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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차별과 폭력에 시달린 이 땅의 모든 여성에게 바치는 위로, '해와 그녀의 꽃들'(루피 카우르, 박하)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8-04-19 10:04



첫 시집 '밀크 앤 허니'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루피 카우르의 두 번째 시집이다.

시듦, 떨어짐, 뿌리내림, 싹틈, 꽃핌 다섯 가지 목차로 나눠 여성이 겪게 되는 차별과 폭력의 상처를 극복하고 마침내 오롯이 꽃을 피우는 치유의 과정을 간결한 언어로 써냈다. 표지와 본문의 일러스트도 직접 그렸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시의 짧고 단순한 문장들은 행간을 읽을수록 마치 신경을 건드리는 듯 섬세하다.

성폭력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일 글을 썼다는 그녀에게 이 시집은 생존기와도 같다. WTO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의 35퍼센트가 성폭력을 경험한다. 록산 게이가 성폭력 피해자로서의 경험을 말하고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방식으로 논픽션을 택했다면, 카우르는 시와 낭송을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다. 전 세계 수많은 여성들은 이 시집을 통해 깊은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고 말한다.

여성의 삶을 담은 아픈 시이지만 동시에 진정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희망의 시이기도 하다. 이 책은 연대하는 동지, 가족, 연인 그리고 생에 바치는 뜨거운 연가이다. 루피 카우르는 "사랑이란 '견뎌내야 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더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을 중심에 두지 못한 소모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신을 회복하고자 하는 여성에게 이 책은 내면의 힘을 북돋게 하는 최고의 위로가 된다.

루피 카우르는 시인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현재까지 출간한 두 권의 시집이 모두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전 세계 언론과 출판계를 놀라게 했다. 무명의 상태에서 자가 출판으로 시작한 첫 시집 '밀크 앤 허니'는 출간 후 2년 만에 30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전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됐다.

2017년 10월에 나온 두 번째 시집 '해와 그녀의 꽃들'은 출간 즉시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불과 6개월 만에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글로벌 현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열렬한 팬들의 지지 속에 저자는 자신의 시를 낭독하는 퍼포먼스로 수년째 월드 투어 중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250만을 넘어서는 루피 카우르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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