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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스포츠의 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팬의 숫자는 곧 스포츠의 경쟁력이다. 팬들이 선수와 팀에게 보이는 관심 하나하나가 응원이고, 운영비다. 따라서 방송국과 현장 진행팀은 매 대회마다 알기 쉽고, 직관적으로 경기를 볼 수 있는 여러 시스템을 도입한다. 올해 큰 변화를 보여준 e스포츠 대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9일 그랜드 파이널을 마친 오버워치 리그는 e스포츠를 메이저 등급으로 올리려는 블리자드의 시도가 엿보인 대회였다. e스포츠 최초로 도입된 지역 연고제는 메이저 스포츠뿐만 아니라 게임 팀도 지역적인 팬 층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름이나 유니폼뿐만 아니라 스킬 이펙트와 UI도 팀 색깔에 맞추는 등 소속감도 e스포츠만의 장점으로 표현했다.
e스포츠에서만 가능한 관전 시스템도 호평이었다. 탑뷰 지도나 하이라이트 장면을 다각도에서 비춰주는 시스템으로 현실 스포츠보다 직관적인 시청이 가능했다. 또한 그랜드 파이널 경기에서 시작 전 전장과 게임 규칙을 간단하게 설명하는 시간으로 처음 접하는 사람을 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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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개최한 배틀그라운드 대회 PGI 2018(PUBG Global Invitational 2018) 역시 마찬가지다.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게임인 만큼 OGN, 스포티비, 아프리카 TV에서 상반기에만 총 5회의 리그로 e스포츠화를 적극 추진했다. 신생 리그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C9, 젠지, OMG 등 프로팀이 참가하면서 규모를 키우는데 성공했다.
관전의 직관성을 높이기 위한 업그레이드도 이뤄지고 있다. 대회 초반 100명이 동시에 참가하는 게임 특성상 한 화면으로 여러 교전상황을 전달하기 힘들다는 평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PGI 2018에서 수류탄 궤적과 폭발 반경, 총알 궤적을 시각적으로 표현했고 멀티뷰 도입 등 빠른 피드백이 진행 중이다.
신생 대회뿐만 아니라 2011년부터 월드 챔피언십을 열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도 e스포츠 메이저화의 주역이다. 국내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게임인 만큼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리그에서 활동하는 몇몇 선수는 이미 메이저급 대우를 받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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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오브레전드 대회의 특징은 시즌 별 대회의 특성이 뚜렷하다. 스프링 시즌 우승팀 간 자웅을 가리는 MSI(Mid-Season Invitational), 라이벌 지역 간 대회인 리프트 라이벌즈, 최종 우승을 뽑는 월드챔피언십 등 리그오브레전드의 대회는 1년 내내 새로운 볼거리가 있다.
메이저 스포츠를 향한 e스포츠의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냈다. 오버워치 리그는 내년 시즌에 파리, 애틀랜타, 광저우가 참여의사를 밝혀 더 큰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며 프로팀 별 전용 경기장 건설 투자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4일간 진행되는 PGI 2018은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의 8천석이 모두 매진됐으며, 중국 온라인 시청자 수 1500만 명을 돌파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돼 리그오브레전드, 하스스톤, 펜타스톰 등의 선수들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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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단순하게 대회 규모가 커진다고 메이저 스포츠가 될 수 없다. 대회 구성이나 관전 시스템 뿐만 아니라 선수에 대한 메이저급 운영도 갖춰져야 한다. 오버워치 리그는 선수 계약서에 최저 급여 5만 달러와 건강 보험, 퇴직금을 명시하도록 했고, 리그오브레전드를 개발한 라이엇게임즈는 선수 최저 연봉을 팀에게 지원한다.
현 시대에서 e스포츠 대회의 메이저 스포츠화는 당연한 과정이다.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체력이 필요한 축구, 야구 같은 메이저 스포츠에 비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또한 오버워치 리그, PGI 2018의 시청자 수와 규모로 여러 스포츠 종목들 사이에서 e스포츠의 경쟁력 또한 입증했다.
메이저 스포츠로서 의미 있는 출발을 시작한 e스포츠가 어떤 매력으로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을지 주목할 만하다.
게임인사이트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