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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7년 영화 '블랙잭'을 시작으로 '와니와 준하'(2001) '족구왕'(2014), '대립군'(2017), '역모 : 반란의 시대'(2017), '이기적인 남자'(2017) 등 다수 영화에 출연했으며 연극과 뮤지컬 등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특히 21년의 연기생활 동안 박호산은 '빨래'(2008), '인더하이츠'(2015), '춘천 거기'(2009, 2015), '영웅을 기다리며'(2013), '프로즌'(2015), '도둑 맞은 책'(2015) 등 무대에 올라 굵직한 연기를 펼쳤다. 드라마 활동기는 짧은 편. tvN '라이어게임'(2014)으로 시작해 SBS '원티드'(2016), '피고인'(2017)을 거쳐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이라는 '인생작'을 만났다.
역대급 인기를 안긴 작품인 만큼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박호산의 삶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많이 변한 것은 회사로 대본이 먼저 들어온다는 것. 그동안은 찾아서 작품을 했지만, 이제는 대본이 박호산을 찾아오며 '고를 수 있는' 상황이 됐단다. 또 길에서도 자신을 알아보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진다는 박호산이다.
"대본도 저한테 들어오고 길에서도 절 알아봐주시니 신기하죠. 셀카도 진짜 많이 찍었어요. 많이들 요청해주셔서 정말 셀 수 없이 찍었죠. 사실 사진 어디에 쓰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어차피 얼굴로 승부하는 배우도 아니니 괜찮아요. 하하. 그리고 길에서도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보시지만, 제 시간을 방해할까봐 멀리서 눈인사만 하고 지나가시더라고요. 그런 배려들이 참 고마웠어요. 한 번은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다들 저를 보고 웃고 계시더라고요. '문래동 카이스트'라고 알아보시고 웃으신 거 같아요. 재밌는 경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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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이 특히 좋아하세요. 택시에 손님들이 타면 괜히 혀 짧은 소리로 얘기하시고 그러신대요. 그래서 장인어른께서 쉽게 자랑하시라고 '문래동 카이스트 버전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사위 자랑 하시는 장인어른, 그 걸로 편하게 하시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서요. '던방에 타고 많은 디역. 도심하세요.' 이러면 진짜 재밌을 거 같아요. 제가 가진 멘트 아이디어는 많거든요. 꼭 하고 싶어요."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여파인지 박호산에게는 다수의 광고 제의도 들어온 상황. 박호산은 이 모든 상황이 꿈 같다고 말했다.
"저는 CF는 찬 밥 더운 밥 안 가리고 다 하고 싶어요. 지금 의외 품목들의 광고 제안이 다 들어오더라고요. 최근엔 샴푸 CF가 들어왔어요. 그것도 좋고 맥주 광고나 제 유행어처럼 라면 광고도 하고 싶죠. 대신, 기업 이미지만 좋다면요. 가리지 않고 잘 할 자신 있어요."
박호산이 '인생역전'을 실감하는 때는 연극 배우였던 자신과 이규형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았을 때. 박호산은 "예전에 (이)규형이랑 2인극을 할 때에는 150석을 다 못 채웠었는데 이번에 규형이가 공연을 한다고 하니 전석 매진이 되는 것을 보고 그때 생각이 나더라"며 "멋있다 규형아!"를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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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뒤에 따라오는 거지 앞에 두면 안돼요. 배우가 '얼마를 줄 거냐'고 묻는 거는 제 앞에 가격표를 두고 제가 진열장으로 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아니라 작품만 좋다면 그것에 따른 합당한 대우만을 바라는 거죠. 금전적 가치를 먼저 생각하고 일하면 안되는 거 같아요. 저는 작품 활동을 하면서 그것만큼은 꼭 지키려고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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