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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휴방은 동일하지만, 온도차는 확실했다. '화유기'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휴방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확실하게 갈렸다.
속을 들여다 보면 '감빵생활'의 경우에도 이유는 '화유기'와 다르지 않았다. 제작진은 더 높은 완성도의 작품으로 돌아오겠다는 이유로 휴방을 택했지만, 다시 말하자면 이는 '비축된 촬영분이 충분하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관계자들은 기자에게 "현재 '감빵생활'의 촬영장은 '응답하라'와 마찬가지로 생방 촬영으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감빵생활' 역시 피할 수 없는 이유로 휴방을 선택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감빵생활'의 휴방이 시청자들에게 이해를 받을 수 있던 것은 매주 2회 방송에 한 회 당 90분이 넘는 방송분량을 자랑하고 심지어 지난 주 방송의 경우에는 100분을 넘기는 러닝타임으로 시청자들을 찾았다는 데 있었다. 한 회 방송에서 다른 드라마의 1.5배, 또는 2배에 해당하는 분량을 방송하는 '감빵생활'이기에 이 같은 휴방도 이해가 가능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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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 사정은 조금 다르다. '화유기'는 진퇴양난의 기로 속에서 휴방을 선택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2회분에서 방송사고라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고 급기야는 방송을 급히 종료시켰다. 이후 방송사의 선택은 다음날인 25일 해당 방송분을 다시 방송하는 것. tvN은 다음날 오후 6시 '화유기' 2회를 편성해 방송했다. 두 번째 방송분에서는 실수가 발생하지 않았다.
역대급 방송사고로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었던 '화유기'는 결국 3회는 정상적으로 방송을 하되 4회는 한 주를 미뤄 방송하게 됐다고 통보했다. 한 주 동안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의도. 촬영 비축분을 어느 정도 만들어둔 뒤 후반 작업까지 제대로 완료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두 번 다시 안기지 않겠다는 각오다.
'화유기'가 휴방을 선택한 이유는 '감빵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이를 지켜봤던 시청자들과 제작진이 가장 잘 알고 있을 터. '재정비'와 '완성도'를 위해 휴방을 택한 두 드라마가 내년, 시청자들 앞에 다시 돌아왔을 때 더 사랑받는 드라마가 될 수 있을지는 방송재개 이후 방송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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