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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찌질함의 정석'이라 불리는 구남친이 이렇게 매력적어도 되는 걸까.
하지만 김현준은 이러한 캐릭터에 위트를 더해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홈트레이너로 정해라와 재회한 뒤 정해라가 시키는 걸 다 한다거나 정해라의 볼 뽀뽀를 받고 혼자 들뜨거나 하는 귀여운 면모를 보여주며 다소 무거울 수 있는 '흑기사'의 분위기를 전환시켜주는 비타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앙상블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 나 혼자 튀면 너무 투어서 따로 놀아보이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그 적정선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촬영하면서도 감독님께 과해지면 말씀 달라고 했다. 내 안에 있는 찌질함을 더 녹여내려 했다. 사실 찌질하다기 보다 나한테는 처절한 신이었다. 다 진심이었다. 처절하거나 찌질한 이유는 해라를 붙잡기 위해서 하는 행위들이기 때문이다. 관계가 깨질 위기에 놓인다면 당연히 찌질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원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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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팀은 아직도 단톡을 하고 그런다. 박서준 형은 내가 본 사람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멋진 사람이다. 연기도 잘하지만 성품도 좋다. 예의 바른 츤데레다. 신경 안 쓰는 척 하면서 동생들을 하나하나 다 챙겨준다. 그런 게 느껴질 때마다 심쿵했다. (박)형식이는 동갑인데 형 같다. 연기를 할 때면 굉장히 몰입하고 진지하다. 사실 형들을 좋아하는 편이고 형들도 많이 예뻐해주신다. 형들이랑 얘기하면 마음이 편하고 의지 되는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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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살 좋고 살갑고 애교 많은 성격은 캐스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흑기사' 오디션을 볼 때도 경직된 오디션장에 "안녕하세요 김현준입니다. 하하하"라며 나타난 당돌함에 반한 한상우 감독이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감독님께서 대본을 읽는데 '그만 읽어도 되겠다. 최지훈이 앉아있네'라고 하셔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때 살아있음을 느꼈다. 운명적인 캐릭터였다"는 설명이다.
"아직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긴 하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20대에는 다양한 역할을 해서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 최대한 많은 곳에서 시청자분들께 인사드리고 싶다. 퇴보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작품들을 경험해보고 싶다. 좋은 경험을 하며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놓고 30대가 되면 그때야말로 깊이 있는, 제대로 된 남자 연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장르물도, 로맨스도 꼭 해보고 싶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프레인T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