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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식샤3' 백진희, 서현진의 존재감을 넘어라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8-07 09:0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월화극 '식샤를 합시다3: 비긴즈(이하 식샤3)'가 예상 외의 강적을 만났다.

'식샤3'가 직면한 강적은 다름 아닌, '식샤2'의 히로인 서현진이다. '식샤2'에서 서현진은 버라이어티한 표정 연기와 윤두준에 밀리지 않는 맛깔나는 먹방으로 보는 이들의 식욕까지 자극했다. 여기에 시즌1의 이수경을 넘는 푼수 연기까지 사랑스럽게 소화하며 시청자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이에 '식샤2'는 원 시즌 2배에 달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 인기에 힘입어 '식샤3'가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시청자는 또 한번 열광했다. 차진 먹방과 1인 가구의 현실을 조화롭게 다룬 '식샤' 시리즈만의 매력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식샤3'는 연일 혹평 세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턱없이 매력과 재미가 부족하다는 평이 줄을 잇고 있다. 일단 '식샤' 시리즈 고유의 컬러가 흐려졌다. '식샤' 시리즈는 '먹방'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구조였다. '식샤님' 구대영(윤두준)과 여주인공이 맛있고 든든한 한끼 식사를 즐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스럽게 감정이 싹트는 흐름을 보여줬다. '사랑은 식사를 타고' 형식의 로맨스는 일반 로코물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로 많은 이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식샤3'의 로맨스는 이와 결이 다르다. 구대영과 이지우(백진희)가 음식을 매개로 러브라인을 형성한다는 큰 줄기 자체는 같지만, 여기에 이서연(이주우), 선우선(안우연)의 이야기까지 꽈배기처럼 꼬여 들어가며 복잡하기만 할 뿐 설렘도 밀당도 없는 산만한 사각관계가 형성됐다. 이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풀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식샤3'의 매력이었던 '먹방' 테마는 약해졌다. 더욱이 이지우와 이서연은 각각 입맛을 잃거나 입이 짧다는 설정이라 차진 먹방을 펼치는 것이 애초부터 불가능한 상황이다. 차라리 러브라인이나 먹방 중 하나에 집중했다면 보다 좋은 평을 받았을 거라는 지적이 줄을 잇는다.


6일 방송은 '식샤3'의 패착이 그대로 드러난 회차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구대영을 오해한 이지우가 홀로 마음을 정리하고, 이서연은 이지우를 자극하기 위해 구대영에게 접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대학시절 구대영을 짝사랑했던 이지우는 우연희 이웃사촌으로 구대영과 재회하게 되자 다시 설렘을 느꼈다. 그는 '평생 나랑 밥은 같이 먹자'던 구대영의 말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었지만, 구대영에게 여자친구가 있다고 오해하고 마음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지우는 구대영의 저녁 약속을 거절하고 제자였던 선우선과 밥을 먹었고, 구대영은 거짓말을 하는 이지우를 보며 심란해했다.

선우선에게 얹혀 살고 있는 이서연은 급작스러운 이지우의 방문에 "엄마 사랑 많이 받고 큰 사람이야. 딱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누구는 인생 꽈배기처럼 꼬였는데"라며 자격지심을 드러냈다. 그리고 한껏 꾸미고 이지우가 집에 들어올 시간에 맞춰 일부러 구대영을 찾아가며 이지우를 자극했다.

다음 날 이서연과 맥주를 마시던 구대영은 누가 차를 긁는 바람에 블랙박스를 확인하게 됐고, 이지우의 집 앞에 여장 남자가 서성이는 걸 발견했다. 구대영은 이서연을 두고 이지우에게 달려갔고, 여장남자를 잡았지만 고소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지우는 "나 혼자 잘 살았으니까 신경꺼"라고 화를 냈고 구대영도 "너희 자매 사이에서 얼마나 곤란한 줄 아냐"고 맞섰다. 하지만 이지우는 "앞으로 나 이사 가면 신경 쓰고 서연이 만나라"고 신경질을 냈다. 이서연 또한 구대영이 자신을 두고 이지우에게 달려간데 대해 화가 났고, 이지우에게 "아빠 납골당에 구대영 여자친구 있다"고 폭로했다.


모두가 사랑했던 백수지를 허망하게 죽인데 대한 분노도 식지 않은 가운데 보기만 해도 답답하고 지저분한 러브라인 전개가 이어지며 시청자의 피로감도 급상승했다. 배우의 연기력을 떠나 자기만의 시선에 갇혀 오해를 일삼는 답답한 여주인공 캐릭터는 전혀 사랑스럽지 않았고, 쓸데없는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쳐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이서연은 발암 캐릭터에 가까웠다. '식샤' 시리즈는 지친 일과를 끝내고 시원한 맥주 한 캔 든 시청자에게 구대영과 주변 캐릭터의 차진 먹방 콤보로 대리만족과 힐링을 줬던 바 있다. 그러나 더이상 '식샤3'는 고유 시리즈의 기능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는 가장 드라마의 정체성에 잘 맞았던 백수지 캐릭터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고 있고, 그 그리움은 현재 시즌 여주인공인 백진희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결국 제작진의 판단미스로 백진희만 욕을 먹는 최악의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입맛이 없는 캐릭터로 화끈한 먹방을 선보일 수도 없고, 애초부터 소심한 캐릭터라 적극적으로 사랑 싸움에 나설 수도 없는 백진희만 답답할 노릇이다. 하지만 드라마의 여주인공 롤을 맡은 이상 이 또한 백진희가 극복해야 할 숙제일 터다. 백진희가 서현진의 존재감을 넘는 강력한 한 방으로 돌아선 시청자의 마음과 입맛을 되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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