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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달달'로 시작한 드라마가 '답답'한 고구마 행보로 시청자들의 갈증을 유발하고 있다.
윤진아는 김미연(길해연)이 서경선(장소연)에게 퍼붓는 막말과 다툼을 참아내다가 "준희야, 우리 여기까지 하자. 헤어져"라며 갑작스레 이별을 통보하고 자기 방 문을 잠그고 들어가버렸다. 윤진아의 부모님은 물론, 준희의 아버지와 어머니 노릇을 한 절친 경선까지 모두 있는 자리에서 "헤어지자"는 이별 선언은 공식적인 결별 선언이나 다름 없었다. 당황한 준희는 문 닫고 들어간 윤진아를 부르며 "울지말라"고 되려 위로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좌불안석이었다.
하지만, 이제 영영 보지 못할 '누나'가 될 줄 알았던 윤진아는 곧 "뭐해"라며 준희에게 전화했고, "보고 싶다. 문 열어달라"며 집 앞에 서 있었다. 윤진아는 서준희에게 "미안하다. 엄마 말에 너무 화가 났고, 아까 그 정신없는 상황도 빨리 정리하고 싶어서 그랬다"며 "그런 말은 절대 하는거 아닌데 내가 실수했어. 다신 안그런다"고 약속했다.
윤진아는 "약 올리는거 아니다. 지금은 내가 너무 불리하니까"라며 얼른 침대 속에 들어가더니 "니가 나 현관에서 던져 버릴까봐 숨었다"고 애교를 부렸다. 절로 웃음이 난 서준희는 이불을 당겼지만, 그 속에서 윤진아는 눈물을 흘리며 다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서준희는 "평생 함께 하자"는 말로 누나의 실수를 덮었다.
30대 후반의 누나는 어린 아이 같은 돌발 행동으로 어린 남친의 가슴을 후벼 팠고, 그녀의 모든 실수를 품고 이해해 주는 것은 어린 남친의 몫이었다. 또한 예쁜 윤진아가 매우 불편한 관계나 상황을 이성적으로 끊지 못하고 대화를 통한 진지한 관계로 성숙하게 해결하기 보다는 임기응변식 애교로 갈등을 풀어가는 모습도 아쉬운 부분이 됐다.
준희는 누나의 실수를 덮어준 것도 모자라 윤진아의 말을 그대로 따라 아버지와 관계 개선에도 나섰다. 윤진아는 준희에게 아버지를 배웅해드리라고 하고, 자리를 마련했다. 준희의 아버지는 "넌 정말 나를 안 닮았다. 여자 보는 눈이 정말 없다. 니 엄마 놓친것만 봐도 알지 않냐. 위안이 됐다는 뜻이다. 진아를 선택한 니가 안심이 된다. 고맙다"고 말한 뒤 "포옹 한 번 하면 안되느냐"고 묻고 아들을 안았다.
그동안 친어머니를 외면하고 자식들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강하게 드러내왔던 서준희가 '평생 함께 살고 싶은' 누나의 한 마디로 혁신적인 태도 변화가 생긴 것. 아버지가 누나 윤진아와의 관계를 축복하는 것에 마음이 단박에 풀렸다고 보기엔 그동안 수십년 쌓인 준희 경선 남매의 분노가 너무 컸기에 배려있는 설명 없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기에 무리가 있었다.
남은 회차는 단 2회. 초중반 연상연하 커플의 달달한 현실 연애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었던 '예쁜 누나'. 다음주 종영까지 윤진아가 다시 '예쁜 누나'로 거듭날 수 있을지, 사이다 결말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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