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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남한산성'과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1987'의 킬링포인트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12-27 16:5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 한 해 유독 잔인했던 스크린 성적을 가진 CJ엔터테인먼트가 2017년 마지막 야심작으로 아쉬움을 달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4대 투자·배급사 중 가장 막강한 힘을 과시하던 CJ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설날, 여름, 추석, 겨울 등 대작이 쏟아지는 성수기 극장가에 수사 액션 영화 '공조'(김성훈 감독, JK필름 제작)를 시작으로 액션 영화 '군함도'(류승완 감독, 외유내강 제작), 사극 영화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싸이런 픽쳐스 제작), 휴먼 영화 '1987'(장준환 감독, 우정필름 제작)까지 총 4편의 블록버스터를 차례로 꺼냈다.

2017년 CJ엔터테인먼트가 사활을 걸고 꺼낸 야심작 4편은 100억원, 혹은 200억원이 훌쩍 넘은 제작비가 투입됐고 충무로에서 흥행에 성공한 혹은 기대주로 불리는 감독들과 톱스타들을 끌어모아 만든 초호화 블록버스터였다. 지난해 제작 단계 때부터 입소문이 자자했던 기대작들이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인지 '공조'를 제외하곤 각종 논란 속 관객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됐다.

'군함도'는 의도치 않았던 독과점 논란을 시작으로 역사 왜곡, 출연 배우의 위안부 피해자 발언, 보조 출연자 처우 논란, 일본 견제 등 각종 논란에 손익 분기점인 700만명을 채우지 못하고 658만명의 누적 관객수로 만족해야 했다. 또한 '남한산성'은 출간 이래 7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했지만 140여분의 긴 러닝타임과 무거운 스토리가 독이 돼 관객을 사로잡지 못했다. 여기에 예상치 못했던 형사 액션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 홍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작)의 역공까지 더해졌다. 특히 '남한산성'은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웰메이드 수작으로 꼽혔던 정통 사극으로 흥행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관객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연말 영화 시상식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비운의 수작으로 남게 됐다

이렇듯 CJ엔터테인먼트에게 잔혹했던 2017년 스크린이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회심의 카드인 '1987'이 있기 때문.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으로 시작해 고 이한열 사망 사건으로 마무리를 짓는 '1987'은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대한민국 현대사의 분수령이었던 6월 민주항쟁을 직접적으로 그려냈다.

'1987'은 여러모로 '남한산성'과 비교되고 있다. 일단 시사회를 통해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관객의 발길을 불잡았다. 여기에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유승목, 그리고 주연배우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낸 특별출연 설경구, 여진구, 강동원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눈도장을 찍은 점도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등의 '남한산성'과 비슷하다.

다만 비극의 엔딩으로 관객의 마음을 얻지 못한 '남한산성'과 달리 '1987'은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남한산성'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남녀노소, 온 가족이 극장가를 찾는 연말 시즌에 '1987'의 흥행을 이끄는 킬링 포인트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러모로 '남한산성'과 비슷한 듯 다른 행보를 보일 '1987'. 아쉬웠던 2017년 CJ엔터테인먼트 라인업의 자존심을 회복할지 영화계 귀추가 주목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1987'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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