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주말극 '당신은 너무합니다'가 뚝심 있는 막장 전개로 시청자를 혼란에 빠트렸다.
6일 방송된 '당신은 너무합니다'에서는 이경수(강태오)가 유지나(엄정화)를 구하려다 부상당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유지나는 박성환(전광렬)에 의해 납치 감금됐다. 고나경(윤아정)과 성경자(정혜선)는 유지나가 있는 곳을 알아냈고, 성경자의 대화를 엿들은 이경수는 유지나를 구하러 갔다. 그렇게 이경수는 무사히 유지나를 구해내는 듯 했다. 그러나 묶여있는 유지나를 풀어준 순간 박성환의 수하가 공격해왔고, 이경수와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난투극에 밀려난 유지나는 박스 더미에 부딪혔고, 박스 더미가 무너지는 것을 본 이경수는 유지나를 밀쳐내고 대신 박스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원래대로라면 이 신은 부정했던 엄마를 살리기 위한 아들과 그런 아들의 희생정신에 충격을 받은 엄마의 감동적인 감정신이 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산통을 깬 건 빈 박스였다. 누가 봐도 속이 비어보이는 가벼운 박스에 머리를 맞았다고 피를 흘리며 실신하는 신은 아무리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해도 살려내기 어려울, 허술한 디테일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박스가 내는 청량한 텅텅 소리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엄마를 부르는 이경수와 아들의 부상 앞에 절규하는 유지나의 격한 감정신의 묘미를 반감시켰다.
더욱 난감한 것은 '당신은 너무합니다'가 이제까지 도를 지나친 막장 전개를 보여왔다는 점이다. 자신의 신분상승을 위해 살인 행각도 태연하게 저지르는 유지나의 섬뜩한 악행과 그의 편입을 막으려는 박성환 일가의 사투로 극을 꾸려갈 뿐, 그외의 이야기는 보여지지 않았다. 선역을 담당했어야 했을 이경수도 편지를 숨기는 등 알 수 없는 행보를 보였고, 주인공인 정해당(장희진) 또한 갈팡질팡하며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존재감이 흐려진지 오래다. 이런 가운데 터져나온 빈 박스쇼는 어떠한 감동도 긴장도 주지 못한 황당한 장면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아이러니한 것은 시청률이었다. 회마다 실소를 자아내는 막장 전개가 이어지고 있지만 시청률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6일 방송 또한 16.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종영까지 단 6회 만을 남겨놓은 상황. 과연 '당신은 너무합니다'가 끝까지 막장 뚝심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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