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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회 백상] 유해진의 눈물, 공유의 눈물, 박신혜의 눈물

박현택 기자

기사입력 2017-05-04 14:32



[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세 배우의 서로 다른 눈물이 '백상'이 53번째 시상식을 따듯하게 감쌌다.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이 3일 막을 내렸다. 영화 부문 대상은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이 수상했고, '밀정'의 송강호와 '덕혜옹주'의 손예진은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김은숙 작가는 작가로서는 최초로 TV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았고, '도깨비'의 공유와 '또 오해영'의 서현진이 최우수 연기상으로 무대에 올랐다. 각 부문, 좀처럼 이견을 내기 어려운 공정한 수상, 탈락한 후보자들 마저 진심어린 박수로 화답했다.

환희의 현장에서는 웃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웃음보다 값진 눈물이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파고들었다.


이날 배우 박신혜는 '할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공로상을 수상한 故김영애의 시상자로 나선 그는 '닥터스'에서 할머니·손녀로 호흡을 맞췄고, "현장에서 늘 (故김영옥을) 할머니, 우리 할머니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박신혜는 "그만큼 내게는 까마득하고 어려운 '대선배님'이시라기보다, 손잡아주시고, 이끌어주시는 가족이었다"며 "배우에게 긍지를 갖게 하는 배우, 선생님께서 남겨주신 메시지를 가슴 깊이 기억하겠다"며 울었다.

최우수 연기상의 공유는 본인도 예상하지 못한 눈물과 함께 진심어린 소감을 전했다. 공유는 "마치 전쟁터에서 전쟁을 치르듯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그대들과 함께여서 모든 시간이 좋았다"는 김신의 유행어로 관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이어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사실 이 자리에 서는 게 굉장히 겁이 났다. 이유는 저도 찾고 있다"며 "작년 한해 저에게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다. 낯선 여자와 해선 안 될 사랑을 해봤고(영화 '남과 여'), 타인을 위해 좀비도 돼봤고(영화 '부산행'),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우기도 했다(드라마 '도깨비')"며 "여러분한텐 1년이지만 저는 많은 인생을 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많이 헷갈린다. 나는 누군지 나는 어디로 가는지"라며 "이 상은 나약해진 저에게 정신차리라고, 그만 주저하고 그만 방황하라는 뜻으로 주신 상으로 알겠다. 먼 훗날 돌아봤을 때 지금의 고민이 헛된 고민이 아니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유명배우' 유해진은 '무명배우' 33인의 노래에 애절해진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나는 매일 꿈을 꾼다'라는 제목이 붙은 축하공연에는 33명의 배우가 무대에 올라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어디선가 본듯 한' 인물들, 금광산, 김단비, 김득겸, 김민지, 김비비, 김영희, 김유정, 김정연, 김주영, 김태우, 김현정, 박병철, 박신혜, 박종범, 배영해, 백인권, 송하율, 이윤희, 이재은, 이주원, 이진권, 임수연, 전영, 조미녀, 차수미, 하민, 한성수, 한창현, ?기(*표기 오류, 배우 '하+ㅍ기') 홍대영, 홍성호, 황재필.


이 중 누구도 유명하지 않은 '무명'배우이지만 우리가 사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한쪽 구석을 든든하게 받쳐 준 미래의 스타들이었다. 작품 속 활약상과 각각의 영상편지가 대형스크린에 그려지며 꿈과 희망을 노래한 이들의 모습에 오랜 무명의 시간을 가진 유해진은 얼굴을 감싸 쥐었고, 굵은 눈물을 흘렸다.

인기 아이돌이나, 정상급 가수의 노래보다 의미 있던 시간, 무대에 오른 배우들과, 다른 수많은 무명 배우들, 그리고 인생의 찬란한 빛을 보지 못한 모든 이에게 감격을 안긴 제 53회 백상예술대상은 '모두의 백상' 이었다.

ssalek@sportschosun.com

▲ 영화부문

- 대상: 박찬욱(아가씨)

- 작품상: '곡성'

- 감독상: 김지운(밀정)

- 신인 감독상: 연상호(부산행)

- 최우수 연기상: 송강호(밀정) 손예진(덕혜옹주)

- 조연상: 김의성(부산행) 김소진(더킹)

- 신인 연기상: 류준열(더킹) 이상희(연애담)

- 시나리오상: 윤가은(우리들)

- 인기상: 도경수(형) 윤아(공조)

▲ TV부문

- 대상: 김은숙(도깨비)

- 드라마 작품상: tvN '디어 마이 프렌즈'

- 교양 작품상: JTBC '썰전'

- 예능 작품상: SBS '미운 우리 새끼'

- 연출상: 유인식(낭만닥터 김사부)

- 최우수 연기상: 공유(도깨비) 서현진(또! 오해영)

- 신인 연기상: 김민석(닥터스) 이세영(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 극본상: 노희경(디어 마이 프렌즈)

- 예능상: 양세형(모비딕 양세형의 숏터뷰) 박나래(나 혼자 산다)

- 인기상: 박보검(구르미 그린 달빛) 김유정(구르미 그린 달빛)

- 베스트스타일상: 김하늘(공항 가는 길)

- 공로상: 故 김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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