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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늘 따뜻하게 응원해줬던 연인 김주혁…, 여전히 그립다. 그가 준 마음 간직하며 열심히 생활해보려 노력 중이다."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같은 수법으로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범죄에 휘말린 여교사와 전직 형사가 사건의 실체와 정체불명의 범인인 마스터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 영화 '나를 기억해'(이한욱 감독, 오아시스이엔티 제작).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나를 기억해'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의문의 범죄에 휘말리게 되는 고등학교 여교사 한서린 역의 이유영, 한서린과 함께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전직 형사 오국철 역의 김희원, 그리고 이한욱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나를 기억해'는 충무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는 '기대주' 이유영과 '믿고 보는 신스틸러' 김희원의 새로운 '스릴러 듀오' 탄생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데뷔작 '봄'(14, 조근현 감독)으로 한국배우 최초 밀라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간신'(15, 민규동 감독)으로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는 등 데뷔때부터 국내는 물론 전 세계로부터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 받은 이유영. '나를 기억해'를 통해 컴백한 그는 평범해 보이지만 과거의 비밀을 간직한 고등학교 교사로 변신해 복합적 감정선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풀어내 또 한번 '인생 연기'를 선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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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유영은 2016년 11월 개봉한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홍상수 감독)을 통해 연인으로 발전한 김주혁과 연인으로 발전, 1년째 예쁜 사랑을 키워가던 지난해 10월 김주혁의 갑작스러운 비보를 접하고 충격에 빠진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김주혁을 보낸 뒤 한동안 활동을 중단하며 힘든 시간을 보낸 그는 가족과 팬들의 위로와 응원을 받으며 조금씩 회복, '나를 기억해'를 통해 다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유영은 고 김주혁과 이별 후 근황을 묻는 취재진을 향해 "여전히 그립고 따뜻하게 응원해주는 분이었다. 지금도 어디선가 잘 지내는 모습을 보고싶어 할 것 같다. 그 마음 간직 하면서 열심히 배우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동안 집에서 혼자 시간을 많이 보냈고 작품에 대한 욕심이 생겨서 다시 컴백하게 됐다. 요즘에는 다음 작품인 드라마에서 불어를 해야해서 열심히 불어 연습 중이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5개월 만에 활동 복귀에 돌입한 이유영은 영화 '비밀은 없다'(16, 이경미 감독)의 손예진, '미씽: 사라진 여자'(16, 이언희 감독)의 공효진, '블라인드'(11, 안상훈 감독)의 김하늘을 잇는 새로운 '스릴러 퀸'의 탄생을 예고, 영화계 관심을 받고 있다.
이유영은 "충무로 '스릴러 퀸'으로 불러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영화 속에서 액션을 도전하기도 했는데 힘들기 보다는 어려웠다. 상대 배우와 합이 중요했는데 때리는 연기보다 맞는 연기가 어려웠다. 맞는 연기가 이 정도로 어려운지 몰랐다. 많은 연습이 필요했던 연기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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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화제작인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17, 변성현 감독) 그리고 강렬한 캐릭터를 남긴 '아저씨'(10, 이정범 감독) 등 다수의 작품에서 악역과 선역을 넘나들며 완벽한 싱크로율로 존재감을 드러낸 김희원. '나를 기억해'에서는 거칠지만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선역으로 이유영과 함께 케미스트리를 선보인다. 그동안 쌓아온 필모그래피를 통해 어느덧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잡은 그가 이번 작품 역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희원은 "영화를 찍는 내내 재밌게 촬영했다. 오국철이란 인물은 이 시대에 피폐한, 찌든 사람인데 그런 지점이 현실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래서 더 많이 공감됐다. 그동안 형사 역할을 많이 해왔다. 정치적으로 타협하는 형사라 스스로 상처를 가졌다. 그래서 이번 형사는 결이 어둡고 강한 집념을 보여준다"며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유영과 마찬가지로 '나를 기억해' 촬영 중 가장 힘든 장면으로 골목 액션신을 꼽은 김희원. 그는 "골목 액션 장면이 정말 힘들었다. 촬영했던 골목이 쓰레기 냄새, 취객들의 오바이트 냄새로 악취가 상당했다. 그런 상황에서 액션을 촬영했는데 힘들었다.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너무 열심히 뛰어 살이 빠질 정도였다"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또한 "강추위가 몰아친 한겨울에 속옷만 입고 촬영한 장면도 있다. 유리창이 깨진 창고에서 촬영했는데 밖보다 한기가 모여 있어 더 추웠다. 욕나올 정도로 힘들었던 장면 중 하나였다. 내가 고생할 수록 관객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화면에서 보면 실제 촬영 때보다 덜 추워보인다. 피부가 아리고 아팠다"고 웃픈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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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영과 첫 호흡을 맞춘 김희원은 "이유영은 스릴러 눈빛을 가진 여배우다. 가까이서 보면 이 눈빛이 색다르고 묘하다"고 극찬을 아까지 않았다. 이에 이유영은 "김희원 선배는 내가 세상에서 만난 사람 중 가장 재미있는 분이다. 늘 유머러스한 분이셔서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김희원 선배 옆에서 연기를 보면 연기를 한다고 생각이 안든다. 그냥 그 인물 자체였다. 그 인물의 힘과 카리스마가 잘 보여지는 배우다. 나 역시 김희원 선배처럼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또 김희원 선배는 작품을 꿰뚫는 심미안도 있으셔서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김희원과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김희원은 "이유영은 다른 사람들 보다 리액션이 크다. 그래서 더 즐겁게 하고 싶고 더 농담을 하게 됐다. 이유영과 연기하면서 1%도 문제가 없었던 배우다. 굉장히 유연하게 상대를 받아준다"고 칭찬을 이어갔다.
'나를 기억해'를 통해 첫 장편 영화에 도전한 이한욱 감독은 "이 영화는 성 문제, 그리고 청소년 문제 등을 다뤘다. 이 기획안을 받았을 당시 윌리엄 골딩 작가의 '파리 대왕'이라는 소설을 한참 읽고 있었다. 그 소설을 영화와 녹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관객들이 긴장감을 갖고 볼 수 있도록 밀도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전했다.
한편, '나를 기억해'는 이유영, 김희원, 오하늬, 이학주, 김다미 등이 가세했고 '숨바꼭질'을 연출한 이한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4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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