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제작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tvN 토일극 '화유기'가 시작부터 사고를 쳤다.
24일 방송된 '화유기' 2회는 대한민국 드라마사에 길이 남을 사고 장면을 선사했다. 스턴트맨 와이어와 블루스크린 등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면서 충격을 안긴 것. 이에 '화유기'는 급하게 중간광고와 tvN 자사 프로그램 예고편을 내보낸 끝에 결국 방송을 중단시키는 사태를 맞았다. 이에 tvN은 25일 '화유기' 2회를 재방송 했다. 워낙 큰 사고였던 만큼, tvN 측은 시청자 몰입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중간 광고 없이 전체 분량을 내보내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재방송 또한 CG 등 후반 작업이 완벽하게 이뤄지지는 않았던 상황.
이에 tvN은 '화유기'의 방송 연기를 결정했다. 3회는 예정대로 30일 방송하지만, 4회는 31일이 아닌 2018년 1월 6일에 방송하기로 했다. 또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전체 제작 현황을 점검해 작업 시간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화유기'의 휴방 사태가 앞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화유기'에 대한 대다수 팬들의 기대감은 여전하다. 애초 '화유기'는 '최고의 사랑'으로 대박을 냈던 '홍자매' 홍정은 홍미란 작가와 차승원이 재회했다는 점, 이승기가 군 제대 후 처음 선택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초유의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아직도 이들 스타군단에 대한 기대감은 꺾이지 않았다. 스토리 전개에 대한 반응도 나쁘지 않다. 다소 유치하다는 평이 있긴 하지만 홍자매 특유의 컬러에 열광하는 이들이 더 많다. 이런 분위기에서 방송사고는 오히려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불씨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25일 재방송된 '화유기' 2회는 5.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첫 방송(5.3%)보다 0.3%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2회 만에 초유의 방송 사고가 벌어졌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쪽도 있다. 무엇보다 대중은 '화유기'의 방송사고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화유기'는 후반 작업에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하는 판타지 드라마다. 그런데 이 작품이 첫 촬영을 시작한 건 10월 31일. 방송까지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촬영을 시작한데다 현장에서 여러 잡음까지 섞여 촬영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결국 제대로 분량을 확보하지 못한 시점에서 방송이 시작됐고, 이는 파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더욱 심각한 건 이러한 방송 파행이 '화유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케이블 드라마로 시청률 20%대를 돌파하며 신드롬을 불러왔던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를 비롯해 '응답하라 1988' '슬기로운 감빵생활', OCN '터널' 등은 제작 시간 부족으로 방송 중간 한주 결방을 결정했다. tvN '내성적인 보스' 또한 대본 변경으로 결방된 바 있다. 케이블 뿐 아니다. 시청률 40% 고지를 돌파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KBS2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 또한 생방송에 쫓기다 시상식 개최 등을 이유로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벌었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이 여의치 않다는 건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문제다. 생방송과 다름 없는 스케줄을 따르다 보니 쪽대본과 밤샘 촬영이 난무하는 실정이다. 어떤 드라마든 방송 사고가 벌어질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고, 제작진과 배우들은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는 것 뿐이다. 한국 드라마 제작 시스템이 변하지 않는 이상 '화유기'와 같은 사고는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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