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열혈강호 for kakao, 만화를 찢고나와 강호를 논하다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7-11-13 08:59





누구나 떠올림직한 무림의 모습을 그려보자. 바위산 아래 조용하면서 힘 있게 흐르는 강과 유람하는 작은 배 그리고 자욱하게 깔린 안개가 있다. 물가 근처 빼곡히 자란 갈대를 지나 대나무가 보이고 넓은 바위에 용머리가 장식된 큰 칼을 아무렇지 않게 던져둔 사내가 낮잠을 자고 있다. 우리들이 머릿속에 그리는 무림 안에는 당연한 것처럼 한비광이 있다.

1994년 시작된 열혈강호는 대표 무협만화로서 꾸준히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어느새 연재 20년이 훌쩍 지나 열혈강호는 '열혈강호 for kakao'란 이름의 모바일 RPG로 재탄생했다.

마음의 소리, 노블레스, 갓 오브 하이스쿨 등 웹툰들이 모바일 RPG 시장에 먼저 등장해 기반을 다졌다면, 20년 이상 내공을 연마한 열혈강호는 10월 24일 조용히 강호로 발걸음을 옮겼다. 출시 이후 가볍게 매출 순위 10위에 들며 내공 가득한 고수의 풍모를 자랑하면서 말이다.

룽투코리아에서 출시한 열혈강호의 첫 인상은 MMORPG 기본기를 탄탄하게 갖춘 게임으로 신규 유저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직업을 선택하고 퀘스트로 성장하는 형태라, RPG장르를 한번쯤 경험한 유저들은 어렵지 않게 플레이할 수 있다.

기본을 갖췄다는 말이 무조건 양산형 게임이라는 뜻은 아니다. 스토리와 게임성이 따로 노는 양산형 게임과 달리 열혈강호는 원작의 요소와 게임성을 세밀하게 엮어냈다. 원작 캐릭터와 배경을 구현한 그래픽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원작을 바탕으로 외형을 충실히 구현한 게임은 많았다. 원작 설정을 자연스럽게 게임플레이에 녹였는지가 IP게임이나 원작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의 중요한 부분이다.





전투 시에 쌓인 분노 게이지를 사용해 대량의 적을 제압하는 '신병 시스템'은 일종의 각성 기술이다. 어떤 종류의 신병을 장비하고 있는지에 따라 외형과 각성 효과가 달라지는데, 연출이 강렬하다.

신병 '화룡도'의 각성은 공격 범위와 위력이 증가하면서 검기가 화룡의 모습으로 변해 적을 불태운다. 도복을 갖춰 입고 초식에 따라 무기를 다루던 유저는 간데없이 온몸이 불타는 마인으로 변해 화룡도를 휘두르는 연출은 원작에서 이성을 잃고 폭주하던 한비광을 직접 조작하는 느낌을 준다. 화룡도 뿐만 아니라 무림 8대 기보로 불리는 추혼오성창, 현무파천궁 등 원작의 신화급 장비를 일일퀘스트만 완료해도 장비할 수 있다.


눈길을 끈 부분은 문파 시스템이다. 열혈강호의 문파는 커뮤니티 시스템으로 길드 기능을 담당한다. 단순한 커뮤니티가 아닌 캐릭터를 강화하는 시스템이다. 원작에서 문파 송무문의 문주에게 전해지는 추의환영검술처럼 문파에서 유저만의 무공을 제작할 수 있는 창작무공 시스템이 있다.

위력, 범위. 명중률, 쿨타임, 타격횟수 등 요소를 조합해 자신의 이름을 붙여 문파원들과 공유하는 점은 독특한 점이다. 흥미로운 시스템이긴 하지만 기본 스킬 5가지와 펫 스킬, 신병 해방까지 신경 쓴다면 다소 번거로운 부분도 존재한다.

열혈강호의 아이템과 강화를 논하기 위해, 먼저 콘텐츠 이야기를 해야 한다. 열혈강호의 콘텐츠는 레벨별로 구분된 일일수련, 마왕강림, 오절수련 등이 있고, 장비와 아이템을 얻기 위한 던전이 7가지 별도로 존재한다. 전부 돌기에는 하루 체력이 빠듯할 정도로 구성된 일일 콘텐츠 덕에 딱히 과금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강화는 장비 자체가 아닌 슬롯을 강화하기 때문에 장비를 수월하게 바꿀 수 있다.





만화가 전 연령층이 즐기던 명작이었던 만큼 열혈강호 속 곳곳에서 원작 팬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한비광, 담화린, 주려, 노호 등 원작 캐릭터들의 사이에서 유저가 농담과 주고받는 스토리 연출은 어색하지 않게 게임 퀘스트로 연결된다.

다만 원작의 멋진 화풍과 비교되는 열혈강호의 귀여운 캐릭터들에게 느끼는 감정은 귀여움보다 이질감에 가깝다. 리니지2레볼루션, 액스 등 좋은 그래픽의 MMORPG가 주류인 시장에서 고정 쿼터뷰 시점에 어디선가 봤던 익숙한 인터페이스,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귀엽게 뛰어노는 '열혈강호'의 무림은 위풍당당하기보다 아기자기해 보인다.

아쉬운 부분은 필드사냥의 난이도와 허들이다. 무과금 유저들이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결국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히고 돌파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요구된다.

메인 퀘스트 클리어하다보면 레벨을 더 올려서 오라는 순간이 찾아온다. 하루 두 번 돌 수 있는 수련의 땅에서 경험치를 쌓거나, 서브 퀘스트, 필드사냥을 해야하는데, 레벨업 요구치보다 적정 몬스터의 경험치가 부족한 편이다. 게다가 PK채널 필드사냥 시 200% 경험치를 얻게 해주는 난투경험단을 사용하려 PK채널에 갔다간 사냥터를 점거한 고레벨 유저들에게 제압당하기 십상이다.

MMORPG가 대세인 모바일 시장에서 열혈강호는 고유한 재미를 갖고 있다. 출시 이후 상위권 순위가 보여준 것처럼 유저들의 반응도 좋다. 다만 디테일한 원작 재현보다 모자란 게임성이 아쉽다. 이후 업데이트로 조정될 부분과 추가될 콘텐츠를 기대해본다.

게임인사이트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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