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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몸이 점점 무대쪽으로 쏠릴 때가 있다. LG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의 막을 올린 뮤지컬 '마틸다'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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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다'는 무엇보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뮤지컬 본연의 매력을 듬뿍 담았다는 점에 눈길이 간다.
'마틸다'는 탄탄한 텍스트를 바탕으로 문학적인 대사와 드라마틱한 음악이 어우러지고, 배우들(특히 꼬마 배우들)의 열연이 놀라운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무대와 의상, 소품에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느낄 수 있고, 마틸다의 초능력과 마술, 그네타기, 레이저 감옥 등 소소하지만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곳곳에 배치해 재미를 더했다. 전하고자 하는 주제의식 또한 선명하다. 한마디로 종합예술로 불리는 뮤지컬의 전통에 충실하면서 새로운 시도와 발상을 가미해 창의적이고 맛깔나는 작품을 완성해냈다. "맞아, 뮤지컬은 원래 이런 거야"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마틸다'가 국내에서 라이선스로 공연된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연기를 소화할 어린 배우들을 찾을 수 있을까'란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한 번 공연하는데 2년이 소요되는 '빌리 엘리어트'를 무대에 올린 신시컴퍼니는 아역 배우들의 트레이닝과 관리에 관한 한 최고의 노하우를 갖췄음을 이 작품을 통해 입증했다.
동화는 척박한 현실의 역발상 판타지이다. '마틸다' 역시 마찬가지다. 다섯살 소녀 마틸다가 전하는, '역경은 용기로 맞서야 한다'는 메시지는 어른들에게도 유효하다.
마틸다 역에 황예영 안소명 이지나 설가은이 번갈아 나서고 김우형 최재림 최정원 박혜미 등이 열연을 펼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