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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임은 그래픽으로 표현할 수 없는 마니아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3D 그래픽이 '현실성'을 추구한다면 2D의 지향점은 '감성'이다. 그래픽 디자이너가 같은 툴을 사용해 만든 3D배경과 달리 2D게임은 일러스트레이터의 드로잉으로 제작된다. 사람마다 다른 고유한 화풍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관은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없을지언정, 카툰 렌더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그려냈다.
그래픽 엔진이 발전하듯, 2D의 감성을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도 등장했다. 그림이 움직여 행동을 표현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왜곡으로 입체감을 부여하거나, 캐릭터 관절 삽입으로 간단한 손동작까지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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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에픽세븐은 라이브2D와 '애니메이션'을 더했다. 움직임이 한정된 라이브2D와 달리, 애니메이션은 캐릭터의 자유로운 컷씬으로 일러스트를 초월해 연출할 수 있다. 물론 제작 과정이 어렵고, 컷씬 로딩 속도 등 부가적인 문제가 있지만 에픽세븐은 YUNA엔진으로 한계 극복을 시도했다.
YUNA엔진은 개발사 슈퍼 크리에이티브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개발 툴로 2D 그래픽 구현에 최적화됐다. 2D 그래픽 전용 엔진인 만큼, 애니메이션이 추가된 에픽세븐을 기존 2D게임급 로딩 속도로 구현할 수 있게 했다.
YUNA엔진이 2D게임에서 기존 상용 엔진보다 높은 메모리 효율성을 보여주면서, 에픽세븐은 저사양 기기를 사용하거나 네트워크 취약 지점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더라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저변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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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에픽세븐은 '드래곤네스트', '테일즈위버', '창세기전' 작가진이 참여한 스토리와 부족한 설명을 보충하기 위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등 아름다운 2D 감성의 특징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캐릭터별 고유 스토리가 존재하고 별도로 추가될 외전 스토리도 예고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될 세계관은 계속해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브2D를 앞세운 모바일게임의 성공으로 2D게임 시장은 포화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 최근 다양한 모에화 요소와 육성 등 캐릭터를 앞세운 장르들이 등장했지만 대부분 먼저 자리 잡은 게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사라져갔다.
그래서 에픽세븐의 시도는 주목받는다. 스마일게이트의 버츄얼 유튜버 '세아 스토리'로 PvP 영상을 공개하고, 캐릭터 사생대회 등 2D 감성을 돋보이는 독특한 이벤트로 게임의 주력 유저층이 될 마니아를 공략했다. 에픽세븐의 기술력과 소울워커로 다져진 경험으로 스마일게이트가 그동안 부족했던 모바일게임의 기대치를 채울 가능성이 높다.
게임인사이트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