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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 한 해 유독 잔인했던 스크린 성적을 가진 CJ엔터테인먼트가 2017년 마지막 야심작으로 아쉬움을 달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함도'는 의도치 않았던 독과점 논란을 시작으로 역사 왜곡, 출연 배우의 위안부 피해자 발언, 보조 출연자 처우 논란, 일본 견제 등 각종 논란에 손익 분기점인 700만명을 채우지 못하고 658만명의 누적 관객수로 만족해야 했다. 또한 '남한산성'은 출간 이래 7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했지만 140여분의 긴 러닝타임과 무거운 스토리가 독이 돼 관객을 사로잡지 못했다. 여기에 예상치 못했던 형사 액션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 홍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작)의 역공까지 더해졌다. 특히 '남한산성'은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웰메이드 수작으로 꼽혔던 정통 사극으로 흥행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관객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연말 영화 시상식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비운의 수작으로 남게 됐다
이렇듯 CJ엔터테인먼트에게 잔혹했던 2017년 스크린이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회심의 카드인 '1987'이 있기 때문.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으로 시작해 고 이한열 사망 사건으로 마무리를 짓는 '1987'은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대한민국 현대사의 분수령이었던 6월 민주항쟁을 직접적으로 그려냈다.
다만 비극의 엔딩으로 관객의 마음을 얻지 못한 '남한산성'과 달리 '1987'은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남한산성'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남녀노소, 온 가족이 극장가를 찾는 연말 시즌에 '1987'의 흥행을 이끄는 킬링 포인트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러모로 '남한산성'과 비슷한 듯 다른 행보를 보일 '1987'. 아쉬웠던 2017년 CJ엔터테인먼트 라인업의 자존심을 회복할지 영화계 귀추가 주목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1987'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