 밝혔다.

그룹에서 솔로로의 변화가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느냐 묻자, 병헌은 "저는 목표를 정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보단 저한테 주어지는 일에 있어서 열심히 하자는 주의다. 그래서 뭔가 목표를 정하게 된다면 심적으로나 급하고 급박하게 생각하게 되는 게 있었다. 그래서 제 앞에 보여지는, 주어지는 일들에 집중하는 편이다. 먼 미래를 보는 것보단 지금 가까운 일들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병헌은 배우로서 눈 앞에 주어진 오디션에 충실히 임하는 중이다.

연기로서 병헌은 아직 신인배우다. 병헌은 "배우로 활동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저의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대중들께는 낯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인배우라는 생각으로 더 노력하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 연기는 재밌다. 되게 좋다. 쉬지 않고 연기하고 공연도 했고 드라마도 했다. 그런데 연기는 하면 할수록 더 알아가는 것도 많고 해야 하는 것도 많아서 매일이 배움의 연속인 것 같다. 제가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워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선배님들과 많이 얘기하고 술자리에서 듣는 조언들을 새기려고 하는 거 같다. 특히 안내상 선배님, 그리고 우현 선배님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매일 배워간다는 생각 덕분인지 혼자 있는 것에 대한 '외로움'을 느끼지는 못한다는 병헌이다. 그룹과 솔로의 차이는 외로움의 유무일 것. 그러나 병헌은 오히려 외롭지 않단다. 병헌은 "글쎄, 저는 원래 조용하다. 집에서도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해서 혼자 TV를 보면서 맥주도 마시고 그런다. 요즘에는 자는 게 좋아서 침대에만 자주 누워있고 그런다. 특별히 외로움을 느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드라마에 대한 부담감도 깼다. '식샤3'는 병헌에게 드라마의 부담감을 깨도록 도와준 작품. 병헌은 "'식샤3'를 하기 전에 긴장된다 떨린다는 얘기를 주변에 많이 했는데 친구들이 저보고 부담 갖지 말라고 하더라. 연기하는 친구들이 '왜 부담을 갖느냐'고 얘기를 많이 해줬다. 그리고 그 두려움이 깨지게 된 계기에는 대본리딩이 있었다. 대본리딩이 끝나고 처음 든 생각이 '좋은 사람들이구나'하는 생각이었다. 그때 긴장감을 덜었다. 촬영현장에 적응할 때까지 (윤)두준 형이 도움을 줬다. 회식 자리에서도 편하게 풀어줬고, 형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공백기를 견디고 연기자 생활을 하며 병헌에겐 댓글을 견디고 강해지려는 습관이 생겼다. 그는 "댓글을 보기는 보지만,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근데도 어쩔 수 없이 찾아서 보게 되더라. 악플에 대한 해탈의 경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무뎌져야겠다는 생각은 한다. 지금은 무뎌지기 위한 과정이다. 내가 강해지기 위해 일부러 찾아본다. 최근엔 마음에 여유도 생겼다. 지난 2년 동안 친구도 못 만날 정도로 힘들었다면, 지금은 여유가 생겨 친구도 만났다"고 말했다.

본명인 '병헌'으로 활동하는 그에겐 꿈이 있다. 연기자 병헌으로 오롯이 인정받는 것이다. 병헌은 "개명을 한 것도 아니고, 본명이라서 제 이름인 병헌을 꼭 바꿔야만 하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한번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들이 '병헌'을 들었을 때 저라는 이미지가 생각이 날 정도로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이다. 그래서 제가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도 같다. 대선배님(이병헌)도 계시고, 감독님('스물' 이병헌 감독)도 계시니, 병헌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 제 이름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노력해보자는 계기가 됐다"고 각오를 전했다.

'식샤를합시다3'는 지난 달 28일 주연 배우인 윤두준의 갑작스러운 군입대 소식과 함께 조기종영을 맞았다. 종영 시청률은 3.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식샤3'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조기종영에도 불구하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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