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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맛집 주인들은 상냥하지 않다.
'서자 취급', '5분 방송'의 수모는 여전히 회자되는 굴욕. '무릎팍 도사'에 특급 게스트가 출연하면 '라디오스타'의 런닝타임은 손 쉽게 반토막이 났고, 당시 클로징 멘트가 '다음주에 만나요~ 제발~'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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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의 자가발전도 프로그램 발전에 큰 힘이 됐다. '게스트 조합'을 짜는 PD들의 역량은 점차 노련해졌다. 작가들은 사전 인터뷰에서 게스트들의 인생 전체를 들쑤셨다. '세계적인 수준'의 CG팀은 실내 토크쇼의 한계를 무너뜨리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웃음의 공백을 메웠다.
그리고 이 '막장 토크쇼', '라디오스타'는 이후 10년간 860여명(중복 출연 제외)의 특급 게스트들이 출연한 대한민국 최고의 토크쇼로 자리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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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폐지를 걱정하는 변두리 방송이 아니다. MBC의 효자이며, 수요일 밤의 맹주, 대한민국 최고의 토크쇼다. 방송 전 게스트 공개의 순간과 본방, 다음날까지 1주간 최소 3번이나 큰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이제 초특급 한류스타들이 먼저 찾는 컴백 때 마다 찾는 신고식의 현장이며, 굵직한 드라마나 영화의 출연자들이 선호하는 홍보의 장이 됐다.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한번도 털어놓지 않은 속내를 드러내는 고해성사의 공간이며 채 빛을 보지 못한 스타들이 꼭 한번 출연하고 싶은 등용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500회를 훌쩍 넘긴 시간 동안, MC들은 그 어떤 출연자에게도 친절하지 않았다. 고집스런 경락, 안마사와 같다. 본인들이 더 집요하고 독하게 게스트들을 주무를수록, 게스트들의 출연 효과가 상승하고 시청자들은 재미를 얻는다는 확신에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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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외에도, 수많은 스타들이 '라디오스타'에서 눈물을 흘렸고, 전력을 다해 자신을 드러냈다. '라디오스타'를 통해 대세로 떠오른 스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누군가는 "라디오스타 출연이 평생의 소원" (심진화)라고 말했고, 출연 후 데뷔 10년만의 주목을 받고 눈물을 흘린 게스트 (박나래)도 있다. '라스'라면 팔을 걷어붙이고 달려와 준 김흥국은 최다 출연(7회)자의 영예를 간직하고 있다.
당차게 가장자리 좌석을 빛내주던 규현의 군입대로 다소 쓸쓸해진 '라디오스타', 새로운 MC 영입과 함께 다음 10년을 이끌어갈 맛집에 의심없는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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