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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강동원, 故이한열 생가 2차례 방문해 모친 만나..진정성 전달"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1-02 17:37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휴먼 영화 '1987'(장준환 감독, 우정필름 제작)에서 고(故) 이한열 열사를 연기한 배우 강동원이 영화를 촬영하기 전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를 찾은 사연이 뒤늦게 밝혀져 눈길을 끈다.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다룬 '1987'. 지난해 12월 마지막 스크린에 등판한 충무로 블록버스터로 올해 1월 1일 기준 누적 관객수 247만3936명을 돌파하며 흥행 순항 중이다.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으로 시작해 이한열 사망 사건으로 마무리를 짓는 '1987'은 한국영화 최초로 대한민국 현대사의 분수령이었던 6월 민주항쟁을 사실적이면서 진중하게 다뤄 관객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특히 제작단계부터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캐스팅인 강동원에 대해 개봉 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1987' 잘생긴 대학생 역으로 등장한 강동원은 엔딩께 이한열 열사로 실체가 공개되면서 관객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 것. 강동원의 데뷔 이래 최고의 '인생 캐릭터'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한열은 1987년 6월 9일 학교 앞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쓰러진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뒤 사경을 헤매다 그해 7월 5일 사망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2학년 학생이다. 박종철에 이어 이한열까지 꽃다운 학생들의 죽음은 6.10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고 한국 근현대사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운 의미 있는 인물이다.

이미 많은 관객에게 입소문을 탄 이한열 역의 강동원에 대해 이한열기념사업회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987' 시사회에 다녀왔다. 각오는 했지만, 짐작보다 많이 슬펐다.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으려 꺽꺽거리면 등짝이 아프더라. 연희(김태리)의 말처럼 나 하나 움직인다고 세상이 바뀔까, 무기력했던 많은 이들이 있었다. 가족 생각에 뜻을 접었던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한열처럼 '마음이 너무 아파' 외면할 수 없었던 이들이 있었다"며 "특히 이한열 역을 해낸 강동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는 2016년 여름, JTBC의 태블릿 PC 보도가 나오기 전, 서슬이 시퍼렇던 시대 배우로서 불이익을 감수할 각오로 제일 먼저 달려와 배역을 수락했다. 강동원 역시 작은, 그러나 태산만큼 큰 용기를 내줬다. 강동원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또한 '1987'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은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1987'을 가장 먼저 선택해준 배우가 강동원이다. 블랙리스트 위협을 감수하면서도 의기투합해준 강동원은 '1987' 캐스팅 당시 바로 '출연하겠다'며 결단을 내렸다. 서슬 퍼런 시대에 작은 역할임에도 출연하겠다고 나서준 그에게 너무 감사하고 고마웠다"며 캐스팅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강동원은 장준환 감독의 고백처럼 열악했던 '1987' 제작 단계에서 가장 힘이 된 배우라고. 영화 속 진정성에 대해 누구보다 공감하고 힘이 돼 준 게 강동원이었다. 특히 강동원은 영화가 촬영되기 전, 또 영화 개봉을 앞둔 시점에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를 만나러 직접 광주로 향했다는 후문이다.


'1987' 영화화에 많은 도움을 준 이한열기념사회 측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한열기념사회는 강동원의 진정성과 열연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강동원은 '1987'이 크랭크인 하기 전인 지난해 4월 8일 장준환 감독, 제작사 우정필름의 이우정 대표, 김경찬 작가와 함께 광주에 계신 배은심 여사를 찾아왔다. 그곳은 이한열 열사의 생가이기도 했고 실제 어머니가 살고 계시는 곳이다. 어머니께 이한열 열사 역에 대한 자신의 의지와 다짐을 전했고 이후 광주 망월동에 위치한 이한열 열사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인물을 연기하는 데 있어 직접 그 인물의 가족을 찾는 경우는 드물지 않나. 강동원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며 "강동원의 방문은 비단 그때뿐만이 아니었다. 영화 촬영이 끝난 11월 25일에 다시 한번 배은심 여사를 찾아왔다. 어머니께 직접 영화를 잘 마무리 지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아무래도 배은심 여사 역시 이런 강동원, 장준환 감독, 또 '1987' 제작진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영화화를 허락한 것 같다. 그리고 '1987'을 통해 우리나라를 위한 소시민의 노력에 대해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 배은심 여사께서는 너무나 아픈 상처이기 때문에 직접 '1987' 관람은 못 하셨지만 마음으로 영화를 응원하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한편, '1987'은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그리고 강동원, 설경구, 여진구가 가세했고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카멜리아'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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