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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주말극 '데릴남편 오작두'를 마친 배우 김강우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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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 아쉬움보다는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쉽게 만날 수 없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연기하는 재미도 있었고 오랜만에 하는 멜로다 보니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그런 아쉬움이 있었다. 내가 했던 드라마 중 가장 길었다. 내가 서치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는 반응은 들었다. 어떻게 보면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인물이라 걱정은 됐었다. 내 목표는 이 인물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거였다. 내 옆에 살고 있는 누군가로 만들고 싶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지만 자신과 여유가 있고 우리가 믿던 가치와 다른 가치를 생각하며 사는데 그 삶이 멋있게 보여지는 게 가장 중요했다. 그걸 받아주시면 이 작품을 했을 때 후회가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반응을 봤을 때 나쁘지 않게 성공한 것 같다."
"지금까지 의도해서 작품을 했던 건 아니다. 주말극이라는 부담이 솔직히 있었다. 주말극을 안해봤기 때문이다. 얕은 생각일 수도 있지만 주말극은 감정을 쌓는 부분 등에 있어서 깊이감이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캐릭터도 처음에는 왜 나한테 이걸 줬지 싶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이미지와는 달라서 더 끌렸다. 걱정은 사실 없었다. 이런 캐릭터는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다. 어느 정도 표현을 해주느냐를 고민하는 거다. 너무 과하면 오버스러운 연기가 될 수 있고, 너무 얕으면 이 인물의 매력이 살지 않기 때문에 적정선을 어떻게 맞추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장르물을 많이 해서 그런 이미지가 있었던 것 같다. 또 예능 프로그램을 안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사람들이 생각했던 이미지와 다른 역할을 했을 때의 놀라는 재미도 있는 것 같다. 사실 나는 이런 캐릭터가 더 편하다. 재미있다. 자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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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극을 처음 해봤는데 연극하는 것 같고 오히려 좋더라. 다만 사투리 연기가 어려웠다.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분이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내가 하고 있는 게 맞는지 부담이 있었다. 다행히 같은 소속사 후배인 윤종석이 광주 출신이라 4부까지 코칭을 받았다. 그래서 아마 4부까지만 잘했을 거다. 지금까지 전라도 사투리는 거칠고 남성적이긴 한데 건달 느낌이 강했던 것 같다. 멜로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그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전라도 사투리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뀐 것은 기분이 좋다. 전라도 사투리도 달콤할 수 있고 멜로에 쓸 수 있는 사투리라고 느낀 분들이 많아서 상훈이 형의 '이그젝틀리'가 부럽지 않은 자부심을 느낀다. 오작교로서 자유분방하게 사는 느낌을 연기하다가 갑자기 수트를 입고 타이를 입는데 순간 너무 답답했다. 표현방식도 달라서 작두 쪽이 좀더 편하더라. 내가 사실 말도 별로 없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 아니다. 어떨 때는 다혈질인 면이 있어서 직진하는 스타일이라면, 어떨 때는 오혁처럼 나름 성실한 면도 있고 캐릭터는 반반 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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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아직 인생이 많이 남았다. 내가 마흔이니까 적어도 30년은 더 할텐데 인생캐릭터라고 하면 억울하지 않나. 그런 말은 기분이 좋은데 이 캐릭터도 좋지만, 다른 캐릭터를 더 보여주고 싶다."
그렇다면 '데릴남편 오작두'는 어떤 작품일까.
"오랜만에 멜로를 했다. 도회적이고 차가운 이미지에서 변화를 준 캐릭터다. 멜로를 정말 하고 싶다고 느끼게 된 작품이다. 멜로가 무서웠다. 내가 솔직하게 장면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다. 좀더 나이가 든다면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40대 이후에 멜로를 해보고 싶었다. 내가 이 드라마가 좋았던 건 진한 스킨십이 없어도 설레는 감정이 나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애를 하다 보면 아무것도 아닌 행동에, 그 사람의 배려에 감동을 받지 않나. 그 감동이 쌓였을 때 서로 사랑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멜로를 해보고 싶다. 옛날에는 자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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