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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추리2' 유종의미…지상파 첫 시즌제 도전이 남긴 것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4-20 09:2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추리의 여왕2'가 19일 종영했다.

'추리의 여왕'은 장바구니를 던져버린 유설옥(최강희)과 막강한 추리군단을 거느리고 돌아온 하완승(권상우)이 크고 작은 사건을 해결하며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을 그린 생활밀착형 추리드라마다. 작품은 '아이리스2' 이후 5년 만에 KBS가 선보이는 시리즈물이자, 지상파 최초의 시즌제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다. 케이블 및 종편 채널에서 시즌제 드라마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지상파에서 시즌제 드라마를 내보내는 것은 처음이었던 만큼 '추리의 여왕2'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 것인지 관심이 쏠렸던 게 사실이다. 이에 16부작 대장정을 마무리한 '추리의 여왕2'가 남긴 것을 짚어봤다.


배우들의 재발견

'추리의 여왕'은 시즌1도, 시즌2도 연기 구멍이 없었던 작품이다. 주연을 맡은 권상우와 최강희는 완벽한 호흡으로 극을 이끌었다. 최강희는 엉뚱하고 유쾌한 유설옥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그려내며 시선을 잡아끌었다. 평소에는 멍한 듯 보이지만 추리를 할 때면 큰 눈을 또랑또랑하게 빛내는 그의 모습에 시청자의 호기심도 함께 상승했다. 권상우는 발음의 장벽을 넘어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제대로 입증했다. 능글맞은 코미디부터 하드보일드 액션까지 거침없이 소화하는 그의 연기 내공은 '역시 권상우'라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런 이들의 티격태격 케미가 제대로 빛을 발하면서 시청자들이 장르물에서 가장 싫어하는 러브라인조차 힘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정희연(이다희) 우경감(박병은) 김경미(김현숙) 계팀장(오민석) 하지승(김태우) 김실장(박지일)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며 '추리의 여왕2'는 탄력을 받았다. 특히 이다희와 김태우는 과거의 미스터리로, 박지일은 치밀한 범죄 설계자로서 자칫 늘어질 수 있는 극 후반부에 쫀득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아쉬운 시청률

배우들의 열연은 빛났지만, 그에 부응하지 못한 시청률은 아쉽다.

'추리의 여왕2'는 2월 28일 5.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경쟁작이었던 SBS '리턴'에 밀려 시청률 4%대까지 하락하는 난항을 겪기도 했다. '리턴'이 종영한 뒤 '스위치-세상을 바꿔라'가 시작되며 다시 6~7%대 시청률을 회복, 간신히 시청률 1위 자리를 되찾아왔다. 그리고 19일 방송된 마지막회는 7.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자체 최고 기록이자 동시간대 1위 성적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는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시즌1의 성적(최고 시청률 11.6%, 최저 시청률 7.7%)에는 한참 모자란 것이라 아쉬움을 자아냈다.


시즌제 드라마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고정팬덤을 유지하기 위한 작품 만의 독창적인 컬러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시청층을 유입할 수 있는 신선한 한 방이 필요하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게된 것이다.



불모지 개척

그러나 시청률과 별개로 '추리의 여왕2'에 대해서는 호평이 쏟아진다.

일단 시즌1에 비해 코믹과 추리의 배분이 안정적이었다. 에피소드형 유설옥과 하완승, 그리고 추리 군단의 티격태격 유쾌발랄한 케미는 무게감을 덜어줬다. 그러면서도 '추리의 여왕' 특유의 생활밀착형 추리가 펼쳐지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마니아층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시즌제 드라마의 정체성을 분명히 보여주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엔딩이다. 이제까지 한국 시청자는 꽉 닫힌 기승전결 전개에 익숙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추리의 여왕2'는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떡밥 엔딩으로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9일 방송된 '추리의 여왕2' 최종회에서는 정희연이 마지막 범죄 설계의 희생양이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하완승은 정희연의 죽음 앞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또 유설옥은 부모님이 자살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며 새로운 전개를 암시했다. 그런가 하면 하지승과 김실장이 손을 잡는 모습까지 공개되며 시즌3에서는 또 어떤 사건이 펼쳐질 것인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열린 결말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지만, 이는 시즌제 드라마에서 흔히 차용되는 전개법이다. 국내 드라마에서 시도되지 않은 접근 방식이라 이질감이 느껴질 뿐, 해외 드라마에 익숙한 팬들에게는 오히려 환영받는 결말이었다. 이렇게 '추리의 여왕2'는 국내에서는 불모지와 다름 없었던 추리물이 시즌제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만 해도 선구자로서의 역할은 톡톡히 해냈다는 평이다.

'추리의 여왕2' 후속으로는 장동건 박형식 주연의 '슈츠'가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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