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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유승호 "'로봇' 시청률 2%, 솔직히 충격이었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2-02 09:00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시청률은 '충격적'이었다지만, '로봇이 아니야'는 유승호에게 만족감을 준 작품이 확실했다.

MBC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김선미 이석준 극본, 정대윤 박승우 연출)가 지난달 25일 종영했다. 12월부터 총 32부작을 달려온 유승호는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생각에 뿌듯하고 행복한 상태. 유승호는 '로봇이 아니야'에서 김민규 역을 맡았다. 인간 알러지 때문에 제대로 여자를 사귀어 본 적 없는 남자가 로봇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그린 작품. 이 속에서 유승호는 1인 3역을 연기하는 채수빈과 로맨스로 호흡을 맞췄다. 또 이를 통해 '로코 남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 받았다는 호평도 받았다.

'로봇이 아니야'는 유승호에게 만족감을 준 작품이었지만, 딱 하나 아쉬움을 남긴 것이 있다면 바로 시청률이었다. '로봇이 아니야'는 2~3%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조용히 막을 내렸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었고 유승호 역시 시청률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만족감'과 '성적'의 차이가 가져온 서운함과 섭섭함이 '로봇이 아니야'를 마친 그에게 유일한 아쉬움으로 남았단다.

"'로봇이 아니야'가 저한테 들어왔는데, 마침 로코였고 또 시나리오도 너무 재밌었어요. 그래서 '이걸 해야 되나 보다'라고 생각해서 했던 거고요. 시청률은 사실은 좀 충격적이었어요. 스태프들도 그렇고 감독님도, 수빈 씨도 그렇고요. 저도 제가 찍고나서 재밌게 본 드라마가 몇 작품 없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저는 '로봇이 아니야'를 시청자 입장으로 볼 때 너무 재밌었거든요. 주변 사람들도 재밌다고 하고요. 그래서 막판에는 그냥 시청률을 무시했어요. 저희가 너무 재밌게 보고 있고 찍고 있으니까요. 시청률 생각하면 괜히 기운이 빠질 거 같더라고요. 저는 정말 만족하는 작품이에요."

시청률 면에서는 만족을 못했지만,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많은 것을 도전할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은 확실했다. 유승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동안 남자답고 진중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코믹을 담당하기도 하는 등 이미지 변신을 꾸준히 시도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에는 민규가 코믹을 담당하는 요소가 많지 않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한 시름 놓고 있었는데 본의 아니게 코믹연기를 해야 할 부분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감독님께 제안했어요. 이쯤에서 코믹 연기를 하나씩 넣어도 되지 않겠냐고요. 그렇게 말씀드리니 정말 좋아하셨고, 드라마에 어색하지 않게 잘 버무려져서 좋았죠."


좋은 기운을 가지고 좋은 연기를 펼친 덕분일까. 유승호는 지난해 열린 2017 MBC 연기대상에서 미니시리즈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받았다. 연기에서 갈증이 늘 있었기에 이번에 받았던 상 또한 그에게 소중했다고. 특히 지난 2016년 SBS 연기대상에서 받은 우수연기상 이후 다시 받은 연기 상이자 최우수상이기에 그의 만족도도 높았단다.

"최우수상 받았는데 되게 이상하더라고요. 어릴 때 시상식 다닐 때 대상, 최우수상 이런 상을 받는 사람들은 완전 대선배, 어른들만 받는 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다시 봤는데 수상소감도 개판으로 했고. 엄청 떨렸어요. 무대에 올라가서 떨렸는데 되게 신기하더라고요. 제가 MBC에서 2008년인가 2009년에 신인상을 받고 집에 갔는데 같은 트로피더라고요. 몇년만에 MBC에서 상을 받으니까 기분이 이상했어요."


사실 유승호는 당시 연기대상에서 대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일이기에 그도 당황했다는 후문. 유승호는 기대보다는 '설마'하는 마음이 더 컸다고.

"제가 대상 후보에 올라 있는 거예요. 그래서 대상 받기 전에 쉬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제가 최우수를 받았을 거예요. 후보에 올라온 것도 어이가 없었어요. 근데 저희 스태프 누나가 그러는 거예요. 최우수를 받고도 대상을 받을 수 있대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설마 아니겠지 그랬어요. 왜냐면 받고도 욕먹는 경우가 있어서 제가 그렇게 될까봐요. 다행히 아니었고 마음 편하게 최우수를 받은 거 같아요."

이번엔 대상 수상에 실패했지만, 다음번에는 대상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대상을 받으면 끝나는 기분이라서 대상은 받기 싫어요. 뭔가 그냥. 상의 방송국 어떤 거에 대해서 제일 높은 상이잖아요. 그 상을 받으면 목표가 깨질 거 같아서요. 배부른 소리지만, 사실대로 얘기하면 받기 싫어요. 안 받고 영원히, 받을 수 있다는 그런 마음만 가지고 계속 일하고 싶어요."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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