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②] 김강우 "유이, 최선을 다하는 프로…도움 많이 받았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5-25 07:59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주말극 '데릴남편 오작두'를 마친 배우 김강우를 만났다.

'데릴남편 오작두'는 극한의 현실을 사는 30대 중반 직장여성이 오로지 결혼한 여자, 즉 유부녀라는 소셜 포지션을 쟁취하려 데릴 남편을 구하면서 시작되는 역주행 로맨스 드라마다. 김강우는 극중 타이틀롤 오작두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오작두는 세상을 등진채 자연인으로 살아가다 취재 중이던 한승주(유이)와 만나게 되고 그의 데릴남편이 되는 인물이다. 김강우는 도시생활에 어색해하는 자연인의 모습부터 한승주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 도와주는 해결사로 변화하는 과정을 '심쿵'하게 그려내며 호평받았다.

"나는 멜로 영화를 좋아한다. 연인들을 보면 그 둘은 몰라도 주변에서는 굉장히 닭살 돋아 한다. 방울토마토를 갖고 얘기하면서 뽀뽀한다거나 이런 장면들을 보면 말도 안되게 닭살 돋는다. 그런데 하는 당사자는 정말 진지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눈빛에서 사랑이 다 나오고 마음으로 표현이 되어야 한다. 형식적으로만 보이면 그게 더 닭살스러운 것 같다. 아무것도 없고 어설프더라도 그 순간에 눈빛이 믿으면 받아주시는 것 같다. 대본 보고 지레 겁 먹으면 못 하겠더라. 매회마다 닭살돋는 신은 있었다. 나는 표현을 잘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좀 무뚝뚝한 성격이다. 내가 제일 하고 싶은 장르가 멜로다. 겁이 나기도 했고 가장 어려운 장르이기도 하다. 다른 장르는 액션 서사 등 여러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멜로는 정말 배우의 힘으로 가야 한다. 배우의 매력을 잘 뽑아낼 수 있는 제작진과 맞아떨어져야 좋은 멜로가 나온다. 가장 쉽게 찍을 수 있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다. 오작교처럼 배우가 신나서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난다는 것, 좋은 상대역을 만난다는 건 운이다. 그런 운이 또 왔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유이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유이와의 호흡은 좋았다. 연기적으로 처음 만난 분인데 내가 선배이긴 하지만 많이 배웠다. 굉장히 프로답다. 사실 멜로가 한 사람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서로 시너지가 나와야 좋은 장면이 나온다. 현장에서 유이 씨라는 걸 잊을 만큼, 한승주 그 자체로 현장에 오더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연기해야겠다고 느꼈다. 오작두라는 캐릭터가 직선적으로 뻗어나가는 캐릭터라면 한승주는 사실 훨씬 표현하기 어렵다. 그분이 워낙 잘 담아줘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멜로가 가장 어려운 장르라고 본다. 둘이 장면을 계속 만들어가야 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엄청난 도움을 받았다. 한승주 그대로를 느꼈다. 지금까지 연기했던 여배우 중 감정적으로 정말 솔직한 감정을 느끼며 연기했다. 그만큼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친구였던 것 같다."

유이와의 로맨스 외에 정상훈과의 브로맨스도 큰 화제를 모았다.

"상훈이 형은 워낙 리듬감이 좋은 형이다. 재밌었다. 계속 애드리브를 만들어갈 수 있는 리듬이 있었다. 지금까지는 코믹 이미지가 강했는데 정극 연기를 훨씬 잘하는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 작품에서 재미있게 했으면 하는 얘기를 많이 나눴다."


사실 김강우가 주말극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는 의아했다. 평일 미니시리즈의 주연을 도맡아 했던 그이기 때문이다.


"연령대가 다양하게 시청하시는 것 같다. 작가님과 감독님과 처음에 얘기했던 건 기존의 주말극과는 전혀 다른 패턴으로 진행할 거고, 이야기 구조도 그렇게 갈 거라는 말씀을 들었다. 그거에 마음이 좀 바뀌었다. 사실 주말극과 미니의 차이는 잘 모르겠다. 캐릭터 하나만 보고 들어갔다. 작품을 선택할 때 전체적인 내용을 모두 고려할 때가 있는가하면 캐릭터 하나만 보고 들어갈 때가 있는데 이 작품은 재밌을 것 같았고, 전에 없던 캐릭터라 희소성은 분명히 있을 것 같았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작가님이 굉장히 선하신 것 같다. 악인이 없다. 좀더 작두가 위기상황에 빠진다거나 그런 구조가 좀더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내가 느끼기에도 좀더 꽈야하지 않을까 할 때도 있었다. 그런 부분이 있었다면 좀더 많은 분들이 보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긴 했다. 하지만 모든 인물들이 착하기 때문에 우리 드라마의 매력이 된 것 같다. 이 드라마를 보는 분들이 의아하셨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주말극이 자극적인 요소를 가미해야 시청률이 오르고 했는데 우리 드라마는 굉장히 깔끔하다. 그래서 오히려 더 기억에 남고 좋아하는 분들이 생기셨던 것 같다. 나 역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기분 좋게 끝낼 수 있었다."


김강우는 당분간 차기작을 물색할 생각이다.

"다작을 염두에 둔 건 아니다. 내가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자꾸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표현도 많이 안하고 사는 사람이라 연기를 안하면 감이 떨어진다. 죽을 때까지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 격정 멜로를 해보고 싶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 가슴 절절한 멜로를 하고 싶다. 나이대가 애매한 것 같긴 하다. 아직 부부 혹은 아이 아버지 연기를 해본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 나이대가 멜로를 하기에 용이하지 않은 것 같긴 하다. 나는 많이 하고 싶다.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사실 영화와 드라마를 다같이 하고 싶다. 영화를 많이 해오긴 했지만 드라마가 가진 매력이 분명히 있다. 아직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나는 원래 일 하는 게 좋다. 연기가 좋다. 취미도 없다. 연기 안할 때는 그냥 백수다. 올해 안에 또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싶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킹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