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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짜릿한 손맛은 경기가 끝나고도 이어졌다. SSG 랜더스 베테랑 백업요원 오태곤(34)이 프로 15년 만에 처음으로 '개막전 영웅'으로 등극했다.
오태곤은 두산 셋업맨 이영하를 무너뜨렸다. 1스트라이크 1볼에서 3구째 150km 패스트볼을 통타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며 이날의 역전 결승타로 기록됐다.
오태곤은 경기 MVP로 뽑혔다. 방송인터뷰 이후 팬들에게 나눠주기 위한 사인볼을 위해 공 6개에 사인을 해야 했다.
오태곤은 손을 덜덜 떨며 사인을 하나하나 간신히 해냈다. 홈런의 전율이 그때까지도 이어진 것이다.
오태곤은 2023시즌을 앞두고 SSG와 4년 총액 18억원 FA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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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곤은 "맞았을 때, 갔다고 생각했다. 갔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휘어나가더라. 그 짧은 시간에 들어가라 들어가라 빌었다. 1초 2초 정도인데 그렇게 길게 느껴졌다"고 혀를 내둘렀다.
가운데에서 살짝 몸쪽으로 치우친 코스였다. 좌익수 방면으로 향한 타구는 왼쪽으로 휘어 나가기 마련이다. 오태곤은 파울이 되지 말라고 기도했다.
오태곤은 "홈런이 돼서 진짜 너무 소름이 돋았다. 제가 그렇게 과하게 세리머니를 하는 사람이 아닌데 저도 모르게 그렇게 나왔다"고 기뻐했다.
이숭용 SSG 감독도 대만족이었다.
이 감독은 "야수에서는 태곤이가 히어로다. 박빙승부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쳐줬다. 하위타선에서 5타점이 나왔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문학=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