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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이병헌 "천만영화? 축하할 일이지만 정상적인 일 아니야"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09-26 11:57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이병헌이 '천만 영화'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사극 영화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싸이런 픽쳐스 제작). 극중 정세를 직관적으로 보는 통찰력과 나라에 대한 지극한 마음을 지닌 이조판서 최명길 역을 맡은 이병헌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그가 연기하는 최명길은 고립무원 남한산성에서 청과의 화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자하는 인물. 조정 내 반대 세력들의 비난 속에서도 홀로 청의 적진을 향해 화친을 도모하며 조선의 앞길을 모색하려 한다. 남한산성의 성문을 열기 위한 공격과 조선을 향한 무리한 요구가 거세지자 청에 화친의 답서를 보내 전쟁을 막고자 하지만 척화를 주정하는 김상헌(김윤석)의 반발에 부딪히게 된다.

자신의 첫 사극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에서 왕과 천민을 오가는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천만관객을 매료시킨 이병헌은 최근 '내부자들'(2015), '마스터'(2016) 출연하는 작품마다 성공시키며 '이병헌'이라는 배우의 이름값을 제대로 보여줬다. 명실상부 최고의 월드스타 이병헌은 이번 작품에서 순간의 치욕을 견뎌 후일을 도모하고자하는 이조판서 최명길의 묵직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을 대사 한 마디, 눈빛 하나에 촘촘히 녹여내며 작품의 밀도를 높였다.

이날 이병헌은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오랜만에 좋은 영화가 나온 것 같다. 요즘 영화들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호흡이나 속도나 관객들에게 주려고 하는 이 영화의 전체적인 감성이 결이 달랐다고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남한산성'은 시나리오를 읽을 때 부터 큰 울림을 주는 영화였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을 결정할 때는 아주 단순하게 이 작품이 내게 울림을 줬는지 안줬는지가 가장 큰 기준이다. 감독의 예술이 될지 배우의 예술이 될지 누가 더 빛날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작품은 울림을 주는게 중요하다. 남한산성의 경우 그 울림이 더욱 깊고 클 거라 생각했다. 사실로서 지나가 버린 역사라는 게 더 안타까웠다. 가상의 이야기거나 우리가 엔딩을 마음대로 고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최명길 역을 맡았음에도 시나리오를 읽을 때 어느 한 캐릭터에 치우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나리오를 다 읽고 나서도 최명길과 김상헌, 어느 한 사람에게 마음이 치우치지 않았다. 처음 겪어보는 경험이었다. 내가 아무에게도 마음이 쏠리지 않는다는 게 자칫하면 위험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라는 게 누구에게 감정이 이입되고 선과 악이 있고 그걸 응징이 되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이 사람에게 감정이입이 되다가 또 어떨 때는 저 사람에 감정 이입이 되더라. 그런 영화는 어떤 면에서는 위험할 수 도 있지만 어찌보면 이 시나리오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이날 이병헌은 '천만관객'을 예상하냐는 질문에 오랫동안 고심한 뒤 입을 열었다. "관객이 많이 드는 건 행복한 일이지만 이 영화가 좋은 영화라는 이야기를 듣는게 좋다. 천만을 넘는 것은 축하하고 좋은 일이지만 정상적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천만을 넘고 이야기와 이미지가 날라가는 거 보다는 천만이 안들더라도 이미지가 계속 남아있는게 중요한다고 생각한다."

한편, '남한산성'은 출간 이래 7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수상한 그녀'(2014), '도가니'(2011) '마이 파더'(2007)의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들고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이 출연한다. 10월 3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hc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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