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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선과 악'…조우진의 두 얼굴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12-20 14:5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선과 악을 아우르는 얼굴을 가진 배우. 조우진이 또 다시 관객을 놀라게 했다.

조우진은 개봉 일주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강철비'(양우석 감독)에서 주인공 정우성·곽도원 만큼이나 강렬하고 인상적인 연기로 관객을 뇌리에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세겼다. 극중 조우진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북한 암살요원 최명록. 다년간의 정찰총국 생활을 통해 암살요원으로 거듭난 인물로 '스틸레인'이 투하된 개성공단에 나타나 피도 눈물도 없이 생존자들을 모두 사살하고 북한 1호와 함께 피신한 엄철우(정우성)을 끈질기게 추격한다. 극중 이렇다 할 대사도 하지 않는 그는 오로지 서늘하고 날카로운 눈빛과 표정만으로 관객을 제압한다. 조우진의 이러한 표정과 눈빛은 훨씬 큰 체격을 가진 정우성과의 1:1 맨몸 액션마저도 전혀 부족하지 않게, 아니 오히려 정우성 보다 더욱 살벌해 보이도록 했다.

'강철비'로 악인의 끝을 보여줬던 조우진은 27일 개봉하는 '1987'(장준환 감독)에서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을 펑펑 울린다. 극중 그는 경찰 조사 도중 고문으로 사망한 스물두 살 대학생 박종철의 삼촌 역으로 분했다. 경찰이 고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박종철의 부검을 막으려고 하지만 공안부장 최검사의 의지로 결국 시신 부검을 관철해내자 박종철의 삼촌은 부모와 형제를 대신해 유족 대표로 국과수 부검 현장에 입회한다. 그가 차가운 부검실 침대에 싸늘하게 식어 누워있는 조카를 목도한 후 참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는 장면과 그가 자신을 막으려는 경찰을 뿌리치고 경찰들 앞에서 "경찰이 종철이를 죽였다"고 울부짖는 장면은 관객을 울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조우진은 지난 2015년 영화 '내부자들'(우민호 감독)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극중 그는 '조직의 충직한 개'인 악역 조상무 역을 맡아 얼음처럼 차가운 악인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특히 무표정한 얼굴과 감정 없는 말투로 부하들에게 안상구(이병헌)의 팔을 자르라고 지시하는 모습은 보는 이의 등골까지 서늘하게 만들었다.

청룡영화상 신인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살벌한 악역 연기 때문에 '악역 이미지'를 벗지 못할 거라는 우려와 달리 조우진은 이후 180도 다른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tvN '도깨비'에서 독특한 말투의 김비서 역을 매력적으로 소화하며 큰 사랑을 받았으며 코미디 영화 '보안관'(김형주 감독)에서 물오른 연기로 코미디에 정점을 찍은 바 있다.

코미디 이미지로 굳혀질 때 쯤 '강철비'를 통해 조상무와는 완전히 결이 다른 새로운 악역 연기 다시 한 번 엄청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데 이어 무시무시한 악인 연기의 놀라움이 가시기도 전 '1987'의 절절한 눈물 연기로 관객을 울린 조우진. 선과 악을 아우르는 조우진의 연기에 앞으로도 기대와 관심이 쏠린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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