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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로코퀸' 황정음이 2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사실 황정음은 로코퀸 이미지가 강해서 그렇지 상당히 다양한 연기를 보여왔다. '자이언트'에서는 초반의 연기력 논란을 딛고 걸크러시 연기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했다. '비밀'에서는 가슴 절절한 멜로 연기로 재평가를 일궈냈다.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는 치매 할머니와 지적 장애인 아버지를 모시는 꿋꿋한 소녀가장 봉우리 역으로 현실형 연기를 선보여 흥행을 이끌었다. '골든타임'에서는 생얼 투혼으로 생생한 메디컬 드라마를 만들었다. '돈의 화신'에서는 뚱녀 분장까지 감행하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아니더라도 황정음은 이처럼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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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정음의 수난은 끝나지 않았다. 자신이 맡은 회원 육룡(정문성)이 8명의 여자 회원을 동시에 만나는 바람에 상대로부터 한번도 오케이를 받아본 적 없는 제로 회원들을 3달 안에 커플 매칭 시켜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분노한 유정음은 육룡을 통해 연애비법칼럼인 훈남정음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리고 칼럼 에디터 찰리(조달환)을 만나고자 했다. 하지만 훈남정음은 사실 강훈남이 대필하고 있던 작품. 절친 최준수(최태준)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된 유정음은 강훈남을 만나기 위해 나섰다.
이처럼 '훈남정음'은 남녀 주인공의 우연한 만남이 거듭되고 갖은 악재와 오해 속에서 상대의 진면목을 알고 사랑에 빠진다는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 전개를 따르고 있다. 스토리 자체가 뻔하고 흔하지만, 황정음은 머리채를 잡히고 뛰고 구르는, 망가짐을 불사한 연기로 극에 감칠맛을 더하고 있다. 능글맞음의 끝을 보여주는 남궁민과의 케미 또한 일품이다.
사실 한 배우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작품마다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럼에도 업그레이드된 코미디를 선보이는 황정음의 연기가 과연 뻔한 것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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