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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해영(45) 감독이 "마약 흡입, 살인 장면 등 센 수위의 장면을 많이 고민해 촬영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하나의 타깃을 좇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빈틈없는 열연을 펼치는 명배우들의 조합을 선보인 '독전'은 조진웅을 주축으로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 차승원, 고 김주혁까지 그야말로 충무로에서 본 적 없는 독한 연기의 끝을 펼쳐 보는 이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또한 강렬한 액션과 감각적인 미장센이 더해진 '독전'은 여타 다른 범죄극과는 차별화된 매력과 '비주얼버스터'다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무엇보다 5월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 '데드풀 2'(데이빗 레이치 감독)가 장악하고 있는 극장가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독전'은 개봉 첫날이었던 지난 22일, 단번에 흥행 1위를 차지하며 무서운 질주를 시작했고 이후 연일 흥행 정상을 수성하며 굳히기에 돌입했다. 특히 '독전'은 한국영화로는 '어벤져스3' '데드풀 2'를 꺾고 6주 만에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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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조의 출발을 알린 '독전', 그리고 이해영 감독. 특히 이번 '독전'은 기존 이해영 감독이 선보인 전작들과 차원이 다른 결을 보여 눈길을 끈다. 실제로 '독전'은 그의 첫 범죄물로 영화계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해영 감독은 "사실 난 범죄 장르, 장르 영화의 오랜 팬이었다. 80~90년대 장르 영화를 보면서 감독의 꿈을 키웠다.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언젠가 이런 범죄물, 장르물을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다. 그런데 유독 나는 장르물에 주파수를 맞추는 게 어렵더라. 다른 감독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겐 범죄물 같은 장르를 풀어내는 게 쉽지 않았다. 물론 몇 번의 기회와 시도는 있었지만 내가 만족할만한 상태에 미치지 못했다. 늘 한계에 부딪혔고 틀을 깨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독전'은 달랐다.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틀을 깨고 스스로 밀어붙여서라도 도전하고 싶었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욕심이었다. 특별히 '관객에게 전혀 다른 연출 색을 보여주겠다'라는 식의 사적인 욕심은 없었다. '독전'을 통해 기존에 내가 했던 영화와 다른 성질, 다른 색깔의 작품을 연출해 보고 싶다는 정도였다. 오히려 지금은 관객이 '독전'을 보면서 나를 떠올리거나 의식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경지까지 왔다. '독전'이라는 작품 자체로 보이길 원했다. 예전부터 시나리오 작가 생활을 해왔지만 연출작은 '독전'까지 네 번째다. 앞으로 감독으로 살 세월이 많은데 계속해서 새로운 방식의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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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쉬한 범죄물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독전'이지만 한편으로는 직접적인 마약 흡입, 자극적인 살인 장면 등이 담겨 있어 이를 우려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특히 '독전'은 마약조직을 추적하는 스토리 때문에 영화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마약 소재가 반복돼 나오는데, 이런 센 수위에도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15세 등급을 받아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해영 감독은 "등급은 내가 정하는 게 아니지 않나? 물론 15세를 겨냥하기 위해 수위를 조절하면서 연출을 하거나 또 반대로 청소년관람불가를 염두에 둬서 작품을 만들지는 않았다. 그저 '독전'에 맞는 스토리와 속도감으로 연출 소신을 드러냈을 뿐이다. 어떤 관객에겐 '독전'이 센 수위로 다가올 수 있지만 이를 덤덤히 받아들이는 관객들도 있다. 처음부터 등급을 계획하며 만들지 않았고 다만 관객이 보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수위는 지키려는 노력은 있었다. 범죄물로서 필요한 장치는 묘사를 하되 최대한 불편함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위를 지키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실제로 '독전'은 살인하는 행위는 보여주지 않는다. 이런 자극적인 부분을 적극적으로 담아 논란을 만들 필요는 없다. 물론 마약을 흡입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 장면 또한 원호(조진웅)가 락(류준열)과 공조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다. 절대 마약 흡입을 미화하려 만든 장면은 아니다. 이런 모든 연출 의도를 영등위도 고려해 15세 등급을 결정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독전'은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 가세했고 차승원, 고(故) 김주혁이 특별출연했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페스티발' '천하장사 마돈나'를 연출한 이해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