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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인기 드라마 '흑기사'의 인기 캐릭터 샤론 역을 맡았던 서지혜를 만났다.
벌써 데뷔 14년이 넘었다. 지난 2004년 데뷔해 몇 년을 쉰 휴식기와 공백기도 있었지만, 어찌됐든 연기를 꾸준히 이어가며 이제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훨씬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서지혜다. 특히 데뷔 초와 지금의 연기 역시 많이 달라져 그가 스스로 느끼는 '연기에 대한 애정도'도 다르다고.
"데뷔 초기와는 많이 달라졌죠. 어릴 땐 패기와 열정으로 연기했다면, 지금은 디테일하게, '어떻게 하면 이 신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많아지고요. 오히려 어릴 때 연기했을 때에는 '무식한 게 용감하다'는 얘기를 할 정도로 그냥 막 했던 거 같아요. 지금은 너무 예민해지고 고민도 많이 하게 된 거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런 고민을 해야 더 저한테 발전이 있잖아요. 욕심도 더 생기고요. 더 잘하고 싶고. 더 잘 표현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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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0대 중후반때 제가 잠시 쉬었을 때가 있었어요. 그때 좀 고민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연기를 계속 해야 하나. 다른 일을 해야 될까. 슬럼프 아닌 슬럼프가 왔던 거 같아요. 1년 2년 정도 공백 기간에 학교도 다니고 여행도 다니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그런 고민을 하다가 생각해보니까 제가 그때까지만 해도 5~6년을 해왔는데 그만두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드니까 막연하고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예요. 여기에 발을 들였으니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자. 그때도 정말 그 거 하나로. '다시 해보자'는 생각을 하는 시간이 돼서 제가 조금 더 욕심을 내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흑기사'는 서지혜에게 진정 가르침을 많이 준 작품이 됐다. 스스로도 '흑기사'를 하며 '내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됐을 것. 서지혜는 '참을 수 있는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제 스스로 평가하기엔 좀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그냥 이 작품을 통해서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어요. 되게 힘들었어요 힘들고 춥기도 하고 세트장도 추웠어요 계속 추웠어요 그런걸 어떻게 보면 인간의 한계를 건드리더라고요. 샤론 양장점 장면이 특히 찍기가 어렵고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날밤을 샜어요. 한 번 들어가면 날밤을 새고 나오는 곳이었죠. 나중엔 발음도 안되고 내가 뭘 하고 있는지를 모르겠고 그런데. 그런걸 참아낼 수 있었어요. 예전에는 너무 힘들어 이렇게 하소연하고 앙탈 부리고 그랬는데 이제는 내려놓고 참아낼 수 있는 거 같아요. 저 스스로가 성장한 거 같아요."
서지혜는 이번에 특히 '미모가 만개했다'는 평도 많이 받았다. 온라인 상에서는 샤론과 정해라를 두고 '누가 더 예쁘다'는 댓글이 전투적으로 달렸고 '샤론이 더 예쁘다'는 댓글 역시 차고 넘치도록 많이 달렸다. 다만 서지혜는 자신의 미모의 공을 카메라 감독에게 돌렸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 모두를 예쁘게 잡아줘 고맙다는 얘기였다.
"('샤론이 더 예쁘다'는 댓글) 감사합니다. 예쁘단 말은 항상 기분이 좋은 거 같아요. 저도 30대 중반이다 보니까 많이 고민하거든요. 언제까지 이런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죠."
'언제까지 이런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하는 서지혜의 말에서 대한민국의 '여자' 배우들이 가진 고민들이 드러났다. 대중은 '예쁜 모습'을 보고 싶어하고 배우는 또다시 타협을 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서지혜는 평소에도 세월이 가는 것과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단다.
"신소율, 김옥빈 등 제 또래 연기자들이 그런 고민을 많이 해요. 어느 순간이면 타협을 해야 할 때가 있고 내려놔야 할 도 있고요. 너무 예쁜 것도 포기를 해야 하는 나이고요. 저희끼리 얘기하는 말이지만 그냥 이제는 뭐 내려놓기 시작을 해야 하지 않을까. 주인공이야. 예쁜 역할을 해야 해 이런 것보다는 이제는 연기를 보여줘야 될 때다. 우리가 할 일은 연기를 잘 해서 그 걸로 승부를 봐야 한다. 그런 생각도 많이 해요. 지금보다도 더 많이 나이가 들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내가 언제까지 예쁜 역할을 할 수 있겠나. 그런 준비를 해야지 타격이 덜 온대요. 그런 얘기도 제일 많이 나누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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